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왕의 고민]을 다 읽고 뭘 읽을까 고민을 하다 눈에 들어온 책은
한창훈의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였다.
[솔로몬 왕의 고뇌]를 다 읽고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가면의 생]을 읽을 예정이지만 아직 주문하지 않은 관계로
어제는
[혼자 책 읽는 시간]을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은 한꺼번에 다 읽으면 안 된다.
천천히 읽어줘야 하는 책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나오면서 책꽂이를 손등으로 흩다가
한창훈의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가 눈에 확 들어왔다.
바로 그 순간 나를 기다리면서 연지곤지 새단장을 한 색시처럼 다소곳이.
딴생각 하지 않고 그 책을 쓱 빼서 가방에 넣어 왔다.
책을 가방에 넣고 학원을 향하면서 제목 한번 기막히게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내 인생도 허기지고 있는 바로 그 시점이어서 그랬는지 저 제목 만으로도 희망이 느껴졌다.
곧 바다를 가봐야겠구나,,,라는.
나는 책 표지와 제목에 굉장히 민감한 사람인데
일단 책 내용과 작가를 떠나서 제목을 잘 뽑고 표지가 좋으면 거의 넘어간다.
그런데 (내가 책을 많이 구매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렇게 구매한 책들의 내용도 다 마음에 들었다는 사실!!
그 점은 나뿐 아닌가 보다.
니나 상코비치도 그녀의 책에서 그런 말을 한다.
평생 도서관을 탐색하고 책을 사냥해온 방법에다 새 방법이 추가되었다. 책들을 검색하면서 제목이 좋은 책은 뭐든 골라내는 것이 여전하지만, 두께가 1인치 이하인 책만 골라낸다는 점에서 조금 달라졌다. p.67
그녀는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기로 했기 때문에 너무 두꺼운 책은 멀리했을 거라 생각된다.
지금 내 구매리스트를 보니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만 정확히 1,338권이다!!
6년 구매하면서 천 권이 넘다니,,,그런데 읽은 건,,,음음
어째거나 그 책 중에 내 구매 패턴을 보니
제목이 좋아 구매한 책이 50%가 넘는다!!!와우~~~
보관함에 들어 있는 책도 책 제목에 끌려 담아 놓은 책이 그 정도...흠
요네하라 마리여사를 몰랐을 때 그녀의 책 [대단한 책]의 제목과 표지만 보고 샀다.
그 이후로 그녀에 대한 존경심 비슷한 게 생겨서 그녀의 전작 주의자가 되었다는.( ")
한국에서 출판된 그녀의 책을 다 갖고 있다.
최근에 구매한 책은[속담 인류학]이다.
아직 읽지 않고 있지만, 표지며 제목이며 맘에 든다.
마음산책은 표지며 제목을 참 잘 만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톨스토이와 흰 코끼리]도
제목만 보고 샀고 혜덕화님께 선물했는데 읽어보니 아주 잘 지은 제목이며
내용도 참 좋았다. 지금도 가끔 읽어보는데 혜덕화님도 좋아하실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D에게 보낸 편지]도 그랬다.
다른 사람의 편지 읽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목 하며 표지하며 어떤 내용인지 너무 궁금했었다.
저자가 누군지도 몰랐다는,,;;;
나중에 저 책을 읽고 앙드레 고르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치니님이 그의 책 [에콜로지카]를 선물로 주셨는데 아주 좋은 책이었고 많은 생
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렇듯 제목보고 우연히 만난 책이 다른 책도 만날 기회를 준다.
더구나 그 작가들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큰 행운.
니나 상코비치의 [혼자 책 읽는 시간]도 그렇다.
그녀의 책은 표지며 제목이며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기 딱이었다.
그녀의 책을 읽고 찜해 논 책만 해도 벌써 몇 권인지,,^^;
[옆무덤의 남자]도 그렇다.
깔끔한데 뭔가 잡아끄는 게 있는 표지다.
아직 구매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대강 봤는데 재밌단다!!
재밌을 줄 알았어.ㅎㅎㅎ
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지만 저 소설은 꼭 읽어 볼 것이다.
사랑스러울 것 같다.
[결국, 음악]
음악 좋아하는 내가 안 사고 배길 수가 없는 제목이라는!!
내용도 좋았다, 물론.
[당신을 위해 지은 집]도 제목이며 표지가 참 마음에 들어서 사려고 했는데
프레이야님이 선물로 주셔서 아주 아끼고 있다.
[다산의 마음]은 정약용을 좋아하는 내가 피해 갈 수 없는 책이긴 했겠지만
제목이 참 개인적이라 좋았다.
다산의 마음이라니!!
그런데 내용은 제목보다 더 좋았다.
지금도 저 책에는 얼마나 많은 밑줄이 그어져 있는지!!
[인숙만필]은 또 어떤가!
이 책으로 황인숙씨를 알게 되었고
그녀의 다른 책[황인숙.선현경의 일일일락 ]도 사서 읽었다.
제목이며 표지가 너무 귀여운데 황인숙씨는
글이 무겁지 않고 착해서 좋다.
나는 그녀의 시보다 수필이 더 좋다, 아직은.
[이제 다시 그 마음들을]도 샀구나.
[나보코프 블루스]은 그당시(지금은 절판이지만,,ㅠㅠ) 가격이 좀 비싼 편이었는데도 무리해서 샀다.
어찌 저 표지를 그냥 지나칠 수 있었겠는가!!
[고등어를 금하노라]도 제목만 보고 좋아서 샀다가
그녀의 다른 책 [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 ]도 구입했는데 흡족했다.
그녀가 요즘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다른 책도 나왔으면 좋겠다.
이 외에도 구매 리스트를 열어보면 더 많지만 여기까지.
알라딘에 글 올리는 게 재밌지만 피곤하기도 하다.
일단 이렇게 책 찾아 넣기 하는 거 엄청 시간도 걸리고 힘들다는,,ㅠㅠ
오늘도 학생이 질문하는거 보려고 책을 봤는데 글씨가 안 보여서 돋보기 꺼내면서
"얘야, 공부는 다 때가 있는 법이란다. 눈 잘 보일 때 공부 열심히 해."라고 말했는데 알라딘에 글 올리는 것도 젊어서 해야지,,,늙으니 좀 힘에 부치는구나,,ㅋㅎㅎㅎ
노인들이 잔소리하는 이유를 점점 깨우쳐 가는 나이가 되고 있는,,,,아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