한글이 우수할 수밖에 없는 열두 가지 이유 - 인문 단비어린이 교양 5
노은주 지음 / 단비어린이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왕이 만들어준 멋진 글, 한글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말(음성)이 서로 맞지 않으니 이런 이유로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마다 이것을 쉽게 익혀 편히 사용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훈민정음세종 대왕 서문에서]

나는 중국어 전공자에 중국어 번역사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문을 배웠고, 흥미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 한문 과목은 대부분 90점대였다.). 하지만 한문을 읽고 쓴다는 것, 성조에 맞춰서 소리를 낸다는 게 어렵다는 건 사실이다. 한글 창제 전에는 말은 한국어, 글은 다른 나라 문자인 한문이라니 문맹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점점 작아지고 간편해지고 있어. 보다 작은 크기에 많은 정보를 담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는데, 한글은 그러한 미래 시스템에 딱 맞는 글자야. 컴퓨터 자판에 글자를 입력할 때 중국어나 일본어는 음과 뜻을 일일이 따로 바꿔서 입력해야 하지만 한글은 입력하는 즉시 바로 기록이 가능한 글자이지. -본문 중에서-]

이 부분 내가 보충설명 좀 하겠다.

나는 학생이다.’

한국어는 영어발음 표기 없이 바로 한글로 치면 된다.

중국어는 먼저 한어병음으로 wo shi xue sheg을 치고 1我是学生이 나타나면 번호 1을 쳐야 완벽한 문장이 입력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A4용지 한 장을 채워야 한다면? 차라리 손으로 직접 쓰는 걸 택하고 싶을 정도이다.

 

[1504년에 조선 10대 임금인 연산군은 자신을 욕하는 한글 투서가 발견되자 한글 금지령을 내리고, 한글로 씌어진 책들을 모두 불태우기도 했어. 1930년대 조선을 강제로 점령한 일본이 조선어 교육과 조선어 말살 정책을 펼치며 사람들의 이름을 일본 이름으로 고치고, 한국어는 사용하지 못하게 했어. -열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들이 지켜낸 글자야. 중에서-]

연산군의 한글 금지령 이야기는 처음 알았다. 백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내 나라의 문자에 금지령을 내리다니 역시 폭군이다. 또 한글을 지켜낸 사람들 중에 외국인이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호머 헐버트라는 미국인인데 1886년 대한제국 시절 우리나라에 최초로 세워진 서양식 교육기관 육영공원의 교사로 한국에 왔고, 세계에 한글의 우수성을 영문으로 알리고, 고종을 도와 헤이그 밀사 파견을 돕고 한글 교육이 우리나라를 강국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이렇게 외국인도 지켜준 한글이거늘, 교육열이 높아지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한글문장에 영어단어가 마구 섞이는 현상이 늘고 있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예를 들면 집에서 아이들 돌보고 있어집에서 아이들 케어하고 있어.’, ‘점심에 떡볶이 먹으러 갈래?’점심에 떡볶이 콜?’ 왜 이런 걸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나, 우리를 구해줘서 고마워

 

거울을 보는 듯 똑같은 외모의 쌍둥이 자매 모디와 모나. 눈물이 많고 소심한 성격의 동생 모디의 관점, 직선적이고 자유분방한 언니 모나의 관점이 담겨있는 이야기로 모디는 정·재계 인사의 자녀나 시험 성적이 우수하면 입학할 수 있는 명문고인 뤼인에 입학한다.(모디는 후자다.) 첫날부터 한 남자애는 담임에게 반항하며 수업을 빼먹고, 두 여자애는 교실에서 뒤엉켜 싸우고, 담임 란관웨이는 눈앞의 엉망진창인 상황을 손 놓고 구경만 한다. 그런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인 모디는 언니와 같이 진학하지 못한 걸 아쉬워하지만, 모나는 쌍둥이가 같은 학교에 가는 건 별로 좋을 게 없단다. 동생이 좋아하는 남자애가 둘을 구분하지 못할까봐…….

 

[“아니, 모나는 구할 필요가 없었어. 네 안에 있던 그 모나가 진짜 모나가 맞다면, 나는 모나의 마음을 알 것 같아.” 지웨이칭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모나가 제일 구하고 싶었던 사람은 너야. 모나가 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구한 건 너를 구하기 위해서였어.” -420~421쪽 중에서-]

동생 모디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 바꾸기에서의 모나는 자신의 활발한 성격을 감추지 못하고(아니, 감추지 않고) 암흑가 보스의 아들 지웨이칭, 행동이 거친 여자애 톈무펀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학교 축제날 오빠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는 디옌링을 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3년 전 바닷가에서의 그 일로 죄책감을 갖고 있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이번엔 영원히 사라진다. 모디의 몸속에서(어쩐지 모나의 학교는 존재하지 않더군.).

