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소울푸드'란 말에서 들려오는 포근하고 경건함마저 드는 좋은 맛의 기운만으로, 문득 내 인생의 '영혼의 맛'은 어떤 음식일지 떠올려 본다. 살아가면서 위로를 받고 싶어지는 순간에 소박한 한접시의 음식으로 마음이 다 누그러러질 수 있다면 이보다 위대한 순간이 또 있을까. 
<소울푸드>는 21명의 명사들이 들려주는 인생의 참 맛, 살아 갈 의지를 북돋아 주는 마법같은 음식을 소개한다. 치유의 가루라도 뿌려진것처럼 조금씩 음미하면서 이들이 차려놓은 한 상의 기운들을 모두 먹어보고 싶어진다. 
엄마가 끓여주는 소박한 된장찌개, 여행지에서 먹은 완전체와도 같은 라면 한 그릇의 맛, 이들의 영혼을 움직이게 한 음식은 어떤 소울이 담겨져 있는 것일까 감동적인 맛의 이야기들을 듣고 싶다.

  

작가 김중혁을 떠올리면 온통 '젊음'과 '재치' '상상력'같은 단어들이 떠돈다. 그의 소설 속 이야기들은 그 어떤 황당함을 안고 있더라도 그럴싸 하다. 뻔뻔함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사랑스럽고, 황당함보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진중함과 엄숙함과는 거리가 먼 아주 가까운 일상의 이면을 바라보는 일이다. 시종일관 톡톡 튀어오르고 인물들의 재기발랄함 역시 이루말할 수 없이 사랑스럽게 묘사된다. 소설 이외에 김연수씨와 엮은 <대책 없이 해피엔딩>을 읽었을 때도 배꼽이 상실될만큼 이들의 핑퐁같은 재치 주고받기에 한참을 넋놓고 본 적이 있다. 그런 그라서 이번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도 기대를 할 수 있을만큼 해도 좋을 것 같다.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생각들이 그의 뛰어난 그림 실력과 함께 펼쳐진다니, '호기심과 편애로 만든 세상'이라는 김중혁만의 독특하고 호기심의 전파가 세상에 마구 던져질 것만 같다. 그렇다면 우리도 '뭔가 건지지' 않겠는가?   

 

 

'함성호'의 <당신을 위해 지은 집>은 '집'에 대한 온 성찰이 담긴 책이다. 집에 얽힌 온 세상의 단서들을 주어내고 그 안의 의미를 짚어낸다. 여행지에서 본 집, 인류의 역사와 철학으로 빚어진 집, 문화마다다른 집, 수많은 '집'으로 얽힌 여러 고리들을 풀어내 우리가 잘 알지 못하거나 미쳐 발견해내지 못한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다룬다. 오랜 세월 세상을 남다르게 보아온 시인의 눈으로 또 건축가의 눈으로, 온 정신의 상징인 '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무엇보다 그의 글쓰기가 무척 궁금해지는 책이다. 내가 짓고 살아갈 '집'에 대한 깊은 공감과 기대감이 부풀대로 부풀어져서 상상의 집이어도 좋을 꿈을 꾸게 되었으면 좋겠다.

 

 

김혜리기자의 유독히 '유심히 바라봄'에 대한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책이리라. <그림과 그림자>는 그녀의 첫 그림산문집이라는 독특한 매력으로 시선을 끈다. 그녀를 둘러싸고 포진된 온갖 대상에 대해 유심히 관찰된 질문들이 복합체로 그림자처럼 길게 드리워져 있을 것만 같다.  
언제나 보이는 것 너머의 이면을 바라보고 의문을 던지는 그녀이기에 이 책의 글, 그림들이 유별나게 다가오리란 기대감이 든다. 마흔점의 그림에서 떠도는 수많은 그림자들의 몸짓이 그녀의 글로 어떤 공감을 불러 일으킬지 그녀의 뒷그림자를 밟으며 조용히 따라 걷고 싶어진다.  

 

  

제대로만 만난다면 한 권의 책은 오롯이 '우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 최성일이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이 어쩌면 그런 책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책을 만나더라도 허투로 읽는 법 없다는 지독한 독서광의 자질을 무릎 아래까지만이라도 닮을 수 있다면!
그가 생전에 펴낸 귀한 서평들이 한 권에 담긴 것도, 수많은 세월동안 책에서 추려낸 철학과 지혜들은 어떤 식으로 독자에게 전해질지 기대하는 일도 무척 즐겁다. 이 <한 권의 책>이 11월 늦은 가을의 완성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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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