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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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4 17: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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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5 09: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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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5 09: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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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함이니 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돕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이 없습니다
˝민적이 없는 자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 지내는 연기인 줄 알았습니다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서경석, 「시의 힘」 에서

발. `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 지내는 연기인 줄 알았습니다.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용운을 다시 읽는다. 그의 거친 숨결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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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잔치

 

 

1.

 

올해도

서러워 눈물이 맺힐 것이다

 

목련은 취하고

개나리는 약먹고

진달래는 울먹이고

 

우르르 그 속으로 달려들 벚꽃들.

 

이리 서로 한몸으로 끓어넘칠

 

올해도

서러워 눈물을 흘릴 것이다

 

 

2.

 

선거만 되면

세상은 우르르 몰려다닌다

 

우르르 우르르

 

말끝엔 책임 한점없고

비산해버린 말들을 제 거울앞에서

들여다보지 않는다.

엘리트의 말잔치에는 중력도 기억도 없다.

 

잘못을 돌이키려는 이도

역사의 블록을 만들어 가려는 이도

허점들을 복기하는 마음도 없어 서럽다

 

무리들은 삶의 교차가 없고

무리들은 제 말만 퍼붓고

무리들은 제 꽃만 피우려고 한다

 

무리들은 흘러온 기억도 잊은 채

강물로 흘러가기만 한다.

 

 

3.

 

따로 피는 꽃들

이리 우르르 필 때면

 

두려움도 잊은 세상을 향해

핀 꽃을 하나씩 꺾어들고

그 못난 권력, 못난 정치의 우물에

그 꽃들을 우르르 던져

그 신물나는 마음들로

꽃무덤을 만들어

 

세상을 두려워하는 꽃잔치를 그린다

 

 

.

 

남들이 차려놓은 선거밥상만 쫓아다녀

삶의 자장안에서 서로 피우지 못하는 꽃들

너무 바빠 삶의 한점도 나눌 줄 모르는 무리들

서로 아름다운 꽃이라 말해줄 용기를 얻으라 핑계삼는다.

 

 

볕뉘. 퇴근 길에 매끄럽지 않은 일터 일이 마음에 남는다. 길가를 돌아서자 벌써 움트기 시작하는 벚꽃들. 목련도 벌써 만개를 시작해버렸다. 늘 봄이 되면 봄을 앓는다. 서러웠다.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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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전국 동시다발 꽃잔치가 될 듯. 유사이래. 목련도 붉게시들지 않는 첫해가 되지 않을까.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 매화도 겹쳐 보실듯.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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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전시 - by 책방,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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