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와 갑자기 영화 [데미지]가 개봉 금지 당한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이 났다. (근데 왜 그런 얘기를 했던거지..?)


어떤 영화는 개봉이 되자마자, 혹은 개봉되지 못하고 '외설 시비'에 걸리곤 한다.


항상 나오는 헤드라인 "예술이냐 외설이냐". 대부분 기사는 기준이 불분명한 심의 기준을 비난으로 삼으며 '현재 예술이라 불리는 작품도 당대에는 외설 시비에 휘말렸다.' 라는 말을 꼭 있다. 


소문만 들었지 '개봉만 안 됐지 사실 다 본다'는 영상만 찾아보기 바빴던 나는 막상 이런 책을 읽은 적이 없다는 걸 얼마전에 퍼뜩 깨달았다.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부끄부끄) 틈틈이 읽어보기로 결심. [마담보바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외설인지 예술인지는 내가~ 판단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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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일본영화이지만 이런 류의 영화가 계속 나오고 있다. 호응이 좋아서 그런거겠지. 일단 매니아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고.. 그래서 이런 영화들을 '푸드 힐링 무비'라는 장르를 따로 만들어야한다고까지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힐링+ 성장이 조합된 이들 영화들은 보면 잠시나마 가슴께가 따땃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보기만해도 즐거운 요리의 향연과 영상미까지, 두루두루 눈호강은 제대로 된다.

 

새로운 장르를 신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마당에 산통을 깨기는 좀 그렇지만.. 진짜 이 영화들이 힐링이 되는 거 맞나요?

 

 

 

 

전설의 케잌 장인이 딸을 잃고 케잌에 손을 놨다. 못난 남자를 따라온 (못난) 오사카 출신 여자애는 무식함과 드센 모습 때문에 남자에게 버림받는다. (실은 남자애가 나쁜X지만 여자애도 못난 건 마찬가지.)

 

다행히 드센 성격은 근성으로 바뀌고 원래 빵집 출신 여자애는 도쿄의 세련된 코안도르의 견습생이 된다. (처음부터 가르치는 거였으면 영화가 속편이 나와야 될테니까.)

 

케잌 장인과 여자애는 만나게 되고, 여자애의 열정인지 기개인지에 변한 건지 어쩐건지 아무튼 빵을 다시 만들게 된다. (그렇다고 이성적인 교감도 없다. 우정이라고 보기에도 먼가 미적지근하고..)

 

다시 '전설'의 케잌을 맞보게 된 다수는 기뻐진다. 그가 '전설'이 된 이유도.. 그가 만든 빵을 먹으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되는 대사를 마구 남발한다.

 

이렇게 '전설'이나 "먹으면 행복해져"같은 오글거리는 말이 뛰어난 영상미에도 영화를 갑자기 B급으로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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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DVD는 안 나온건지.. 검색이 안 되는 관계로 책으로 등록.

 

 

<영화의 줄거리>

불쌍한 주인공 린코는 어릴 때부터 외톨이였습니다. 엄마는 물장사로 바빴고, 동네 친구들은 린코를 사생아라고 마구 놀렸거든요. 린코의 '린'자는 불륜의 '륜'라구요.(일본어 발음으론 가능) 노래까지 지어서 부르면서.

 

린코는 할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할머니는 항상 린코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었어요. 할머니의 된장 항아리는 린코에게 고향과 같았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린코는 말도 잃었어요.

 

갈 데가 없어진 린코는 결국 차가운 엄마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린코는 착하고 순박한 조력자 동네 아저씨의 도움으로 '달팽이 식당'을 엽니다. 그녀의 말없고 느린 성격과 맞아 떨어지는 이름이죠. 이런 영화에서 없어보이게 가게세 걱정을 할 리는 없죠. 어찌보면 방만하고 로맨틱한 경영으로 '소원을 이뤄주는' 가게로 입소문이 납니다.

 

린코의 가게에 와서 고백을 하면 고백이 이루어져요. 항상 검은 상복만 입고 있던 과부도 색깔 옷을 입게 되요. 그러면서 린코도 점점 행복해져요. (저는 이게 이해가 많이 안돼요.ㅠㅠ)

 

엄마는 죽을 병에 걸리지만 첫사랑을 만나서 행복해요. 그리고 매일 밤에 나는 부엉이 소리가 엄마가 설치해준 부엉이 인형이란 걸 알고 린코는 엄마가 자신을 줄곧 사랑해왔다는 걸 깨달아요. 어설픈 해피엔딩 디 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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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영화의 시초는 바로 이 [카모메 식당]이라고 봐야겠지..?

 

핀란드에 갑자기 일본식 주먹밥 가게를 낸 패기있는 사장님. 당연히 잘 될리는 없지.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지만 들어가지 않고 수근수근댈 뿐이다.

 

그치만 포근하고 관대한 주인 덕분인지 몇몇 일본인 덕분인지 가게는 먹고 살만큼 되는 듯 하다. 왜냐.. 원래 그래야 하는 영화니까. 추운 헬싱키에 일본식 주먹밥 가게를 덜컥 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 갑자기 장사가 잘 되는 것도 굳이 현실적으로 따져볼 필요는 없지.

