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이상한 취미.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하고, TV, 인터넷만 연결하면 어디서든 관련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책은 거들떠도 안보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취미. 그리고 꼭 한두해 지나서 혼자 좋아하는.

1947년 사해(死海) 근처의 쿰란의 동굴에서 사해문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문서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핵심은 치적을 행사하는 또 한명의 메시아에 있다. 예수의 활동시기가 원전의 성서와 맞지 않기 때문에
예수 이전에 또 한명의 메시아가 있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02년 9월 최첨단 인공위성인 퀴버드를 통해 촬영된 아라라트산(터키)에 있는 배 형태의 물체가
노아의 방주라며 배 형태의 물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과 'Passion of the Christ'의 영화 또한 악마의 영화라며 기독교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 등을 통해 상영금지 등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이미 성경에 대한 많은 부분들이 고고학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하고 또 끊이없이
반론이 제기되기도 하는,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시즌만 되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다.

다빈치 코드에는 즐거우리만큼 다양한 논란의 소재들을 등장시킨다. 마리아 막달레나, 성배, 시온수도회,
템플기사단, 숨겨진 고 성서,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에 숨겨진 코드들.

1권만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 2권은 읽다가 맥이 끊어질까봐 동네 서점으로 달려가서 구입해 놓고
손에서 놓질 않고 이내 읽어버렸다. 그만큼 다빈치 코드는 독자를 당기는 힘이 강하고, 작가적인 상상력이
독자를 놀랍게 만드는 독특한 소재를 그린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다.

진짜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찾아봐야할 숙제이지, 소설을 소설 이상으로
기대한다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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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지난 달, 원정까지 가면서 헌책방을 찾아 나섰던 일이 있다. 딱히 뭘 사겠다는 욕심보다는,
좋은 책을 만나고 싶다는 욕심에 전날 밤을 새웠음에도 불구하고, 성신여대 근처에 있는
헌책방을 하나 찾아내었다. 한 두세 시간을 골랐을까, 다른 곳에서는 유난히도 찾기 힘들었던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을 찾아내고는 어찌가 기뻐했던지..
대학교 1학년 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이었기에, 살 기회는 잘 안되고 그래서 혹
헌책방에 가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번번히 허탕을 치고 만난터라 더욱 반가웠다.
아직 다시 읽지는 않았지만, 다시 읽게 되면 아마도 스무살 때의 마음과 지금 바로 홍세화씨의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을 읽어버린, 적어도 아주 조금은 내가 무식했었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은
많이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우리는 여전히 힘든 세상을 살아나가고 있다. 그 힘들다는 것이 나라를 빼았긴 슬픔이 아닌,
전쟁 후 겪는 피폐함이 아닌, 60~70년대를 거쳐 80년대까지 사상만으로 사람을 죽이고 살리던 나라에서
살고 있는 힘겨움이 아닌, 그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힘든 삶으로 생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과거에 거창했으나, 이제는 시민들, 심지어는 학생에게조차 외면받고 있는 학생운동이라는
우리의 '무지'깨닫기는 이제 한두 사람의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만 남아 있는 것 처럼 보인다.
NL이니 PD니, 조중동이니, 수구/보수/진보/좌익/우익이니 하는 따위의 말들이 내 이야기가 아닌 양
치부되는 모습들 또한 나 역시도 자주 보게 된다. 바로 무지에 대한 무감각일 것이다.

 홍세화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프랑스에서 살고 있지 않은 내가 불행하다는 생각 보다는,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화가 더 나기 마련이다. 수구라는 말이
나이를 먹으면서, 조직에서 몸 담고,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는 어떤 경계선에 부딪혔을 때,
뼈져리게 더욱 느껴짐을 이렇게 타인의 목소리를 빌어서라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음은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한 사람의 목소리로 이 책에 거론된 사람들의 인물됨이나 자리됨을 따진 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조금만 눈을 뜨면, 아주 조금만 눈을 뜨면
내 주변에 불합리한, 있어서는 안될, 가끔은 말이 안되는 짓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을 시작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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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보다 일본은 내게 그렇게 멀리에 있지 않았었나 보다.
이렇게 일본 여행을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창가의 토토’라는 책을 읽고 나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정말 그렇게 평범하게 학교를 다녔으며, 지은이(구로야나기 테츠코)처럼 기억하고 싶은 그런 ‘교육’에 대한 생각이 없다는 것에 씁쓸해 할 뿐이다.

하지만, 비록 아주 어린 유년시절에 겪어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비록 내가 세상에 놓여져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많은 호기심을 안고 살고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아니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런 꿈 많은 아이를 둔 아빠가 될 것이기 때문에 작고 뭉클한 감동으로 내 안에 남아주길 기대할 것이다.

반추해 보면, 난 궁금해 하지 않았다.
대부분을 내 판단에 의해서 중요하거나 혹은 사소한 것으로 치부해서 기억하고, 잊으면서 나름대로의 ‘앎’을 터득해 나갔다. 지금도 그러한 나의 학습 방법은 여전한 것이어서, 되도록 나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사안들만 검토하는 편협한 지식 습득 방법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니라고 생각해 왔던 컴플렉스는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깊은 곳에서 때에 따라서 불쑥 불쑥 튀어 솟아오르는 것임을 알게 해 주었다.

