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riting Quotient 글쓰기 능력지수
최병광 지음 / 팜파스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오늘은 ‘동화읽는 아빠모임’날이다. 아침 일찍 병원에 들러 피 뽑고, 가슴사진 찍고, 심전도 검사를 했다. 6개월마다 한 번 씩 있는 정기검진이다. 내일이면 결과가 나온다. 나는 결과를 뻔히 알고 있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을 것이다. 의사는 술과 담배를 끊고 과로를 하지 말고 적당한 운동을 하라는 대한민국 모든 성인에게 내려지는 만병통치의 처방을 늘 입에 달고 있다. 그러한 처방은 대한민국 성인의 90%이상이 실천할 수 없는 항목이다. 나 역시 실천하지 못했다. 그런 주제에 건강을 바라는 것은 과욕이다. 과욕은 금물이다. 나는 과욕하지 않을 것이다.
서둘러 검진을 마치고 후곡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 푸른숲>으로 향했다. 오늘은 변경수 목사님이 어린이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동화책을 선정하여 오셨다. 반쯤은 읽었던 책이고 반쯤은 처음보는 책들이다. 레오 톨스토이가 쓴 세가지 질문(달리출판사), 모니카 페트의 행복한 청소부와(풀빛), 가브리엘 뱅상의 떠돌이 개(열린책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햇살과나무꾼), 그리고 프레데릭 바크의 위대한 강(두레아이들) 등의 책들을 돌려가며 읽고 소감을 나누었다.
동화읽는 아빠모임 회원인 정종호 청어람미디어 사장이 늦게 도착했다. 정 사장은 아이들에게 교양이나 가치관 정립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글쓰기이며, 글쓰기를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에게 그 분야에 교재를 만들어보자고 지나가듯이 이야기했다. 시간이 없어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계획하고 있는 일이었다. 대학입시의 ‘논술’이라는 것 역시 오랜 독서와 사색과 훈련의 결과이지, 단시일내에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릴 적부터 읽고 발표하고 글을 써본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도 자신의 생각을 더 분명하고 체계적으로 쓰고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제 글쓰기는 대학입시의 문제가 아니라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도 필수적인 사항이 되고 말았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쓰는 것은 쉽다. 그러나 누구나 글을 잘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최병광의 <RQ-글쓰기 능력지수>(팜파스)를 구입했다. 얇은 책자지만 알찬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최카피연구실(www.choicopy.com)의 대표이면서 여러 대학에서 광고와 관련된 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에이스침대, 영창피아노, 로케트밧데리 등의 광고작품과 공익광고 다수를 제작한 경력자이기도 하다. 저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글쓰기의 능력이 성공을 좌우하고 그런 의미에서 RQ(Writing Quotient)는 생존지수라는 것이다. RQ는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 VQ(시각적 감각지수)와 NQ(네트워크 지수)를 유기적으로 합쳐놓은 능력이라 말한다. 그러한 RQ가 높은 ‘말짱, 글짱’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예언한다. 쉽게 읽히고 체계적이면서 설득력도 높다. 가볍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피스트가 쓴 글쓰기에 대한 맛깔스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