 

[너는 구원받을 준비가 됐어?

너는 구원받고 싶은 거니?

너는 정말로 깨어날 생각이 있는 거야? -393쪽 중에서-]

나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 내면의 아이는 외면한 채 지금의 나만 보호하고 있는 이기적인 나에게. 도대체 언제 그 아이를 구해줄 거냐고? 구해줄 생각은 있는 거냐고? 그러면서 왜 그 아이에서 멈춰있는 거냐고? 제발 깨어나서 다른 30대들처럼 살아가라고. 끊임없이 공부만 했던 20대 때도, 나를 동경하게 만드는 지금의 내 외모와 직업도 겉모습만 보호할 뿐 내면의 아이까지는 살피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한스미디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림, 그 끝에 서다 단비청소년 문학
정해윤 지음 / 단비청소년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탈출구가 필요한 청소년들 이야기

 

학교 밖의 청소년, 가정폭력, 성소수자, 다문화 가정, 언어폭력 등의 불편한 현실이 담겨있는 6개의 짧은 이야기가 담긴 <밀림, 그 끝에 서다>. 그중 대표제목인 <밀림, 그 끝에 서다>는 예전에 다른 단편집에서 만난 적이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 학교 밖의 아이 윤재를 또 만난 것이다. 세상을 향한 문을 닫은 윤재의 유일한 친구는 CCTV.

 

[유도 선수를 그만둔 건 누구한테 맞아서도,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도 아니라고 했다. 그저 자기답게 살고 싶어 한 선택이라고 했다. 윤재는 건우가 부러웠다. 자기다워지고 싶어 선택한 삶이라니…….

그렇게 보지 마. 나도 충분히 힘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힘들어.” -34쪽 중에서-]

 

사실 이번엔 위기에 처한 윤재를 도와준 북극곰 건우도 눈에 띄었다. 30대 초반에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번역사가 된 내겐 세상에 지친 윤재의 모습도, 나다운 삶을 살고 싶었던 건우의 모습도 있었으니까.

 

그다음으로 와닿았던 <>은 다문화 가정이 배경인데, 주인공 윤의 용기가 정말 놀랍다. 시어머니인 할머니의 압박으로 인한 삶이 아닌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엄마를 베트남으로 떠나보낸다는 건 어린 윤에겐 쉽지 않은 결심이었을 테니까 말이다.(그러면서도 속으로 응원하고 있었던 건 안 비밀이다.)

 

[할아버지가 헛기침을 했다.

나도 안다. 이곳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것을. 물건이든 사람이든 지가 있어야 할 곳이 있는 법이지. 이제 그만 네 자리로 돌아가.”

죄송해요.”

미안한 건 우리지.” -67쪽 중에서-]

 

봉사 점수가 필요해 달동네에 가게 된 특목고를 준비 중인 주혜의 이야기가 담긴 <포트폴리오>. 순간 30대 초반에 봉사활동 동호회 회원이었던 어느 학부모가 떠올랐다. 딸의 봉사 점수를 위해 한 달에 한번 있는 봉사활동에 꼭 참석했던, 반찬으로 김치 한통을 꼭 들고 왔던 고3 수험생의 엄마. 딸이 대학에 입학하고부터 발길을 뚝 끊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거다.

 

밥값이라는 명목으로 주말이면 의붓아버지의 세탁소에서 운동화를 세탁해야하고 성폭행을 당하는 동우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자 세탁소>. 그리고 판타지로 담아낸 <붉은 탑에 오르다>의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입장이 뒤바뀐 세계, 잘못된 소문으로 인한 언어폭력을 주제로 한 <파마의 성>.

 

사회는 소수의 청소년들을 불편해 하지만, 그들은 탈출구 없는 사회를 더 많이 불편해할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춘기 내 딸 사용 설명서 - 자존감은 지켜 주고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는
홍주미 지음 / 가치창조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사춘기 내 딸 사용 설명서> 엄마와 중2 ,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가끔은 아빠도 함께.) 햄버거, 피자, 라면, 밥 등 각자의 기호에 맞는 저녁을 먹으며 나눈 대화가 주를 이루고, 각 장마다 10대 청소년에 관한 도서나 기사가 인용되었다. 반 친구들 이야기, 취미 혹은 좋아하는 연예인, 신조어 설명, 성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중학교 시절에 엄마와 쉴 새 없이 얘기 나누는걸 좋아했던 내가 떠올랐다(성에 관한 이야기는 빼고.).

