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이번엔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3권을 골랐다.

4월 출간 에세이 중 읽고 싶은 3권의 에세이.

 

 

1. 더 파크

 

 

 

마이페이퍼로 두 번 정도 언급한 기억이 있는데,

아직 읽지 못했기 때문에 여기에도 다시 넣어본다.

 

*

 

알라딘에서 신간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김중혁 작가님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고 해서 보니 중혁님을 포함해

서울에 사는 일곱 사람이 쓴 그들의 공원에 관한 이야기란다.

 


일곱 사람 중에는 역시 중혁 작가님이 제일 익숙하고,

책 그리고 칼럼으로 여러 번 읽은 적 있는 음악평론과 차우진과

내게는 로필3로 기억되는 배우 유하준 이렇게 세 명이 익숙하다.

 


중혁 작가님의 글 중에

 


세상에 막다른 길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길은 어디에나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길이 없다면 돌아나오면 되는 거였다. 돌아나오는 길도 엄연히 길이었다.

나는 계속 글을 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길이 없다고 느껴지면 다시 공원에 가서 물을 보았다.

그해 겨울, 나는 소설가가 되었다.

 


라는 글이 인상 깊다.

 

 

 

2. 당신의 첫 문장

 

 

소설가 하성란이 두 번의 봄을 지내며 읽은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산문에 작가 본인의 감상을 덧붙였다. 감추어왔던 외로움을 들켜버린 어느 날, 마음의 봄이 되어줄 작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은 어둠을 비추는 손전등처럼 위로를 전하고 용기를 선사한다.

이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삶이 존재하고 그것은 우리가 읽는 책, 그리고 문학작품 속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수많은 상황과 수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의 삶은 복잡하기만 하고 때로는 현실에 낙담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넘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그만큼 많은 사연을 만날 수 있다. 치매에 걸린 늙은 시어머니를 모시는 고단한 중년의 삶이 존재하는가 하면(이난호 <윤예선 그 사람>) 부모를 떠나 할머니와 산골에서의 첫여름을 보내게 되는 여자아이(노익상 <첫여름>), 아버지 어디 갔냐며 어린 아이를 사정없이 흔드는 낯선 남자(천운영 <생강>) 등 힘든 여정을 보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 책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숙회 한 접시 서비스에 기뻐하는 노년의 삶(김숨 <간과 쓸개>)을 볼 수 있기도 하며 요강을 들고 다니는 조선 사람들의 모습을 두고 농담을 주고받는 이방인들(샤를 바라, 샤이에 롱 <조선기행>), 양꼬치의 레시피를 두고 알려달라 못 알려준다 실갱이를 벌이는 조선족 연인(박찬순 <가리봉 양꼬치>) 등 이 세상에 존재할법한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책에 실려 있다.

 

 

*

 

산문 읽기 좋아라하는 내게,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산문에 하성란 작가 본인의 감상을 덧붙인 책이라니!

고르지 않을 수 없었다. 목차를 읽다보면 이런 이야기가 담겨있구나, 하고 더 관심이 갈 것 같아서...

목차도 덧붙여본다 ^_^

 

 

책을 펴내며 : 나에게 이 글들이 손전등 같았듯

1부 :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늙어갑니다
김숨 <간과 쓸개>/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늙어갑니다
방미진 <금이 간 거울> / 사람의 마음도 훔칠 수 있을까요?
이난호 <윤예선 그 사람> / 그녀는 마흔여덟입니다
르 클레지오 <허기의 간주곡> /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울고 말았습니다
이윤기 <날마다 지혜를 만나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그릇
김도연 <바람자루 속에서> / 내비라고 이름 붙여진 다른 무엇
로버트 뉴턴 펙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 수줍어하듯 조용한 집
강영숙 <라이팅 클럽> / 늘 메모할 수첩과 연필을 준비해두세요
샤를 바라, 샤이에 롱 <조선기행> / 엉덩이에 닿던 그 감촉
이청해 <나는 네가 지난 여름 한 일을 알고 있다> / 모든 일은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일어납니다
최범석 <여행자의 옛집> / 작가나 시인이 따로 없습니다
김미월 <프라자 호텔> / 내 마음의 포인트 제로
니시카와 오사무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 아릿한 아픔, 한 잔의 위스키 맛

2부 : 인생은 고행의 길일까요?
알베르토 망구엘 <밤의 도서관> / 먼 곳에서 반짝이는 등불처럼
박찬순 <가리봉 양꼬치> / 며느리도 모른다는 맛집들의 비법
김도언 <불안의 황홀> / 타인의 일기를 읽는 재미
노익상 <첫여름> /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일 테지만
이강숙 <젊은 음악가의 초상> / 고행의 길이라는 걸 조금은 알 듯합니다
무코다 구니코 <영장류 인간과(科) 동물도감> / 중년의 삶이란
천운영 <생강> / 아버지, 당신은 누구인가요?
유성용 <다방기행문> / 오래된 다방의 추억
심아진 <개구리 낯짝에 물 붓기> / 바람처럼 살라는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리처드 와이릭 <부족의 숫자> / 셈이 필요없기 때문일까요
갈산 치낙 <푸른 하늘> / 온기가 식어 미지근해진 돌멩이 하나
김혜진 <오늘의 할 일 작업실> / 거울 속에서 그가 본 건 누구였을까요

