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기 문학 B조 마지막 도서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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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마음을 내려놓다
설미현(미스트랄) 지음 / 베가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미스트랄의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를 읽다보니 가까운 것, 소소한 것, 일상인 내 주위를 살피게 된다. 꼭 수필이라서가 아니라 읽기가 쉽고 마음을 쏟는 방향이 단순한 것 상식적인 것을 가리키고 있어서 모난 데가 없다. 십여년이 넘도록 써온 오랜 일기의 흔적이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 한권의 책으로 담아졌는데 곧은 성품이 향기롭게 느껴진다.
아쉬운 것은 에필로그에서 언급한 수필에 대한 글이다. 요즘 쏟아지게 나오는 수필 에세이집들 가운데 유명작가나 명사들이 쉬어가는 정도의 차원에 쓴다는 말은 여러번 생각해봐도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수필을 쉬어가는 정도로 생각한다는 어감이 그 진의를 알겠으면서도 오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내는 수필은 쉬어가는 차원이라고 쉽게 치부하는 태도는 너무 앞선 생각이다. 그보다 작품세계의 연장 확장의 차원에서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또한 소설이 허구이기 때문에 수필이 품은 진실의 위력을 따라올 수 없다는 부분도 진의를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소설과 수필을 왜 이런 식으로 엉뚱한 곳에서 비교하는지도 모르겠고, 진실의 위력이니 뭐니 상하개념을 따져 묻는 태도가 자격지심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블로그에 올려진 글이라지만 문단간의 띄어쓰기가 너무 많은 채로 그대로 실린 게 수필의 단필의 맛을 떨어 뜨린다. 그리고 거의 모든 글에서 읽는 이도 금새 연상될만한 진리를 말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영역에서 머무른 글쓰기는 좀 개성이 없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