 

[“. 엄마 어릴 때 꿈이 뭐였는지 물어봐 주라.”

내 말에 딸이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질문을 해 놓고 딸이 대답도 하기 전에 내가 말했다. 얼굴 가득 웃음을 품은 채로.

엄마의 꿈은 말이지. 어릴 때 남동생은 잘생기고 멋졌어. 엄마는 하도 못생겨서 별명이 메주였거든. 그것도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 그래서 미스코리아가 되는 게 꿈이었어.” -199쪽 중에서-]

내 엄마의 어릴 때 꿈은 돈 잘 버는 사장님이라고 했다.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할머니가 학교선생이었지만 그다지 여유 있게 살진 못했던 것 같다. 중학교 때의 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반 아이들에게는 왕따를 당하고, 선생들에게도 예쁨을 받지 못했던 나는 만인의 연인, 동경의 대상이 되고 싶었던 거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연기에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닫고 포기했다. 지금은 컴퓨터 앞에서 수많은 한자를 보며 번역을 하고 있지만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덕분에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예쁘고 똑똑하다고. 그러면 동경의 대상이 되는 건 성공한 거겠지?

 

[“, 요즘 말이야. 행복 최고 점수가 10이라고 했을 때 너의 행복 지수는 얼마니?”

학교 때문에 바닥이지. 1?”

“1” 학교가 얼마나 싫으면 질문하자마자 학교 때문에 1이라고 할까?

요즘 방학이니까 학교 빼고 생각해 봐.”

... 5에서 6정도?”

학교 빼니까 점수가 확 올라가네. 학교가 그렇게 싫으면 자퇴해야겠다.” -마치는 글 중에서-]

나도 학교 때문에 행복 지수가 바닥이었다. 반 아이들한테는 매일 신체폭력, 언어폭력을 당하고 모둠수업에서는 늘 제외되고 담임에게는 괄시받는 등으로 학교가 너무 싫었다. 내가 그렇게 당하고 다녀도 내 엄마는 단 한 번도 자퇴에 관해 묻지 않았다. 나도 자퇴라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학교 성적이 평균 60점이 겨우 넘는 나였기에 검정고시 시험을 합격할 자신이 없었던 거다. 중학교도 졸업 못하고 검정고시도 합격 못하면 내 인생은 정말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다. 중학생이 정말 진지했던 것 같다. 책속의 중2 딸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를 지키는 가장 완벽한 방법! 단비어린이 그림책
션 테일러 지음, 한나 쇼 그림, 곽정아 옮김 / 단비어린이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물들의 지구 지키기 프로젝트

 

쓰레기 더미인 지구, 토끼, , . 책 표지 속 동물들이 우주선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 ? 지구를 지킨다면서?

 

[어려운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계획이 성공한다면 소문이 퍼져 전 세계 동물들이 우리를 따라 할 수 있겠지요. 솔직히 우리 동물들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인간들과 같이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잖아요? -본문 중에서-]

 

[모두 함께 지구를 떠나려면 시험비행에 반드시 성공해야 했어요. 이번에는 침착한 양이 우주선에 탔어요. -본문 중에서-]

 

첫 장을 열어보니 닭이 소개한다. 처음으로 우주에 다녀온 닭이 된 사연을 말이다. 닭은 태너 아저씨네 농장에 살았고, 태너 아저씨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서 공기, 강을 더럽히는 것은 기본으로 나무를 함부로 베고, 동물들을 낡고 작은 헛간에 몰아넣는 등으로 환경파괴범에 동물학대범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집은 아주 크게 지었단다. 그래서 화가 나고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동물들은 우주선을 만들어 깨끗하고 아름다운 별로 도망치기로 한 거다. 현실에서의 동물들도 옛날이 좋았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할 것 같다.(인류가 존재하지 않았을 아주 먼 옛날을 말이다.) 어쨌든 돼지 박사가 우주선을 만들고 닭, 토끼, 양 이렇게 차례대로 완전무장을 하고 시험비행으로 높이 날아가지만 실패, 또 실패. 우주선은 별을 향해 끝까지 가지 못하고 지구로 다시 떨어질 뿐이다. 하지만 이 실패 뒤에 반전이 이어진다!

 

책을 덮고 생각해봤다. 사이코패스들, 범죄자들에게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안전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동물들이 깨끗한 지구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