3부 :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서하진 <나나> / 우연, 그리고 인연
정길연 <남포동> / 허기, 때문일까요?
김인숙 <미칠 수 있겠니> /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황인숙 <도둑괭이 공주> / 시댁에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김경욱 <연애의 여왕> / 10년 전 나의 글을 읽으며
백가흠 <힌트는 도련님> / 잠들지 못하는 밤
최창근 <13월의 길목> / 쟤네 영화 찍냐?
김성중 <그림자> / 정오? 그것이 아니라면
김탁환 <김탁환의 원고지> / 너무도 싸늘한 이성의 순간
강영숙 <프리퍄트 창고> / 프리퍄트 창고를 기다리며
구효서 <동주> / 아카시아 꽃이 떨어졌습니다
서효인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아찔했던 그 순간

4부 : 조금 더 먼 곳을 바라봅니다
윤성희 <느린 공, 더 느린 공, 아주 느린 공> / 느리게, 더 느리게, 아주 느리게
코이케 마사요 <언덕 무리> / 좀 더 먼 곳까지
김미월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 내가 누군지 알아?
로저 스크루턴 <철학자, 와인에 빠져들다> / 나는 마신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홍양순 <미스터리 시간> / 허공에 떠 있다는 느낌
마르셀 에메 <생존 시간 카드> / 때로는 자조에 빠지고
루이스 세풀베다 <지구 끝의 사람들> /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늙은 어부
김별아 <가미가제 독고다이> / 그때가 마음의 봄이었습니다
최제훈 <그림자 박제> / 너, 괜찮니?
니시무라 겐타 <고역 열차> / 가까스로 달려가는 기차
황정은 <옹기전> / 수박은 누가 낳았어?
한유주 <도둑맞을 편지> / 여기 붉은 나무함이 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남아 있는 나날> / 우리 머리맡에 늘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는 것들

출전

 

 

 

3. 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

 

 

 

매일 조금씩 기억을 상실해 가는 엄마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작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아가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방문한다. 기억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 어머니와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어지자 평소 문학과 시를 좋아했던 어머니를 위해 시를 한 편씩 읽어드렸다.

< 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는 방송 작가와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연, 송정림 자매가 공동 집필했다. 시 한 편을 고르고 골라 엄마에게 읽어드리고 엄마의 젊은 날을 이야기하고, 도란도란 모여 살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고, 엄마에게 못다 한 마음을 표현하고 위안을 전한다.

엄마와 시가 있는 함께 있는 풍경이 얼른 그려지지 않는다. 시 한 편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듯이, 시 한 편에 담긴 수많은 뜻을 단정하여 말할 수 없듯이 그와 똑 닮은 엄마가 있다. 별처럼 빛나면서도 깊은 영감과 여운을 전해주는 엄마와 시가 함께 있다.

하루하루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에게 두 딸은 시 한 편씩을 읽어주기로 한다. 젊을 적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시를 흠모했던 엄마를 떠올리며, 함께 시를 읽는 동안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이제껏 못한 애정공세를 마음껏 펼친다. 작가의 엄마는 곧 모두의 엄마다. 그 엄마가, 그 시가 하늘에서 내 마음으로 내려와 앉아 도리어 나를 위로하고 있다.

 

*

 

어머니는 그 옛날 우리가 어렸을 적에 우리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어머니에게 시를 읽어드립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판타지가 있는 동화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관조하는 연세의 어머니는 시구 하나하나에 삶의 순간들을 대입시키며, 시를 읽어드리는 동안 미소를 짓고 눈물도 지으십니다. 시를 읽어드리면 ‘아, 좋다, 좋다. 참 좋다…….’ 하십니다. 시를 읽어드리는 도중에 가느다란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들기도 하십니다. 나지막하게 동화 읽어주는 소리에 어린 시절의 제가 잠이 들었듯이 어머니도 딸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이 같은 얼굴로 잠이 듭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가끔 촌철살인의 유머로 우리 모두를 웃게 만들지만 평소 엄마는 말수가 참 없으시죠. 그런데 요즘 특히 더 말이 없어지셨어요. 저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엄마가 건망증이 심해져 혹시 이름을 말했다가 틀릴까 봐, 맞는 얘기가 아닐까 봐, 그래서 더 말씀을 안 하시는 거죠?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틀리면 우리가 슬퍼할까 봐서요.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돼요. 엄마는 충분히 깨끗하고 단정하게 살아오셨잖아요. 마음 놓고 좀 틀리셔도 괜찮아요. -<옛날> 중에서

엄마와 함께한 즐거운 순간을 떠올려봅니다. 어린 네 자매가 엄마와 함께 목욕하던 그때, 엄마와 함께 노래 부르던 그때, 엄마가 끓여주신 맛있는 된장국을 먹던 그때, 우리 자매가 피곤한 엄마의 발마사지를 해드리던 그때……. 그 순간이 우리 가족에게는 계절로 치면 푸른 오월이에요. 지금 이 순간…… 엄마에게 시를 읽어드리는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한때, 푸른 오월로 기억되겠지요. -<푸른 오월> 중에서

그 사람 때문에 아플 수도 없고, 그 사람 때문에 포기할 수도 없고, 그 사람 때문에 절망할 수도 없고, 그 사람으로 인해 희망을 갖고, 그 사람으로 인해 힘이 나고, 그 사람으로 인해 오늘도 열심히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곧 나의 네 번째 클로버 잎입니다. 네 번째 잎을 달아야 비로소 완성되는 내 삶의 행운……. 그 네 번째 잎이 바로 엄마였어요. 네 잎 클로버를 그토록 찾아다녔는데 이제야 발견하다니……. 내 인생의 네 잎 클로버를 완성하고 그 행운을 가져다주는 우리 엄마……. -<네 잎 클로버> 중에서

 

 

본문 속 구절을 읽다가 울컥해서 한참 먹먹해했다.

 

매달 신간 주목 페이퍼를 작성하는 일이 가장 좋은 건,

이렇게 보석같은 책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

 

다음 달 도서로 선정되지 않을것 같으니, 이 책은 내가 구매해서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