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옳다 - 11개의 키워드로 읽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생명이야기
정철현 지음 / 북드라망 / 2018년 8월
평점 :
깊이가 높이를 만들어낸다. 구체가 추상을 이긴다. 변이가 적응보다 앞선다. 우연의 패턴화가 필연이다. 생명 자체가 차이이며 다양성이다. 고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할 뿐이다. 자연에 좋고 나쁨은 없다. 완전은 존재하지 않으며 불완전만이 있을 뿐이다.
‘11개의 키워드로 읽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생명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정철현 저 《존재하는 것은 무었이든 옳다》를 읽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상들이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위대한 생명과학자이며 진화생물학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이다. 그는 평생을 달팽이 연구에 매진했다. 그 스티븐 제이 굴드의 저술을 읽으며, 생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amateur)’의 진정한 의미를 구현했던 그를 애정하여 그의 과학철학을 11개의 키워드로 정리한 사람은 대학시절 생명공학과 과학철학을 전공했던 정철현이다. 정철현은 ‘남산강학원’에서 공부한 것을 밑천삼아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그러니까 한국의 아마추어 과학철학자 정철현이 스티븐 제이 굴드를 사랑한 결과물을 우리에게 보낸 아마추어리즘의 헌사이라 보아도 무방할 듯 하다.
아마추어라는 말이 눈에 거슬리는 사람을 위해서 사족을 달자면, 아마추어리즘은 “대상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로서 굴드의 새로운 연구 공식이며, 불완전하고 다양한 생명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다. 굴드는 ‘정해진 시간만 일을 하는 생계형 전문가’인 프로페셔널과 자신을 대비하며 아마추어리즘을 찬양했다. 큰 제목만 소개해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아 열거해본다. 구입하여 읽고 굴드의 새로운 과학세상에 흠뻑 빠져 보시길!:
프롤로그 _ 진정한 아마추어, 스티븐 제이 굴드
keyword 1 팡글로스 패러다임: 자연선택에 대한 이상주의
keyword 2 역사적 제약: 장애가 아닌 생명의 도약대
keyword 3 중복성: 생명이 택한 창조성의 장
keyword 4 굴절적응: 불완전성을 향한 진화
keyword 5 단속평형: 자연은 도약한다
keyword 6 발생학: 발생메커니즘의 변화, 불연속을 만들다
keyword 7 대폭발과 대멸종: 새로움을 만드는 불연속성
keyword 8 불연속성: 불연속성이 만든 생명사의 패턴
keyword 9 구조적 제약: 진화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서의 생명
keyword 10 우연: 힘들의 충돌이 낳은 예측불가능성
keyword 11 역사적 과학: 우연성의 과학
에필로그 우연한 세계: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옳다
우연한 세계, 다양성 넘치는 생명의 진화 속에서 굴드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wonderful life!" "이렇게 근사한 삶들이 있다니!" 개개의 생명이 이렇게 멋지게 살고 있는데, 어찌 누구의 삶을 비천하다고 말할 수 있으랴. 또 이런 생명체에 누가 하등과 고등의 딱지를 붙인다는 말인가. 굴드가 보기에 이들 모두가 승자다. 그들은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대로 원더풀하게 살아가는 삶의 달인이다.(22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