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 體仁知 - '경계'를 넘어 '경지'에 이르는 지식의 보물지도
유영만 지음 / 위너스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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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體仁知 (유영만)

유영만 교수는 교육학자이고, 본인은 지식생태학자라고 부른다. 다양한 집필활동을 하여 많은 책들을 출간했다. 작년 겨울에 체인지의 출간기념회에 참석을 했었는데 실제 책은 한참 뒤에나 읽게 되었다. 요즈음은 간혹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여 책장에 잠재워두는 일이 흔하게 발생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영만 교수가 욕심이 대단히 많다고 생각을 했다. 책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던 것 같고, 그것이 오히려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방해로 작용하지 않았나 한다. 體仁知 라는 좋은 컨셉이 오히려 내용에 묻혀 버린 게 아닌가 한다. 각 챕터에서 독특한 해석과 설명이 나오는데 흥미롭긴 하지만 역시나 너무 많은 내용이다. 하나의 의미를 좀 더 깊게 설명을 했다면 더 훌륭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體仁知의 개념은 좋지만 그 개념들과의 관계성이 돋보이지 않는다. 좀 더 중언 되는 부문이 있더라도 體仁知 각각을 연결해주었으면 더 마음에 와 닿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인용한 내용들은 좀 더 설명을 길게 해주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좀 삐딱하게 보면 언어의 유희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독특한 접근은 신선하지만 너무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암기과목 하듯이 외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에필로그 내용이 더 쉽게 와 닿는다. 사례가 손에 잡힐듯해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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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본문에서..

p.33. 걸으면서 자신과 대화하고 주변 사물과 대화를 하면 놀랍게도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내 목소리가 들리고 사물이 말을 걸어온다.

p. 38.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고, 내려가면 올라갈 때가 반드시 온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 것이다. 지금 내려가고 있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말 것이며, 지금 올라가고 있다고 해서 마냥 즐거워해서도 안 된다, 내려가면 올라갈 때가 올 것이고 올라가면 내려와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p. 61.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서 왜 그토록 목표를 항해 매진하고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 해야만 되는 이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알아야 성공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의 존재이유를 아는 사람이라야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p. 94. 처음부터 위대한 작품을 쓴 작가는 없다. 위대한 글도 보잘것없는 글에서 시작된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세상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숱한 실패작을 양산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글쓰기 실력이 쌓인다.

p. 115. 세상에는 평탄한 길만 있는 게 아니다. 먼 곳으로 항해하는 배가 단 한 번의 풍파도 만나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는 없다. 풍파는 언제나 전진하는 자의 벗이다. 차라리 고난 속에 인생의 기쁨이 있다고 생각하자. 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가슴이 뛸 것이다.

p.150. 세상의 모든 물은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가지만, 수증기로 변신해 다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 간다. 낮춤이 높임이고 내려감이 올라감이다. 그래서 가장 낮은 바닥인 바다는 곧 희망이다.

p. 240. 칼을 쓰는 시간보다 칼을 가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 그래야 단번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대패질하는 시간보다 대팻날을 가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 그래야 나뭇결에 따라 아름다운 대패질을 할 수 있다. 기다리는 시간에 내가 무엇을 준비했는지가 기다림의 끝에 맛볼 수 있는 승리의 맛을 결정한다. 

p. 286. 삶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우연히 일어나는 일의 연속인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삶은 확실한 것보다 불확실한 것이 더 많다.

p. 294. 무엇인가를 달성하기 위해 연습한다기 보다 연습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찾는다. 한 단계 한 단계를 더 완벽하게 오를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다, 연습이 계속되면 지루하지만, 어제와 다른 완벽에 이르기 위해 과정 그 자체에 자신의 모든 힘과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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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하차 - 잘 나가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기타무라 모리 지음, 이영빈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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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하차.

잘나가는 잡지사 편집인, 어느 날 찾아온 공황장애 그리고 가족이야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문득문득 시한폭탄을 등에 지고 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아마도 모리씨는 그 시한폭탄이 좀 일찍 터 졌나 보다. 뭐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리 사회를 보면 준 공황장애 또는 정신불안인 사람들이 흘러 넘치고 있으니.. 모리씨 처럼 선택을 못하고 그냥 견디는 수준 아닌가..

