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글쓰기 책 몇 권에 대한 이야기.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주문은 다 아는 얘기. 하지만 그것을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푸는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그냥 글을 잘 쓰는 법을 말하는 것은 (있다면 말이지만) 글쓰기 학원의 강사가 할 일이다. 단순한 비법의 나열이 아닌 `삶에서 글쓰기의 문제`를 다루어야 그 글을 쓰는 방법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가 닿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기사이거나 르포이거나 소설이거나 마찬가지.

문장 만들기의 방법적 나열을 원한다면 <탄탄한 문장력>도 나쁜 책이 아니다. 다이제스트 형식의 깔끔한 글쓰기 방법 책이다.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도 문장에 대한 깊인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소설과 같은 그 형식 또한 좋다. 두 책은 문장을 다루는 책이니 글쓰기를 시작하는 문제에서 벗어났다면 읽을 만한 괜찮은 책이다.

하지만 앞의 두 책과 조금 다른 의미로 은유의 <글쓰기의 최전선>은 나를 완전히 흔들어 놓은 책. e북으로 읽고 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으려고 종이책도 구매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생각하는 인간 모두에게 글쓰기의 깊이를 담아 줄 수 있는 책. 글을 시작하는 시점과 글을 바라보는 시점을 준다. 뻗어나가는 독서를 위해서도 좋은 책이다. 인용구가 많아 밑줄도 많다.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역시 작가의 문제 의식과 글쓰기에 대한 고찰을 돕는 책이다. 미치너의 <작가는 왜 쓰는가>는 소설가의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고전 소설을 즐겨읽는 사람에게는 테리 이글턴의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를 같이 읽기로 추천 할만 하다. 읽기와 쓰기의 문제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대통령의 글쓰기>에는 작법에 관한 여러 가지 책이 소개되어 있으며 읽기에 부담이 없다. 글이 잘 정돈되어 있고 끊어서 포인트를 잘 잡았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와 그들의 연설에 대한 이야기가 뭉클뭉클 다가오는 것은 아주 큰 덤이다.

다음 글쓰기에 관한 책은 무엇으로 할까? 나는 읽기만 하고 언제 쓰려나?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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