 

따뜻한 주먹밥 한 입에 주인과 손님들이 감추고 있는 스토리를 꺼내고 서로 보듬어 주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면 이 영화의 역할은 끝난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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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랄하게 욕을 하고 있는 나는 실제로 이들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잠시 행복했다. 가끔씩 나와주는 황당한 상황이나 대사에서는 깜짝 놀라서 피식 웃기는 했지만. 잔잔한 스토리와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예쁜 색감의 영상도 다들 뛰어나다.

 

그래서 이렇게 예쁜 영화들을 비난하는 게 나로서는 몹시 꺼려지긴 한다. "단지 너가 관대하지 못하고 마음이 베베 꼬였을 뿐"이라는 매니아의 비난을 듣는다해도 그닥 반발을 못할 것이기 때문에.

 

내 주변엔 홍상수 영화를 사람 사귐의 기준으로 세우는 친구도 있지만, 나는 이들 '푸드 힐링 무비'를 관대하게 보는, 나와 정반대의 사람을 좀 사귐의 기준으로 세워도 될 것 같다.

 

물론 이들의 '대책없는 낙관주의'는 비난하고 싶지만.. 내가 생각해도 나는 요즘 여유가 없고 관대하질 못한 거 같으니..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처럼 나는 이런 영화를 욕하면서도 계속, 계속 본다.

 

 

 

 

 

 

한핏줄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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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은 나쁘다. 그래서 더 매력이다. 끊지를 못하게 만든다. 좋아하는 초콜릿 브랜드를 대라면 단번에 다섯 손가락은 금방 채운다. 팀탐, 허쉬, 페로로로쉐, 고디바, 벨지안.... 심지어 에이비씨 초콜릿도 좋아한다.

 

옛날 옛날에 아즈텍 문명에서 고추가루 같은 것을 타서 제사 때나 먹을만큼 신성한 것이었다는데.. 그 고추가루에 탄 뜨거운 초콜릿을 먹어보고 싶다. 음식은 혀로 배워야지 글로 읽으라고 만든 것이 아닌데.

 

이런 나를 고문하는 책들이 있었으니...

 

 

 

 원제는 초콜릿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기 시작하는 온도.. 정도라고 하는데 우리말의 분위기를 살려서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됐다고 한다. 아무래도 "초콜릿이 부글부글"은 이상하니까 말이다.

 

여기 나오는 레시피 중에 딱히 초콜릿이 강조된 건 없다. 다만 초콜릿이 관능적인 재료라는 것만 암시할 뿐.

 

금단의 사랑은 달콤하고 쌉싸름하다. 둘 사이에 확신만 있다면!

 

티타와 그녀의 형부인 페드로의 사랑. 둘째 언니와 혁명군 장교(?)과의 사랑... 이야기는 시종일관 관능적이고 강력하다. 고전으로 분류되지만 심심할 때마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만, 어떤 일이라도 막장 드라마는 싫다, 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척 화가 날 수도 있다. 황당한 이야기라면 치를 떠는 사람도 던질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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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책에 비해서는 백배는 현대적인 것 같다. 그래도 드라마같은 소설이다.

 

주의할 점은, 초콜릿의 비중이 커서 읽는 중간에 참지 못하고 결국 초콜릿을 사러 나가게 된다는 것.

 

다이어트 중에는 절대 읽지 말 것!

 

부글부글 끓어서 숨을 가쁘게 만드는 초콜릿이라기 보다는 심혈을 기울여 중탕을 하고 숨을 죽이며 모양을 내는.. 아기자기하고 정성 스러운 초콜릿에 가깝다. 그래서 관능적인 사랑이라기 보다는 모성애와 자매애로 분류되는 따뜻하고 끈덕진(?) 점성 강한 사랑의 초콜릿이다.

 

바람을 따라 다니는 모녀가 엄마의 그늘을 벗고 정착하는 과정이 멋있다.

본능을 억누르고 사는 아르노 신부도 안타깝고..

 

작가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이 따뜻하면서도.. 읽기가 의외로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그저 달달하고 행복한 얘기가 보고 싶다면 비노쉬와 조니뎁이 나오는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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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일 못되고 사랑스러운 로알드 달의 동화를 추천한다.

 

황금 티켓이 당첨되어(것도 운이 엄청 좋게!) 윌리 윙카의 초콜릿 공장을 견학가게 된 찰리와 나머지 네 명 떨거지(?)들의 이야긴데.. 이런 식의 모험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질리질 않는다.

 

가난하지만 엄마, 아빠, 네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산 독립적인 찰리는 넘넘 멋있다. 역시 자존감이 강한 아이는 어디에서나 살아남고 사랑받는다.

 

결국, 용기가 우리를 구원한다.

 

이런 단순한 진리를 재밌게 말하는 재주를 가진 로알드 달 할아부지 따봉!

 

 

결론은.. 초콜릿은 나쁘다. 그것도 너무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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