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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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시로 카즈키의 작품 모두를 좋아한다. 그의 소설은 밝고 경쾌하고 발랄하다. 그는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인 소설 <GO >는 재일청년의 연애담을 말하고 있지만 그 청년의 연애는 쉽지가 않다. 연애뿐만 아니라 재일한국인으로써 일본인 학교를 다니는 것도 만만치 않고, 항상 외국인등록증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현실에 멀미를 느끼고, 애써 고백을 한 여자친구는 그를 무서워하며 떠나니 말이다. 하지만 가네시로는 이러한 얘기를 결코 무거운 필치로 그려내고 있지 않다. 그의 또다른 작품인 <레볼루션No.3>도 마찬가지이다. 재일한국인들의 연애든 일상, 사회생활이든 그들의 무겁고 불평등한 현실을 꼭 그려내고 있으며 그뿐만 아니라 중심에서 벗어난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항상 등장한다. 하지만 결코 그의 이야기는 지루하거나 무겁지 않다. 이러한 내용까지 밝고 경쾌하고 유머스럽게 풀어내는 것이 가네시로의 가장 뛰어난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도 마찬가지이다. <레볼루션No.3>의 또다른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는 혁명을 일으켰던 돌아이들 집단이 다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혁명집단이 이번엔 소심한 40대 아저씨를 위해 그들 나름대로의 작전을 편다. 전혀 일반적이지 않고,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럭비공같은 혁명집단은 이 소심한 아저씨가 자기 아들뻘 되는 녀석에게 복수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단련시켜 주고 그 복수 무대를 마련해 준다. 무슨 복수라고 하니 꽤나 거창하게 들리나 이 혁명집단의 성격이 약간 돌아이적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그들의 기발하고 재치있고 쓸만한 복수방법과 무대는 책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결코 후회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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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협객 백동수
김영호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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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 자칭  터프가이들에게 우선 권하고 싶다. 과연 자칭 터프가이들은 진정한 기남자 백동수를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부족한 사료와 못난 글재주를 탓하는 겸손함에 책의 초반부터 작가의 비장함과 긴장감으로 인해 덩달아 전율까지 느껴진다. <무예도보통지>는 조선시대 군영에 보급되어 군사들에게 창검 기예를 가르치는 교범서로써 무예에 관한 실기를 그림과 설명으로 풀어낸 책이다. 그러한 책의 중심에 백동수가 있다. 문헌 고증은 이덕무가, 고증과 함께 판목 대본의 글씨 쓰는 일은 박제가가, 무예를 실기로 고증하고 편찬 감독하는 일은 백동수가 맡았다.

'조선의 협객 백동수'의 백동수는 진정으로 멋있는 남자였다. 뼈대있는 양반의 핏줄을 타고나지 못해 오히려 잃을 것도, 더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었던 한계의 구분이 명확했기에 적절히 적당하게 반항의 세월도 보내고 적절히 자신의 무예 능력을 한껏 펼쳐 열꽃 같은 긍지가 어떠한 것임을 보여준 남자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협'으로 타고나서 그 의미와 뜻이 바래지지 않게 갈고 닦았던 그에게 정조대왕의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하라"라는 명은 그를 단순이 '협'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몸으로 익히고 느끼고, 경험했던 그만의 방법과 실용적 기술은 그 시대의 실학사상이 어떠했는지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백동수의 현실적인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무예기술들은 무예사료의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노력으로 그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백동수라는 인간의 인생뿐 아니라 그 평생을 바친 무의 생과 변천 그리고 현재의 주소까지 한꺼번에 알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드러내려 하지 않고서도 그 향이 멀리 퍼지고 그 의미가 널리 알려지는 것은 백동수라는 인물의 생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겉멋에 한껏 취해 인생의 의미도 열정이 쏟아져야 하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철 모르는 터프가이들에게 백동수의 기가 전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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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마법사 오즈 - 개정판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1
L. 프랭크 바움 지음, W.W. 덴슬로우 그림,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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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에서야 비로소 읽게 된 책이다. 영화로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책엔 소홀했었다.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나 쭉 가지고 있었으나 막상 그렇게 되기까지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할 줄 미처 몰랐다.

누구나 다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내용은.. 도로시,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 캐릭터가 확실해서 인지 아님 너무도 유명한 주인공들이서 인지, 그것도 아님 세상에 익숙해져 약은 꾀가 늘어서인지 그들이 전혀 새롭지 않았으니 약간 슬픈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난 어른이 되어버린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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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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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단연코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좋다'라는 것이다. 하나하나, 짧든, 적당하든, 길든. 글에서 인내와 겸손과 사색의 시간과 고통과 그리움을 느낄 것이다. 확신한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그의 글에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아마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과 사색이 필요할 것이다. 그의 글을 읽을 앞으로의 사람들에게 화이팅을 외치고 싶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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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것은 싫다
조홍식 지음 / 창비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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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확신하지 못하는 대상엔 환상을 가진다. 그 환상속에서 대상은 완벽하고, 이상의 현실화를 완성시킬 것만 같다. 프랑스는 나의 환상 속의 나라이다. 예술의 나라, 똘레랑스의 나라, 능력 평등의 나라, 연인들의 나라. 나의 환상의 이미지다. 그럼 대상을 알고나면 그 환상은 깨져버리는지? 나름대로 프랑스를 안다고 하는 작가의 글은 나의 프랑스에 대한 환상을 깨기는 커녕 오히려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심오한 프랑스국민의 개인적이고, 참여적인 의식이 나의 환상에 덧붙여진 이미지이다. 작가의 고등학교 시절의 시위경험담이 그들의 성향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위 가담자의 자유로운 시위방식과 그들의 시위자유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공권력. 어찌보면 소수의 의미없는 시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이 바로 프랑스의 개인존중 사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하찮고 이해관계가 단순해도 어느 개인의 의견도 사회에,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자유와 권한이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시위에 참여한 덕택에 어떠한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일은 없었다고 하니 나의 프랑스 환상에 현실감이 플러스되고 말았다.

프랑스에 대한 일반적인 우리들의 사고방식에 싫증이 나거나, 드라마가 심어준 프랑스 이미지가 지겹다면 다른 시각으로 프랑스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똑같은 것이 싫다면 도전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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