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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하고 그래서 그만큼의 문화를 이룬 일본이란 나라의 어떤 일면의 대표적 인물이라 생각이 드는 '마루야마 겐지'의 신작이 나왔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유행처럼 부는 현상들 가운데 문제가 될 수 있는 면들을 작가가 작정하고 일침을 놓는다. 이를테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막연한 기대를 갖는 순진한 긍정성, 낭만으로 치부하려는 시각을 경계하라고 쓴 여러 에세이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마루야마 겐지의 입에서라면 이런 책이 잇다르게 출간되고 있는 사실이 무조건 반갑기만 하다. 

경계해야 하는 태도와 같은 맥락을 이루는 그의 문체 역시 날카롭고 응석은 통하지 않을 한 개인의 빳빳한 의식들이 느껴진다. 그야말로 통렬한 비판의식으로 목소리를 들려주니 진정 어른이란 생각이 드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그는 도시 생활을 접고 거의 한평생을 시골 생활을 해 온 경험으로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를 펴내며 요목조목 참으로 다양하고 디테일한 면을 드러내면서 순진한 생각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 그에게 이번에는 '정원'이 눈에 띄인 모양이다. 주변을 가꾸면서 일어나는 자연과의 여러 소통의 감각들을 담아 내는데에 우리는 또 어떤 모습을 감화받게 될까. 사랑으로 가꾸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자연의 어떤 엄격한 질서들을 어떠한 식으로 보고 또 우리에게 뭐라고 전할지 기대가 되는 책이다. 






그의 첫 장편소설을 읽게 되면서 자연히 주목하게 된 이래 빠짐없이 작품들을 기대하게 되는 손홍규 작가의 산문이다. 

언제나 보여주는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은 아플만큼 사랑스럽고 아름다워서 헤어지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질만큼 그 세계를 완벽히 구축한 진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말한다. 가장 변두리에서 소외된 자들의 찬 손을 매만져주는 참으로 다정한 손길을 가진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들이 있다. 손홍규 작가의 개성은 늘 이런 식으로 좀 서늘한 기운에서 온기처럼 퍼져나가는 아픔과 희망이 공존해 있는 삶의 진한 기운이 어린 글로 기억되곤 한다. 

<다정한 편견>은 작가의 매체로 연재된 여러 편의 산문 가운데 선별과정을 거친 작품으로 작가의 사적 경험 등 소설 밖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다. 손홍규작가의 좀 더 사적인 말이 궁금한 독자라면 무척 흥미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드는 작품이다. 








김도언의 산문을 읽고 있으면 그가 완전하게 소설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버티지 못했을 사람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적이 있다. 사회와 주변의 내면에 깊이 개입하는 남다름이 보인다거나, 깊이 침잠해서 골몰하는 그의 태도가 어떨 때는 심하게 외로워 보여서 그는 정말 괜찮을까 하는 아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소설을 사랑해서 꿈꿀 수 있는 천직의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분투하는 그의 모습을 여러번 상상하고 또 안심했다. 물론 책을 출간해내는 소설가 이외의 직업이 따로 있기도 하지만 김도언에게 소설은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완벽한 일치의 면이 있다. 

이번 산문집은 신문에 2년간이나 연재한 글을 묶어낸 책으로 그 주제와 관심사의 폭넓은 저변의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한다. 소설가에게는 어떤 열정의 소산으로서의 관심일수도, 에피소드나, 단순한 관찰일 수도, 때로 어떤 변명에 지나지 않을 주장일 수 있다고 전한다. 세상에 대해서 말하는 소설가의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들이 작가가 독자에게 바라는 어떤 추궁으로 내게 물음표와 느낌표로 전해질 수 있길 바라본다.    






이 책은 이명세 감독과, 시인 채호기 두 사람에게서 오간 편지를 엮어 낸 책이다. 시인과 감독의 만남이라면 직업적 기질만으로 그 간극이 커 보이기 때문일까 이색적인 이야기가 많이 오갔을 것 같아 흥미롭다. 감독이란 자리는 협업이 가장 핵심이고 시인은 혼자 치열하게 겨루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명세 감독은 워낙 영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고, 문학으로 말하자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처럼 축약된 미를 보인다는 면에서 채호기 시인과의 동질성을 기대하게 되기도 한다. 영화에 대해, 시인의 시에 대해 이야기되는 좀 더 개인적인 사담을 듣게 될 생각을 하니 궁금증이 크게 인다. 









사물들에 대한 애정을 담은 여러 책들을 봐왔지만, 이 책은 여자 시인들만으로 이루어진 편애에 얽힌 사물들이란 점에서 흥미롭다. 남자 시인이든, 여자 시인이든 그 섬세함을 말하는데 있어서 구분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냥 이 책은 시인들의 시선이란 면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듯 하다. 어쨌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의 이야기일 수도 혹은 내 주변에서 보던 흔한 사물일수도 있고 시인 각자가 이야기하는 경험과 자기만의 것들에 대한 애정을 살필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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