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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센스 -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성환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말하기"와 "말"에 관해서는 늘 숙제입니다. 나름대로 말을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또한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갈등을 겪으면서 알게 되었죠. "나의 말은 들어서 손해볼 건 없어"라는 자만이라고 할까요? 내 말에 관한 확신을 가지고 이야길 하지만, 맞다손 치더라고 결국 내 생각일 뿐 객관적인 시선에서 무조건 옳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걸 부끄럽지만 요즘에 알게 되었습니다. 말에 관련한 책들이 나오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읽어왔는데, 그나마도 그 덕분에 기만한 태도가 나아졌다고 믿고 싶습니다만, 기만 섞인 말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올 때면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말을 하더라도, 진심이 전해지는 말을 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고 늘 딜레마에 시달리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말에 관한 책 한권을 만났습니다. 그 책은 방송인이자 대화 전문가인 셀레스트 헤들리의 말센스입니다.



■ 말센스 내용 


이 책은 방송인이자, 저자, 강연가, 대화전문가인 셀레스트 헤들리가 집필한 책입니다. 대화법과 관련한 TED 영상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고 해요. 영상을 짬짬히 들여다 봤는데, 말센스를 기르기 위한 필요한 항목들을 열거해줍니다. 이 책에도 말센스를 키우는 16가지 방법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게 제세하는 16가지 방법에는, "1)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낸다 2)선생님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3)질문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4)대충 아는 것을 잘 아는 척하지 않는다 5)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디 6)상대가 보내는 신호에 안테나를 세운다 7)잡초 밭에 들어가 배회하지 않는다 8)머릿속의 생각은 그대로 흘려보낸다 9)좋은 말도 되풀이하면 나쁜 말이 된다 10)이 얘기에서 저 얘기로 건너뛰지 않는다 11)고독의 시간과 공감력을 높여준다 12)말은 문자보다 진정성이 강하다 13)편리함을 위해 감정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14)말재주와 말센스는 다르다 15)'옮음'보다 '친절함'을 선택한다 16)바로잡지 못할 실수는 없다"가 있습니다.



■ 느낀 점 


말재주와 말센스는 동일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타인과 갈등을 겪으면서 내가 말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나의 마음과 의도를 타인이 몰라주면 섭섭하고 힘들어 했습니다. 오해라 여기면 오히려 원망과 분노가 솟구치기도 했고요. 말로 인해 유발하는 감정의 기복을 통제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말하는 태도와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어요. 문제가 있다고 자각은 했지만, 아니길 바랐죠. 그런데, 나는 고집이 쎄고 내 주장이 강하고, 은연중에 돋보이고 튀기를 원하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원래는 참 내성적인 성향이고, 튀는 걸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는데, 소수로 이야길 할때는 과시욕이 불끈불끈 솟아 오르고, 대화의 주도권을 내가 쥘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화에 임하고, 말하는 태도로 본 나의 모습이 적나라게 들어나더군요. 말로 우쭐대고 싶어했습니다. 뭔가 많이 아는 사람인 것 마냥, 말로 재주로 불리려고 했고 나의 결핍을 과대포장했고요. 말재주는 있으나 센스는 제로였던 나였습니다. 말 재주를 부리느라, 포장하는데만 급급했던, 상대가 전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색깔을 내면 낼 수 없도록 설득하며, 내가 옳다고 밀어붙이는 특유의 고집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벌거벗은 채 나를 꽤 뚫어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금껏 말을 할때, 나를 내려놓을 줄도 몰랐고, 대화를 하면서 시시비비를 가릴려고 했고,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기도 했습니다. 늘 내가 옳다는 착각 속에 심취했습니다. 나는 말을 잘한다고 철썩같이 믿었으니까요. 추구하는 바는, 진심어린 대화가 오고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만의 규칙과 룰을 정하고 따라오도록 유도했습니다. 상대로부터 뭔가를 배우겠다는 태도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따라오라는 식인거죠. 앞뒤가 맞지 않은 말 같으면 끝까지 듣지도 않고, 잘라버리는 무례함까지. 나의 말센스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겸손입니다. 앞뒤 맥락이 맞든 틀리든, 상대를 통해서 배울 점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볼 필요가 있는데, 이미 상대를 판단하고 들을 생각부터 하지 않거든요. 거기에 인내심도 필요하고요. 상대와 교감하기 위해 귀를 기울기보다, 내가 말할 타이밍을 엿보느라 바빴으니까요. 내가 말하고 싶고, 튀고 싶고 주도하고 싶은 욕구를 눌러보는, 인내심도 나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어요. 열려있고, 유연한 사고 방식과 겸손하게 경청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이 책이 가르쳐줍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말하는 것,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누구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말을 잘하는 재주도 좋지만, 말센스 또한 중요한데요. 말센스를 기르는 어떤 기교와 기술을 알려주기 보단, 인내, 절제, 겸손 그리고 경청의 힘이 곧 말센스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말재주는 정말로 좋은데, 말을 하고 나서 뒤꼭지가 신경쓰이거나, 뿌듯함보단 찝찝함이 더해지고, 혹은 말로 갈등을 겪고 있는 누구라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귀


