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의 숲에서 거닐다 - 박홍규, '에세'를 읽으며 웃다
박홍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다시금 삶을 살게 된다면 나는 여지껏 살아온 대로 다시 살고 싶다.
나의 과거에 대해서도 유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또 미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대부분 일치했다.
내가 나 자신의 운명에 대해 품는 가장 중요한 감사의 마음은
나의 몸 상태의 진행 역시 각 시기와 제대로 합치되어 갔다는 점이다.
나는 그 새로운 씨앗과 꽃과 열매를 보았다.
그리고 지금 그 시들어 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다행한 일이다.
왜냐면 그것이 자연이기 때문이다.

                          - 몽테뉴, <에세> 중에서

                      ***

박홍규의 <몽테뉴의 숲을 거닐다>(청어람미디어)를 읽다. 몇몇 마음에 드는 구절은 색연필로 밑줄을 긋다가 인용하고 싶은 구절은 책모서리를 접어 둔다. 그 접어둔 모서리를 펴며 컴퓨터에 입력하는 재미가 진진(津津)하다. 그렇게 해서 그의 글은 나의 생각이 되고, 나의 양식이 된다. 적어둔 구절을 씹으며 때로는 나의 삶과 투쟁하고 때로는 화해한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화해하는 일이 많아진다. 그의 글대로 살아가서가 아니라, 나의 삶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늙어가는 일은 참 다행한 일이다. 왜냐면 그것이 자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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