본인의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하게 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직업과 일본인 고유의 특성이 맞물린 것이라 생각된다.

아들과의 관계, 아내와의 관계, 그리고 아버지.. 우리가 묻어두고 싶었던 부문 또는 외면하고 싶었던 부문을 모리씨는 담담히 뒤집어 보이고 잘 치유했다고 본다.

일이라는게 어떤 우리에게 의미일까? 일을 하기 위해서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인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너무 많다. 저자가 이런 부문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진지하다.

아들, 가족.. 어렵지만 그래도 결국에 마지막 안식처 아닌가? 어떤 이의 말 중에서 일이라는 고무공과 가족이라는 유리공이 있는데 유리공은 한번 떨어뜨리면 회복할 수 없다고.. 정말 그렇다.

사회가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자꾸 이상한 프레임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현실에서 그것을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은 짧은 출장길에 마음 편히 볼려고 가방에 넣었는데 푹 빠져서 단번에 다 읽어 버렸다.

비슷한 또래에 직장인이라는 상황으로 공감이 심하게 되었나 보다.

장애가 오기 전에 여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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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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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의 이 책이 오랬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었던 것은 알았지만 개인적으로 제목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 책을 읽지는 않았었다.

개인적으로 젊은이들이 희망에 가득 찼으면 좋겠지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 얼마나 하고 싶은 일이 많고 호기심과 열정에 가득 차 있을 시기인데 아픈게 당연한 것처럼 비추어 지는데 대한 거부감이 있다. 청춘은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기이여야 한다.

최근 젊은 친구들을 만날 일이 자주 있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 책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읽어보기로 했다. 비평을 하던 무엇을 하던지 읽어보고 난 뒤에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명불허전이라고 했던가.. 장기간 베스트 셀러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책의 문체가 잘 정제되어있고 또한 편안하게 쓰여져 있다. 진정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조근조근 해 주는듯하다.

그리고 흔해빠진 자기계발서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젊은 친구들이 자기 계발서 읽는데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 생각에서 보면 이 책은 일단 그 영역에서는 벗어난 듯 하다.

나는 이래서 오늘 이 자리에 와 있다고 할만도 한데 뒤를 과거를 솔직히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한지 20여년이 훌쩍 지났지만 나의 대학생활, 첫 직장등이 투영되어 흥미로웠고, 또 많은 내용이 사십중반이 된 나에게도 아직 유효해서 놀랐다. 나이와 상관없이 공통된 부문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님 나이만 먹었지 아직도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

답답한 사회, 성공만 부르짓고, 돈과 지위가 성공의 징표가 되는 작금의 한국 사회에서 젊은 친구들은 정말 힘들 것이다. 기득권들은 그네들의 잣대를 아무 곳이나 들이대어 마음껏 재단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만큼을 더 살아보았는데도 답답한데 젊은 친구들은 답답하겠지..

그래도 열정과 도전으로 무언가를 해보다 보면 또 다른 쪽의 터널 끝이 보이겠지 생각해본다.

자기계발서 같은 이야기이지만 뭐 다른 방법을 모르는 범인으로서는 아직도 그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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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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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일본 소설의 재미를 한껏 보여준 책이 아닌가 한다. 너무 설정이 잘 들어 맞아 허구의 냄새가 짙게 나지만, 작가의 의도를 점치면서 보는 재미 또 한 솔솔하다.

머리가 복잡할 때 이런 책 한 권을 읽어 나가는 것은 좋은 회복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50여 페이지의 장편이지만 읽어 내려가는데 전혀 부담이 없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떻게 보면 뻔한 얘기일수도 있으니 소설의 내용은 차지하더라고, 글이 사람들에게 재미와 일정부문의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것 아닌가..

번역이 매끄럽게 되어 있어서 한결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원작과 번역본에서 문화적 배경 탓인지 일본책들의 번역본들이 한층 매끄럽게 읽혀진다. 번역자인 양윤옥씨의 번역은 항상 훌륭하게 읽혀진다.

