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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기 마지막 신간 페이퍼를 쓰며, 4월의 문을 연다.

 

 

 

지난 글에, 누군가에게 선물할 책을 고르다보면, 책을 선물하는 그 시점의 내 심리상태가 파악되곤 한다고 쓴 적이 있다.

 

마스다 미리의 책에 빠져있을 땐, 어김없이 마스다 미리의 책을 골랐고

최근엔 아들러 심리학에 관련된 글이 담긴 라이팅북을 선물했다.

 

그럴 여유가 없다 하더라도, 책을 앞에 두고 조용히 손글씨를 쓰는 시간을 갖길 바랐다.

요즘의 내가 그러해서, 선물 역시 나의 심리를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번 신간 페이퍼를 쓰려고 신간코너를 둘러보니

비단 책을 선물하는 일만이 아닌,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 역시 내 심리가 녹아든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나, 선호하는 출판사의 책이 아닌 지금의 내 심리가 손을 뻗는 책인 셈이다.

 

 

 

1. 사노 요코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라는 부제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또 다른 에세이 <사는게 뭐라고>와 함께 읽고 싶다.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근심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되어 이 책을 고르지 않았나 싶다.

 

 

 

2. 알랭 <알랭의 행복론>

 

 

 

<좋은글 대사전>에서 알랭의 글을 읽었나, 인스타그램에서 알랭의 글을 접했나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글이 참 좋았다. 좋았다면서 기록해두지 않는 내 모순을 뒤로하고, 이 책에 눈길이 갔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세상의 모든 방법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 내 인생이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음 먹기 나름이 아닐까.

 

 

 

3. 최원호 <혼자가 되는 책들>

 

 

예술서 MD의 서평 에세이답게, 예술 서적에 관한 리뷰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책 표지에 "모두 언젠가는 혼자가 될 것이다"라는 글이 마음에 들었다.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라는 제목이 참 좋았던 때가 있는데,

'모두 언젠가는 혼자가 될 것이다'에 더 마음이 가는 걸 보면

요즘의 내 심리가 이해가 가는 것이다.

 

 

 

4. 다나베 세이코 <여자는 허벅지>

 

 

지난 3월에, 재개봉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다시 보고 왔다.

집에서 몇 번이나 다시 돌려봤던 영화였는데, 꼭 한 번 영화관에서 다시 보고 싶었다.

 

그런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의 에세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나.

 

 

 

5. 최현정 <빨강머리N>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원작 <빨강머리 앤>을 오마주한 책으로,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강하고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지만 아직은 나약한 아이로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혹은 꿈 많고 순수한 아이로 남고 싶지만 이미 현실과 타협한 어른이 되어버린 모두의 이야기를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의 어른으로 성장했을까? 그리고 이 시대는 우리 마음에 드는가? 빨강머리N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대신 속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위로의 말 한마디 없는데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보고 있으면 재밌는데 보고 나선 눈물이 난다. 작가는 <빨강머리N>을 MSG 같은 책이라고 소개했고, 작가의 말대로 이 책 속에는 인생의 모든 맛이 담겨있다.

 

 

*

 

어차피 세상의 주인공이 되긴 글러먹은 인생,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무려 5개나 되는 오달수처럼. 주인공에게 꽂혀야 할 시선을 강탈하는 라미란처럼. 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대신 특별한 조연이 될 것이다. 기대하시라. 새로운 신 스틸러의 탄생을. _<신 스틸러> 중에서

 

 

 

다시 말해, 이 책은 '사이다'같은 책이다.

 

 너도 나도 고구마를 먹고 또 먹는 답답한 삶 속에서,

주인공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대신 특별한 조연이 될 것이라 말하는 작가.

 

세상살이에 지친 어른아이의 취향? 아니다, 심장저격 에세이다.

 

신간평가단 책 선정의 무게(?)를 생각하면 이 책은

선택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미리 사 읽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기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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