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일 아침 써봤니? - 7년을 매일같이 쓰면서 시작된 능동태 라이프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책마다 다르겠지만, 요즘은 책의 두께도 줄어들고, 편집도 시원시원하게 해서 보통 청소년 책의 경우 600매면 한 권, 성인용 책은 1000~1200매면 한 권이 나온다. 하루키 식의 글쓰기면 한 두 달에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다. 언감생심이라고? 그러면 욕심을 줄여 하루에 원고지 8매(10포인트로 A4 한 장)만 쓴다고 생각해보자. 매일 쓴다면 3달이면 한 권의 책분량을 쓸 수 있다. 내가 최대치로 출간한 분량이 1년에 4권이었다. 그러니까 글쓰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8매씩 쓴 셈이다.
코로나로 모든 수입이 끊어졌지만, 지속되는 모임이 있다. <김경윤 따라하기>라는 타이틀로 진행하는 독서와 글쓰기 모임이다. 1년에 20권의 책을 읽고, 100편의 글을 쓰면서, 1권의 책을 집필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중학생부터 대학생, 청년직장인, 학교 교사, 주부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다. 격주로 모여서 진행하는 이 독서/글쓰기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난관으로 여기는 것은 물론 글쓰기다.
참석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글쓰기 관련 글을 몇 권 샀다. 그 중에 난이도 하(下), 재미 상(上)급에 해당하는 책이 김민식 MBC PD가 쓴 《매일 아침 써봤니?》(위즈덤하우스, 2018)이다. 파워블로거이기도 한 저자는 ‘7년을 매일같이 쓰면서 시작된 능동태 라이프’를 살고 있다. 인생을 번번이 실패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이직의 신(神)’이라고 스스로 자평하면서 인생의 재미를 찾아 그 재미와 벌이를 함께 추구하는 저자는 그동안 블로그에 실었던 글을 모아 정리하여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매일 썼던 블로그의 글은 그를 작가로 만들었고, 강연자로 만들었고, 서평 및 다양한 글쓰기를 하는 작가로 만들었다. 이제는 직장에서 버는 돈보다 글쓰기와 관련된 일로 버는 돈이 많을 정도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미래에는 직업이 없어지거나 쉽게 바뀌기 쉬우니, 직업(職業)보다는 생업(生業)을 생각해보라 말한다. 생업이란, “혼자서도 시작할 수도 있고, 돈 때문에 내 시간과 건강을 해치지 않으며, 하면 할수록 머리와 몸이 단련되고 기술이 늘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생업에 가장 적합한 일이 바로 글쓰기이다.
지은이의 삶과 독서 경험이 적절하게 녹아있는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대목을 하나만 소개하자면, 지은이가 인용한 《작가의 수지》를 쓴 모리 히로시의 문장이다. “소설가가 되려면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하는 기존의 노하우에 미혹되어서는 안 된다. 여하튼 자기 작품을 쓰면 된다. 기법이야 아무런 상관없다. ‘어떻게 쓸까’가 아니라 ‘어쨌든 쓴다’라는 것이 중요하다.”(86쪽)
어쨌든 하루에 A4 용지 한 장이라도 쓰자. 그러면 많게는 1년에 책 4권을, 적어도 책 1권은 쓸 수 있다.
매일 일정 시간 달리기와 수영으로 몸을 만드는 하루키의 루틴은 정말 존경스러운 정도입니다. 하루에 다섯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200자 원고지 20매를 쓴답니다. ‘아, 오늘은 글이 잘 풀리니까 사흘 치를 써볼까?’하는 일은 없답니다. 그런 생각은 곧 ‘아, 오늘은 글이 안 풀리니까 하루 쉴까? 지난번에 사흘 치를 썼으니까, 뭐’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거든요. 중요한 것은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20매씩 꼬박꼬박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한 달에 600매, 반년이면 3,800매를 쓰게 됩니다.(120~12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