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 시대, 가장 후미진 변두리에서 가장 낮은자들의 이야기를 하는 송경동시인. 두려워서 아무도 하지 않을 일을 기획하고, 손을 잡아주고 함께 아파하며 기꺼히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어 주는 진정한 지식인, 바로 울보 송경동이다. 이번 산문집 <꿈꾸는 자 잡혀간다>에서는 시인이 어떻게 현장가이자 투쟁가로 살아가게 되었는지 독백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시대의 아픔을 알게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고, 작은 동요로 부터 시작된 걸음이 희망이란 단어로 다가서는 일임을 꿈꾸게 해줄 것이다. 서늘함이 느껴지지만 늘 가장 가까운 심장 소리를 들려주는 따뜻함을 놓지 않아 늘 그가 고맙다. 차가운 감옥에서 움트는 아주 먼 불씨지만, 2012년 조금은 부푼 기대를 안고 살아갈 우리에게 그 어떤 빛보다 강한 따스함이 전해지는 것 같다. 기꺼이 그를 따라 꿈꿀 것이고, 그를 힘차게 응원한다!
마르케스, 권터그라스, 오에겐자부로 등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16인의 인터뷰를 담은 <16인의 반란자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사사로운 이야기와 작품에 담긴 원칙, 철학 등을 두루 담아 낸 책이다. 반란자들이라 명명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같이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고 세계인의 정신에서 각성시켜 주는 듯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생각하는 삶의 태도, 문학, 역사, 철학 등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는 기대를 가져볼만하다.
작가가 좋아하는 무진기행이나, 이승우, 타르코프스키, 원더풀라이프를 한데 놓고 생각해보면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정서가 흐르는 듯 하다. 마치 밤을 닮은 정서랄까. 그가 진행하는 심야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처럼 조용히 언급될 조근조근한 서정이 흐른다. 이 책은 방송에서 소개된 책들과 새로 덧붙인 몇편의 기록을 담아 77편의 책 탐험기를 엮어낸 소개서다. 그의 전작들이 모두 영화와 관련된 책이었다면 이번 <밤은 책이다>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책에 대한 작가의 특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말하는 듯한 문체로 문장을 읽는 내내 이동진기자 특유의 부드러운 음성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김현진의 글을 보고 있으면 이제 갓 서른이 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숙함이 기특해진다.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면면이 '여자'여서 돋보이다가 이내 그것마저도 어리석은 일이 되어버리는 짙은 카리스마가 느껴진달까. 정말 곧은 성인이 되었구나라는 인상을 받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렇게 보이던 이유도 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안온한 20대를 보내지 않아서인 모양이다. 홀로 투쟁하듯 살아내고 버텨낸 서울살이의 기록이 그녀를 당차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다져낸 것이다. 가난하지만 꿋꿋히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과감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용기를 주려는걸까? 그 청춘의 기록을 '뜨겁게 안녕!'하듯 읽어보면 좋겠다.
누구나 타샤튜더처럼의 삶을 꿈꿔 본다. 볕이 좋은 창에 앉아서 한 나무의 사계를 지켜볼 수 있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뭔가 인생의 완성을 돕는 근사한 일일 테니까. <즐거운 나의 집>은 타샤튜더가 버몬트에 손수 지은 집에 정착하며 방을 꾸미고, 옷을 지어 입으며, 예쁜 식기들이 가득한 부엌에서 맛있는 요리를 하고, 애견 코기가 뛰어노는 예쁜 식물들이 가득한 정원의 아름다움을 일구며 살아간 일기장 같은 책이다. 그녀의 집에 놀러가는 일이 벌써부터 두근두근 설레이는 것 같다. 타샤튜더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할머니! 나도 이렇게 늙어봐야지,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