아주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훗날 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가 단 한번도 궁금하게 여겨보지 않았던 것을 진지하게 물어온다면, 정말 나는 그 아이에게 지혜롭게 혹은 자상하게 그 물음에 대답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유년시절에 단 한번도 궁금하게 여겨보지 않았던, 하늘은 왜 파랗고, 비가 올 때 구름은 왜 검정색이고, 하는 등등의 천진난만한 물음들.

‘창가의 토토’를 읽는 동안에 난 토토와 같은 유년을 떠올리게 되었고, 책을 덮고 감흥을 남기려는 지금은 어느덧 그런 토토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과 비슷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과연 내가 지금, 아니 내가 자라왔던 그러한 보통의 환경-내 아이가 자랄 때 즈음에는 어쩌면 더욱 바쁘고, 정신없고, 해야할 일들이 많은 학생들처럼-을 벗어난 생각으로 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담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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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정하 지음 / 고려문화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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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상한 일입니다.
사랑을 나눠 보면 슬픔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도
사람들은 사랑을 하지 못해서 안달입니다.
약간의 기쁨, 그 불확실한 기쁨을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 전체가 슬픔에 젖어 산다 해도
능히 그것을 감수하거든요.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어이없는 일이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벌어질 것이니...

허허로웠습니다.
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시작될 이 무렵이면
나는 늘 허허로웠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아무렇지도 않다가 이맘때쯤이면
왜 유독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는지.
그랬습니다.
바람은 길거리에만 부는게 아니었습니다.
추운 바람이야 따뜻한 옷 하나 입으면 되지만
마음속에서 불어대는 바람은 도무지 대책이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지 않고서는
내 빈 마음으로 불어닥치는 머나먼 이름 하나...“

‘사랑’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지 않고서는 마음속에서 불어대는 바람은 도무지 대책이 없습니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사랑을 하겠다고 그렇게 애를 쓰지는 못했지만, 사랑을 하고 있지 않아서 마음속에 불어대는 바람에는 대책이 없습니다. 한 사람을 잊고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임을, 그 사람의 곁에 있을 때에는 몰랐습니다. 당연한 일일까요. 결코 단 한번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애를 써야 사랑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 다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시간과 현실이라는 과제를 떠난다면야 능히 해결이 될 문제일테지만, 그 안에서 찾아지는 사랑이야말로 더욱더 안타깝고, 애절하고, 행복한 사랑이 됨은 말할 여지가 없을테지요. 여유로운 사랑이란 이젠 없을 것 같습니다. 왠지 사랑조차도 제겐 없을 것 같습니다. 섯부른 판단이었기를 바랄 뿐이죠. 좀 더 애를 써야 되는 일일까요. 제게로 오지 않는 사랑을 원망하는 일이 잘못된 것이겠지요.

쓸쓸한 사랑에 대한 기억이 뭍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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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은 헌책이다 - 함께살기 최종규의 헌책방 나들이
최종규 글 사진 / 그물코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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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샌 소설책을 제외하고는 만원 주고 책 사기가 어째 힘든 것 같다. 지난 달 비가 억수로 쏟아질 때, 동네 서점에 터벅터벅 들어가서 그냥 책 구경하다가 손에 집은 책이 이 책이었다. 싸이월드 내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최종규씨가 직접 국내 헌책방들이 있는 위치, 가는 방법, 그리고 그 헌책방들에서 구한 남모르는 진귀한 보물(책)을 찾아내고 소개하는 글로 꽉꽉 들어찬 책이다.

실은 이 책을 들고, 어제 홍대, 신촌 부근의 헌책방 두 곳을 돌아다녔다. 한 곳은 이미 알고 있는 곳이었고, 한 곳은 늘 스쳐 지나던 곳이었는데, 말하자면 책을 보기 위해서는 처음 가 보았었다. (숨어있는 책)다른 사람들에게는 '보물'이라고 여기기 힘들테지만, 1981년 발행되어 이제 절판되어 더 이상 새책으로 구하기 힘든 '코스모스/칼세이건'이라는 책을 바로 손에 넣었다. 딱 이 책 한권을 찾으려고 나선 길이었는데 말이다.

일단, 필자의 말을 빌리면 헌책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헌책방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라고 한다. 당연히 그곳에 숨겨진 보물이 그리 많지 않을테니, 자신만이 소장하고 싶은 그러한 욕구가 반영한 이기심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발걸음들이 더 이상 헌책방들을 이제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다. 공급과 수요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헌책방에서 책을 사고, 팔려는 발걸음이 그리 잦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튼, '전작주의자의 꿈'이란 책도 헌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쓴 이와 비슷한 내용이지만, 앞서 말한대로 적어도 서울시 내에 있는 알려진 헌책방의 소재지와 찾아가는 방법, 그리고 무엇보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그것도 즐겁게 적혀있다. 컷컷이 들어간 흑백사진의 알 수 없는 쓸쓸함과 따뜻함이 함께 전해져 오며, 십대들의 전유물인 외계어나 바르지 않은 말 등이 철저하게 순수한 우리말로 되어있다. 책만 읽어본 나로써는 뭐랄까 필자에 대한 느낌이 상당히 '선'하게 전해져 온다.

또 시간이 허락되면, 이번에는 친구놈 손을 붙들고 좀 멀리 떨어진 곳의 '숨어있는' 책을 찾으러 가야겠다. 절대 길 찾기, 버스타기 이런거 못하는 나를 위해 이 책을 들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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