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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살인의 쇠퇴>는 영국의 대문호 조지오웰의 다능한 면모가 함축되어 소개된 책이다. 총 네구성으로 나뉜 그 첫번째에는 르포물로서 사회를 바라보는 오웰의 역사의식이 담겨 있다. 다음으로 문학가로서 다른 문학을 비평하고 서평하는 글이 두번째,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세계관을 다룬 글과, 개인적 일상을 다룬 글이 뒤를 잇는다. 총 네가지로 나뉜 조지오웰의 글쓰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매력의 책인 것이다. 그동안 소개된 글만으로도 충분히 작가의 관심사가 얼마나 폭넓은 것이었는지 알 수 있었지만 네 챕터로 응축된 글만을 펼쳐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 같다.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던 몇 작품을 포함해서 조지오웰의 블랙유머에 마음껏 조롱당해 보고 싶은 <영국식 살인의 쇠퇴>를 이 여름 반드시 펼쳐볼 것 같다. 








책의 제목으로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이 조르주페렉의 <사물들>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과 여러 군상들은 물건들에 집요한 소유욕을 보이다가 결국 인간이 갈망하고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빈곤의 아이러니를 담아내고 있다. 아름다움과 빈곤이라는 양면의 이중성을 그린 수작이다. 

물론 이 책과는 별로 상관이 없겠지만 우리나라 시인들이 웹진에 연작으로 사물에 대한 여러 단상들을 엮어낸 책이 <시인의 사물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젊은 시인들 각자의 사물에 얽힌 삶과 여러 감정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것들과는 어떤 관련을 품고 언어로 표현될지 궁금해진다. 단 하나의 사물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는 포만의 예감이 벅찬 두려움처럼 다가오는 것 같다.  






윤대녕 작가의 산문이라면 언제고 반갑다. 음식과 같은 특정한 주제를 가진 책이어도 좋고 일상의 단상에 담긴 사색이어도 반갑지만, 이번처럼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 사색의 폭이 더욱 넓어지니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호기심이 인다. 

그는 동작이 일순간 정지되거나 혹은 다 일어나고 난 자리의 공백을 이야기하는데 탁월하다. 이번 공간에 대한 눈썰미도 분명 여기저기 다니면서 가슴에 남은 자리의 공허, 텅 빈 고요에 대한 이야기로 꽉 찰 것 같은 기대가 든다. 윤대녕에게서는 이러한 기운만으로 얻어지는 에너지가 항상 있다. 사라졌지만 되살아나는 꿈들이 매번 그런 식으로 작가에게 생겨났으면 싶다.   








건축은 세상 어디에나 있고 직접 그 안을 영유하면서 살아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예술(물론 그것이 예술적이라면)이다. 그럼에도 건축을 예술적 산물로서 다가가리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전공자이거나 소회가 깊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건축을 감상하는 일은 외형적 아름다움이라는 다소 1차원적 감상에 그치고 마는 일이 잦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다만 건축을 좋아하는 비전공자의 눈으로 유럽 여러 곳곳을 여행하면서 담아낸 자신만의 기준으로 미를 담아낸 책이다. 대중의 시선으로도 아마추어 작가의 눈높이라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으리란 기대가 생긴다.   








'조국 교수가 들려주는 깊이있는 공부 멘토링!'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공부에 대한 멘토를 기대하며 이 책을 읽고 싶어지는 않는다. 조국 교수도 공부는 이렇게 하라는 식의 멘토질을 하려고 이 책을 쓰지는 않았을게 보나마나한 일이고 말이다. 순전히 이 책은 조국이란 사람의 개인사가 궁금해져서 읽어 싶어지는 책이랄까. 엘리트코스를 밟은 잘생긴 엄친아의 공부비법이 아니라 지금에 이른 다단을 밟아온 여정일지, 무엇에든 매료된 순간, 어떠한 원칙과 철학을 갖고 살아가는가에 대한 개인의 인생스토리가 궁금하다. 이러한 인생의 수순을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자극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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