p. 10 말센스는 경청하고, 질문하고, 공감하고, 배려함으로써 상대가 하고 싶었던 말, 망설이던 말, 감춰두었던 말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p. 38-39 자기 자신의 편견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면서 상대의 편견을 교정하겠다는 태도로 대화에 임하는 것은 얼마나 주제넘는 행동인가? 지적 능력과 교육 수준은 우리를 고정관념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한다.


p. 39 솔직하고 정중한 대화의 목표는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당신 자신에게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신 자신의 의견이 얼마나 확고하든 간에, 모든 대화에서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보기 바란다.


p. 42 상대에게 질문을 하라.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이며,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지, 어떤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어떤 가수를 좋아하는지,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가장 하기 싫은 것은 무엇인지. 상대에 대한 호기심의 표출은, 내가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다.


p. 53 그래서 소설가인 제임스 스티븐스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현명해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벼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명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속이 꽉 찬 질문은, 집을 달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답변을 등 뒤에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질문은 때때로 하나의 영감이 되기도 하고, 더 많은 탐색과 발견을 위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맺게 되는 훌륭한 관계의 대부분은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p. 58-59 대화에 자신의 의견을 더하고 싶은 욕구를 뿌리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말하는 것을 피하라고 강력히 권한다. 아주 약간의 지식만 가지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p. 65 아는 척하는 태도가 단순히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가장할 경우, 당신은 당신 자신의 잠재력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신뢰에서 오는 혜택까지도 잃어버리게 된다.


p. 82 일단은 상대의 얘기가 옳든 그르든, 재미있든 없든, 내 얘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누르자. 그리고 상대가 말을 하는 동안, 그의 말과 생각에 담긴 의미에 대해 숙고해 보자. 그리고 상대의 표정과 몸짓도 관찰해 보자. 어느 순간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도 속으로만 생각하자.


p. 126 대화는 계발하기 쉽지 않은 두 가지 기질, 인내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나쁜 소식이 아니다. 나는 이런 어려움이 대화의 아름다움을 더 증대시켜 준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가치 있는 이유는, 자기 자신의 생각에만 탐닉하는 대신 다른 누군가의 생각과 느낌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공감하면서 인내력과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p. 191 논리를 통해 감정적인 문제에 접근하려는 전략은 실패하기 마련인 것이다. 논리는 감정을 무력화시키고자 시도하지만, 감정은 약점이 아니고, 무용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만큼, 우리의 감정은 유용한 동시에 중요하기도 하다. 대화 당사자들이 IQ와 EQ를 모두 사용할 때만, 비로소 훌륭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p. 210 우리는 아무리 짧은 대화라도, 모든 대화에 기대를 가지고 임한다. 말하기 위해 입을 열기 전 당신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그 기대다. 비록 우리 스스로 대화가 진행되는 방식을 항상 통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자신의 기대를 상대와 공유하고, 대화에 임하기 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인식함으로써, 개방적이고 진실된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p. 218 내 자신의 편견을 없애는 또 다른 방법은, 상대가 말하는 것에 내가 동의하는지 안 하는지 끊임없이 판단하고자 하는 충동에 저항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들에게 동의하는 것과는 다르다. 듣기의 목적은 일차적으로이해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같은지 다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p. 222 (중략) 항상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나는 존중이야말로 모든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의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눌 때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것보다, 상대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p. 225 당신이 상대를 먼저 존중하지 않으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기가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맞을 가능성보다 틀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이다.


p. 226 정말로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저 듣기만 하라. 당신이 상대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동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모든 대화가 공감이나 포용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대화가 공감이나 포옹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그러니 대화 과정을 그저 즐기려고 노력해 보라.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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