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눈동자 36부작 박스세트 - MBC 창사 30주년 기념드라마
오연수 외 출연 / MBC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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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없이 볼 수 없는 대치, 여옥, 하림의 안타까운 운명. 어두운 한국근대사의 아픔을 조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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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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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잔 와이즈 바우어가 쓴 세계사를 읽고 있다.

때마침 1920년대 제1차 세계대전과 이어지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이 딱 그와 맞물려 있어 이해하기 더 쉬웠던 것 같다.


소설은 미국의 대공황이 있기 전의 역사인 1920년대를 배경으로 했다.

산업은 발달했고 월스트리트는 여지없는 호황기였다.

사람들은 모두 부에 미쳐 있었고 축제와 환락에 환장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런 시절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스트에그처럼 한쪽에는 돈을 공중에 뿌리는 사람의 삶이 있었던가 하면

쓰레기계곡 인근처럼 다른 한쪽에는 비참한 잡부들의 삶도 있었다.


나는 피츠제럴드가 개츠비를 통해 무엇을 담아내고 싶었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불현듯 쓰레기계곡에 있던 사람들과 안경을 쓴 눈이 그려진 벽이 생각났다.

사랑과 돈이 메인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맞겠지만 그런 것들을 쫓은 자들은 결국 파멸의 길로 걸어 들어갔다.

그렇기에 그 반대되는 쓰레기계곡과 눈이 그려진 벽은 그런 허황된 것들을 쫓는 자들에 대한 감시자이자 비판자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부와 환락을 쫓는 그들의 삶이 내게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한번쯤은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인간의 숨은 욕망이 느껴지기도 해서 무서웠다.


닉은 뉴욕으로 이사와서 처음엔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뉴욕이 좋아졌다가 다시 환멸을 느끼게 되는 중심인물이다.

글의 화자이기도 하면서 극의 중심인물을 끌어가는 구조가 

살아가면서 이토록 희망적인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던 닉의 말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과연 닉이 본 개츠비는 진정으로 위대했을까.

그 인간들은 썩어빠졌고 그 자들을 합친 것보다 더 당신은 위대하다는 그의 말은 

개츠비에 대한 칭찬이기도 하면서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저자의 의지는 아니었을지. 


소설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분명 문학소설임에도 마치 역사소설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문학적 상상력과 인물의 묘사도 탁월했지만 역사적 배경을 표현하는 여러 장치가 내게는 참 중요하게 인식되었고 그래서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켰던 것 같다.

소설은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추가로 1910년대 미국과 193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는 예전부터 읽고 싶었기 때문에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시스터 캐리』는 또 다른 수확이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어보아야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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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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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지식채널e는 익숙한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책은 익숙했지만 방송을 제대로 챙겨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사채널e는 처음이었다.

최근 한 예능에서 한국사 강좌를 하면서 한국사 열풍이 불었고

그 이후 방송이나 여러 매체에서 한국사 책에 관심이 가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늘 주간으로 인문, 사회, 역사 관련 뉴스를 받는데

이 책이 끼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가볍게 읽을 만할 것 같아 구입하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편집 형식 때문이었다.

일단 앞부분에는 역사채널에 나왔던 내용을 그림 및 사진과 메시지로 보여주고

뒷 페이지는 관련한 지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실 짧은 영상 속에서 시청자가 메시지를 통해 강렬함을 느낄 수는 있어도

후속 작업을 하기란 어렵다.

후속 작업이란 메시지를 바탕으로 관련 인물이나 저서를 찾아보는 작업 등을 말한다.

책에서는 관련 작업까지 담아내 주었으니 

한 권의 책으로 메시지가 주는 감동과 더불어 관련 지식까지 섭렵할 수 있다니 참 좋았다.



그리고 세 가지 테마를 바탕으로 한 내용도 마음에 들었다.

1. 어떻게 살 것인가.

2. 나는 누구인가.

3.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순간도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주어진 삶을 헛되이 살지 않도록 지금 내 삶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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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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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는 내게 어려운 난제 같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다가서기 어려웠고 이면의 진실들을 알게 될 때는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외면하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역사의 흐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특히나 현대사는 각 사건과 사실들만 알아서는 정리가 어려웠다.


체계적인 책을 통해서 배우고 싶었는데 사진과 그림과 도표로 시선을 끄는 이 책이 초보자인 내게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역사비평을 읽는 독자로서 역사비평의 편집주간인 저자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현대사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은 몇 년 전부터였다.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책임의식에 대한 단어가 머릿속에 떠다녔다.


나는 과연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현대사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우리의 후손들은 자신의 뿌리를 알지 못한 채 순간에 일희일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주고 싶다.


 


돌이켜보면 학교 교육 때 배운 것도 그렇고 주변에서 들은 것도 한쪽에 치우친 것들이었다.


한국 현대사는 경제적인 발전에 집중되어 있었고 정치나 이념, 외교 등의 문제에는 숨겨져 있는 진실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한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의 언니, 오빠, 엄마, 아빠는 국가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광복 후 어느덧 70년이 다되어 간다.


짧은 시간 우리는 급성장했다. 경제 발전으로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나라가 되었고


민주화 투쟁으로 인해 어두웠던 독재사회로부터 빠져나와 이제는 민주사회의 기초를 어느정도 닦았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사회는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다.


