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찰나의 세상을 한 컷 안에 담아내는 일이라는 것이 이제는 누구나 그래보일 수 있는 쉬운 일이라 더러는 치부되곤 한다. 그러다보니 사진을 과연 예술이라 불릴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면 유심히 보게 되는 면이 있다. 잘 찍은 사진들은 언제 어디서든 볼 수도 있고 흔한 일상의 부산물이지만 예술가라 불리는 사람의 작업물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하는 답을 늘 찾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물론 기술로서의 사진과 자기만의 사진에 대한 세계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반영인 한 컷이 왜 다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결론은 이미 알고 있지만 드는 생각이다.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현존하는 사진가들 중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을 선보인다. 이 책에서는 그가 처음으로 고백하는 자신의 사진관에 대한 이야기, 살아온 인생과 세상의 어떤 면을 사랑하고 고발하고 싶어하는가에 대한 낱낱의 생각과 철학이 녹아들어 있다. 날카로운 시선의 진수를 보고 싶어서, 또 진정 예술가의 사진은 왜 다른가에 대한 당연한 문제에 직면하고 싶어져서 이 책을 고른다.
작가 존 세이무어는 영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자급자족으로 삶을 꾸리는 활동가로 유명하다. 실제로 자신의 생활이 내내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일상이었기에 이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보는 이로하여금 물질적 풍요보다는 풍족하면서 살아가는 방식을 전해주는 듯 하다.
저마다 영유해나가는 생활방식이 있겠거니와 환경을 바라보는 깊거나 얕은 생각 모두 수긍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보다 안일한 지구,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어떤 개인의 삶이 한국의 독자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지 사뭇 궁금해진다.
구본창작가의 사진은 메시지를 강하게 내뿜는다거나 시선의 집요한 고발 내지는 물음표에 대한 작업물이기 보다는 어떤 작은 사물 하나, 그 하나로 은은하게 번져가는 조용한 교감을 이루는 작품을 선보인다. 제목의 <공명의 시간을 담다>라고 하는 것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사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함축되어 이해된다.
그렇다면 사진에 담긴 시간의 함축은 이해가 되지만, '공명'이라고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 걸까. 작가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 작은 사물 하나로 삶의 보편적 의미들이 어떻게 펼쳐지길 바라는지에 대한 의문,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 일인가에 대한 진술을 듣고 싶다.
소설가로서의 면모 이전에 찰스 디킨스는 언론인으로서의 날카로운 시선을 갖추게 된 어떤 계기에 대한 물음의 답이 이 책에 담겼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지독한 불면환자이기도 했던 작가가 밤산책을 떠돌며 겪고 본, 런던 거리의 지독한 양면적 모습이 그를 진실의 장으로 이끌어준 계기였던 모양이다.
사회의 이면, 사람의 이중성을 어쩌면 그렇게 생생하고 비판할 수 있는 시선을 갖추게 되었는지 <밤 산책>의 찰스 디킨스가 본 그 때 그 시절의 런던의 밤의 시간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여행가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낯선 기운의 동요를 잠시 누리게 될 뿐만 아니라 남들처럼 살지 않는 어떤 결단, 그들만의 일탈된 시선에 자꾸 눈이 가게 되기 때문이다. 변종모의 책을 보면 여행이라고 생각들면 가장 먼저 드는 '낭만'이나 '여유로움'은 없고 그저 '어떤 삶'을 바라보는 '여행자의 삶'이라는 두 번의 이중 창을 열어야 하는 독특한 세계가 있다. 이번 책에서는 사진과 작가에게 관통해 지나간 단어들에 대한 이채로운 의미들이 펼쳐질 모양이다. 단어 하나하나가 들려줄 말들이 어떤 사연을 품을지, 내가 알던 말의 의미와 어떻게 빗겨 나갈 지 변종모의 책은 언제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