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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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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6월. 서울국제도서전 문학동네 출판사 부스에서였다. 웅현님의 <책은 도끼다>를 구입하기 위해 부스에 방문했던 나는 책을 구매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놀랐다. 줄이 길기도 길었지만, 줄지어 서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성이었고, 하나같이 만화책으로 보이는 책을 들고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저 책이 무슨 책인가 하고 살펴봤는데, 바로 마스다 마리의 책이었다. 대체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 책이기에, 저리도 사람들을 매료시켰을까 궁금하게 만든 책이었다.

그 후,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서는 잊고 살다가 1년이 지난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 역시 내가 봤던 그 구매 행렬을 이루는 한 사람이었을 거라 확신한다. 담백한 그림체에 소소한 일상 이야기인데, 이렇게도 공감이 가는 만화라니. 그렇게 만화를 읽고 나니, 이런 만화를 그리는 사람의 글이라면 어떨까 궁금해졌다.

   

‘여자 산문집’이라는 책의 수식어답게, 이 책은 마스다 미리가 ‘여자공감만화가’에서 나아가 ‘여자공감에세이스트’로 확장되는 첫 책임이 분명하다. 나 역시 만화책을 먼저 보고 산문집을 읽은 탓에, ‘수짱 시리즈’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하긴 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언제 수짱이 생각났냐는 듯 온전히 마스다 미리로 읽힌다.

   

만화와 나는 일심동체가 아니다. 애초에 등장인물과 일심동체라면 만화는 그릴 수 없다. 같은 기분을 공유하는 순간은 많이 있지만, 그리는 사람은 만화의 전부를 훨씬 더 먼 곳에서 보고 있다. (p.214)

   

그리는 사람은 만화의 전부를 훨씬 더 먼 곳에서 보고 있다는 마스다 미리의 말처럼, 그녀의 모든 만화 속 캐릭터는 누가 뭐래도, 마스다 미리의 일상에서 나온 캐릭터들이니까.

   

일단 적어두면 의외로 어떻게든 되는 법이라 생각(p.24)하는 마스다 미리에게서 ‘일기쓰는 수짱’이, 언제나 자연스러운 사람이 부럽다 생각(p.109)하는 마스다 미리에게서 ‘사람은 변하는 것이 가능할까? 라고 생각하는 수짱’이, 같은 일이어도 저마다 일을 하는 방식이 있고 일 하는 법은 살아가는 법이라 생각(p.194)하는 마스다 미리에게서 ‘직장에서 동료의 일 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수짱’이 묻어나는 것이다.

   

외출할 때 챙겨나가는 바람에 하루 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지만, 어디선가 한 편 한 편 연재 된 글을 모아서 만든 산문집인지, 짧지만 여운 있는 글이 여러 편 실려 있어서 주기를 두고 한 편씩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일드라마를 기다리는, 그 설렘 가득한 마음처럼 매주 무슨 요일이면 어김없이 마스다 미리의 글을 찾아 읽고, 공감하고, 그 마음으로 또 일상을 살아가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곁에 두고 언제든 다시 펼쳐 보고 싶은 그녀의 만화처럼, 고민이 많은 날에, 공감이 필요한 날에 언제든 다시 읽고 싶은 마스다 미리의 산문이 기대 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시라.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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