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월드 : 여자만 남은 세상 진실의 그래픽 1
아민더 달리왈 지음, 홍한별 옮김 / 롤러코스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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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소개된 글을 옮겨보자. “미래의 어느 날 유전적 이상으로 남자들이 일찍 죽거나 더 이상 태어나지 않게 되고,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자연재해가 겹쳐온다. 과거 문명은 거의 모두 사라졌고, 지구에는 맨손의 여성들만이 남아 있다. 이 책은 그중 비욘세의 허벅지마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작가인 아민더 달리왈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 브램턴에서 태어났고 셰리든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지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며 어린이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다. 우먼 월드: 여자만 남은 세상20173월부터 인스타그램에 2주에 한 편씩 연재했다.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는 초콜릿을 먹거나 개를 쓰다듬는다. ‘남자가 멸종한 세계라는 기발한 설정으로 인스타그램에 연재되며 20~30대 여성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은 페미니즘 그래픽노블. 연재 당시 평균 3~4만 개, 최고 11만여 개의 좋아요1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현재 저자의 팔로워는 23만 명을 넘어섰다. 2019년에는 이그나츠상(Ignatz Award 2019)을 수상하고, 현재 디즈니 계열사를 투자를 받아 TV시리즈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소개글 중에서 나에게 가장 눈에 뜨인 부분은 인스타그램에 2주에 한 편씩 연재했다라는 구절이다. 티끌모아 태산이지만, 티끌도 정기적으로 성실하게 모아야 태산을 이룬다는 것이 업계의 정칙(定則)이다. 이 주기성(週期性)이야말로 작가의 미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주기성을 지속할만한 내적 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것은 확장하고 창조할 수 있는 주제상황 또는 컨셉에서 오는 것이리라.

이 그래픽 노블은 남자가 사라진 세상이라는 기발한 상황이 설정되고, 그 상황에서 여자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상상하며,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가슴 찡하게, 때로는 가슴 아프게, 때로는 먹먹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그래픽 노블을 보는 남성작가의 입장에서 나는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만약에 여자가 사라지고 남자만 남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남자들은 공존과 보살핌을 택하기보다 전쟁과 살육, 파괴와 지배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과학의 힘을 이용하여 억지로 여자를 창조하고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까? 그때 창조된 여자들은 오늘날의 여자와 같은 취급을 받을까? 우먼월드(롤러코스터, 2020)에서 그려내는 담담하지만 희망찬 메시지와는 달리 나는 남성만의 세상을 희망차게 그릴 수 없다. 여성세계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남성들이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사라진다면 무엇에 기생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노블이지만, 그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특히 이 글을 읽고 있는 남성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여성에게만 권해서는 안 되고, 남성에게도 강력하게 권하고픈 책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 흥미로운 만화를 추천한다.

 

<추신> 최근에 TV프로그램에 다시 등장하여 신박한 인기를 끌고 있는 이효리가 과거에 부른 <유고걸>‘You go girl!’ 즉 여성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했다. 유재석과 비 사이에서 그들의 낡고 상투적이고 상업적인 생각에 똥침을 찌르는 여성전사(?!) 이효리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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