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기 활동 종료 페이퍼

- 이곳 알라딘 서재에 들르면 늘 제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물론 이곳이 특별한 곳이니 그렇겠지요. 알라딘 서재는 책을 사랑하는 누구라면 들러서 노는 놀이터입니다. 별 재능이 없는 저이지만 언제라도 들러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겼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책을 소개받고, 읽어보고, 나누고 그렇게 공유한다는 기쁨이 참 고맙고 소중하더라구요. 8기 활동을 마치며 그동안의 책을 다시금 상기해보고 정리해보는 시간 역시 참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알라딘 고맙습니다!



1) 신간평가단 활동하면서 좋았던 책 Best3

- 허기의 간주곡 :  

이 소설은 특히 우리나라 체류시 쓴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애정이 듬뿍 가는 작품이었다. 작가가 우리말의 ‘精’에 탄복하고 작품 안에 정서적 바탕을 두었다는 발견 역시 <허기의 간주곡>이 특별한 소설로 다가온 이유일 것이다. 

르클레지오 선생은 평소 소설 안에 우리가 잊고 사는 아픈 역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주제들을 고수해 오셨다. 그 시대를 살아온 사명감같은 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보는데 이러한 의식이 독자에게 주는 여운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 같다. 작품 안에서 왜 소외되고 억압받는 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과거를 바로 알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해준다. <허기의 간주곡>은 한 소녀의 일상적인 아픔을 지켜보게 하는 것 같지만 결코 그것이 가벼운 성장통에 지나지 않다라는 걸 목도하게 한다. 역사의 상흔을 조금 더 보듬어볼 필요가 있다는 작가의 목소리를 듣게 된 점이 참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 간과 쓸개 :

김숨의 단편집 <간과 쓸개>는 가까운 사람들의 기묘한 얼굴을 보게 하고, 사건이라고도 할 수 없는 평범한 일상에 그 틈을 발견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그것은 마치 미지를 체험하는 듯 매우 낯선 세상이다. 매일 보는 얼굴에서 낯섬을 보게 하고, 어제와 같은 자연스러운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는 재치가 돋보인다. 김숨 작가만이 가지는 독특하고 특별한 색깔들을 보고 있으면 온몸이 파랗게 염색되는 것 같다.

 

- 나라의 심장부에서 :

<나라의 심장부에서>는 ‘거짓말’이 아름답게 빛나는 소설이다. 그녀의 편린처럼 떠도는 의식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해주고, 그녀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인상적인 소설이다. 분명함보다는 의식의 환상성과 모호함을 오히려 즐기게 해주는 차분함이 내내 펼쳐진다. 또한 작품에 깔린 여러 상징들, 아포리즘들을 여러번 되새겨보는 시간이 여운을 많이 남기는 소설이다.

 

2) 향후 신간 평가단에 건의하고 싶은 이야기

인색하게 혹은 “뭐, 그럴 수도 있지”라는 후한 인심으로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건의할 게 없네요. 다만 알라딘에 들르는 많은 독자분들에게 리뷰가 더 많이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 정도가 있긴 한데, 이건 다같이 ‘잘 써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언제나 수고 많으시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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