좌우이념과 분쟁의 갈등이 생각보다 깊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주장들을 쉽게 깔아뭉갠다는 사실을 말이다.


광복 이후 해방이 되었을 때도 좌우합작에 대한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민족이 분열되는 시련을 겪지 않았는가?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좌에도 우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 입장에서 최대한 쓰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는 점이다.


반공 교육을 받고 자란 부모님 세대는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있어서인지


그때가 있어 우리가 지금 이렇게라도 살고 있는 거라는 말과 함께 지금의 사회악을 근절시키려면 그때처럼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시고는 했다.


나는 그 말이 정말 싫었다. 왜 그때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말이다.


그래도 이승만, 박정희에 대한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대한민국의 명암 중 암을 키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진보도 수구세력에 대해 맞서려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반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의 좋은 점은 정치를 중심으로 하지만 경제, 여성, 예술, 문학, 교육, 대중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어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사회상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배운 것은 해방 후부터 전쟁 발발 이전까지의 갈등의 역사와


(특히 수많은 정당들이 만들어졌고 없어지고 연합하는 과정들. 외국의 개입 등)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를 향한 강한 열망이 낳은 피해들을 알게 된 것이다.


박정희에 대한 것은 짧게나마 알고 있었지만 이승만에 대한 지식은 부족했는데 많은 것을 얻어가게 된 것 같다.


특히 사사오입 개헌과 4.19 혁명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과거와 무조건적인 결별이 아니라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올바른 것은 계속 이어가는 노력들이 필요한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저자가 앞으로도 계속 현대사를 바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으면 한다.


나도 관심을 놓치지 않고 개입하고 따져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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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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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 가면서 든 생각은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을 이제야 읽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었다.

그래도 고인의 마지막 유작인 이 작품을 이제라도 읽게 되었으니 이번 기회가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친절한 복희씨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이 중년을 훌쩍 넘긴 노년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각 단편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과연 내가 그 즈음의 나이가 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고  노년에 대해서는 그동안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노년의 이야기라 해도 우리가 주변에서 보고 느끼는 일상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었다.


유독 우리 사회에서 노년에게 제약을 주는 것들이 많지 않나 싶다. 노인을 공경하자 라고 말하지만 실상 우리는 그 반대로 귀찮고 버거운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이 책에서도 욕망, 돈, 가족 등등의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다만 이를 무겁지 않고 해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 해도 뒷맛은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었다.


9개의 단편들 중 기억에 남는 단편은 《후남아, 밥 먹어라》와 《그래도 해피엔드》였다.   

<후남아, 밥먹어라>는 집안의 가난으로 결혼 후 이민을 간 셋째딸이 치매에 걸린 엄마를 찾아오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치매에 걸려 가족들도 못 알아본다던 엄마가 걱정스러워  달려온 주인공과 보고 싶어하던 셋째딸을 만나 잠시나마 기억을 되찾은 엄마를 보면서 핏줄이라는 게 이렇게 끈끈하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엄마가 지은 밥 냄새를 맡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동화되어 나도 울컥하게 되는 무언가가 있어 더 감동적이었다.


《그래도 해피엔드》는 서울 외곽에서 사는 주인공이 서울에 동창 모임이 있어 올라오게 되면서 겪는 일화를 담고 있는데 짧지만 임팩트가 있었다. 

길치이자 방향치인 나는 늘 길을 헤매이기 일쑤다. 서울 근교권에 살지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거꾸로 가는 방향의 지하철을 타게 되고 지도를 보아도 어디가 어디인지 방향을 감지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여 약속 시간에 늦을 까봐 평소 길을 아주 일찍 나서는 등 철저히 준비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고 동정이 갔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모임 장소에 도착한 이후의 친구들과의 대화도 왠지 상상이 되어 피식 웃음이 났다.

그녀가 돌아가는 길도 무사하길 건투를 빌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음을 찜찜하게 만들었던 단편이 있었다면 《촛불 밝힌 식탁》과 《친절한 복희씨》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촛불 밝힌 식탁》은 교장직에서 퇴임한 노부부가 자식 집 근처에 집을 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이 내 가슴도 서늘하게 만들었다. 나의 노년도 자식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로 비춰지는 것은 아닐까 무서웠다. 그리고 나도 부모님께 무심코 이런 행동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게 했다. 슬프고 괴로웠다.


《친절한 복희씨》는 시골에서 상경한 주인공이 가게 주인의 후처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발 친절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복희씨가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왜 그렇게 살까 답답한 마음이 일었지만 그녀가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았고 마지막에는 거동이 불편해진 가게 노인을 향해 제대로 반기를 드는 늬앙스를 풍겨서 그나마 마음이 풀렸다. 나는 여성의 권위에 있어서 상당히 민감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소설의 문장력과 묘사력은 닮고 싶을 만큼 탁월했다. 나는 언제 한번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능력과 묘사하는 능력은 소설에서 내가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다. 소설 속에서 내가 배우고 싶은 것들이 그런 것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름다운 문장에 매료되는 특성을 가졌으니까.


노년의 일상의 모습은 이토록 다양했다. 우리들이 일상을 보내는 것처럼 그들도 하루를 평범하게 때로는  특별하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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