추리 작가로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소소한 주제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글속의 추리적 부문들은 그의 경험과 잘 버무려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소설 속으로 독자를 끌어 들여 고민하게 만드는 탁월함을 보여주었다. 고민에 대한 답장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이 세상 수많은 독자들이 각자의 생각의 나래를 펴게 해주지 않았을까

팍팍하고 머리 아픈 현실에 이런 류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청량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구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가의 머리를 질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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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난 제작소 이야기
카마다 마사루 지음, 김욱 옮김 / 페이퍼로드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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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난 제작소 이야기.

일본에 있는 기업들 중에서 독특한 방침이나 접근으로 성공하면서 장수한 이야기는 많다. 국내에서도 일본전산 이야기는 베스트 셀러로 자리매김해서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다.

메이난 제작소는 좀 더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것 같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그 당연한 것이 특별한 것이 되어 이야기로 쓰여졌다.

먼저 눈에 확 와 닿는 것은 F=ma (=질량x가속도)라는 물리학 공식이다. 이것이 어째서 기업의 사시가 되었을까? 이해 할려고 노력은 했으나 솔직히 그 깊이를 아는 데는 실패했다.

하세가와 사장은 수십 년 전에 이미 교육의 본질을 이해하고 실천하려고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은 정답을 맞추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고 실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아직도 교육의 근본을 잊고 살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대단한 통찰력이다.

메이난 이야기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인간이라는 중심개념이다. 기업에 있어서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한 중심자리를 인간이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들은 화려한 학력이나 경력을 우대하지는 않았지만 구성원 각자가 본분을 충실해 해줬고, 이익을 쫓지 않았지만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으니 하세가와 사장과 메이난 직원들의 방법을 믿어도 될듯하다. 그리고 40년이상 꾸준한 성과를 내 왔으니 단기적인 결과라 의심하기도 어렵다.

작은 에피소드지만 야유회경우를 보고 나 역시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다. 사원들에게 야유회에 대한 전권을 주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앞세울 것이다. 그러한 걱정은 모두 믿지 못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은 진실이라고 공감된다. 그러면 우리는 왜 그런 걱정을 가지게 되었는가? 왜 믿지 못하는가? 그동안 받아온 교육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은 곁에 두고 회의나 걱정이 들 때마다 한번씩 들추어 보면 안정감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원이 행복한 회사. 그리고 그 사원들이 만드는 진정한 제품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본문중에서..

p. 47. 매출 급증으로 마음이 변한 사장이 내 돈이 들어갔으니 뽑을 수 있을 때까지 뽑아 내야 한다라면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잊어버린 채 모든 이익을 혼자 독점 해버렸다… (중략)… 자신처럼 의욕이 넘치는 청년들이 꿈을 실현시키려면 스스로 회사를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다고 절감하게 되었다…. (중략)..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인간성의 본질을 뭉개버리는 회사에 잠식당해서는 안 된다. 내 안의 창조력과 사고력을 키우려면 자립하는 길 밖에 없다.”

p. 56. 인간이 기계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극히 한정된 자기 업무 이외의 것은 생각하지 않게 되었고, 나머지 부분은 전부 누군가를 의지하며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적극성을 잃는 것은 당연하고 자신의 능력적 가능성마저 빼앗긴 채 말입니다. 1963년의 어느날, 목공기계를 만드는 작은 공장의 사장이 한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p. 102. 메이난은 더 이상 사원들에게 단순한 직장,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의 공간이 아니었다.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바른 진리를 실천하고 있는 창조의 공간이자 삶의 보람이 느껴지는 유일한 사회가 되었다.

p.219. 인생은 하루하루 속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살아온 결과가 된다. 그 인생의 절차를 어떻게 밟고 있는가, 또는 기업이 인생에 어떤 식으로 가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p.236. 세상에서 제일 이해되지 않는 것이 경영 세습입니다.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을 경영의 최종 목표로 여기는 발상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세습이란 봉건제의 잔재입니다. 현대사회가 도래하면서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옛 관습들이 일변했음에도 오직 세습제 만은 변하지 않고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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