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자서전 동행 -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
이희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내 태생이 경상도이다 보니 경상도 분위기에 젖어서 거슬러 보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어설프게 아닌 '확실'하게 좋아하게 된것은 사실 10여년에 불과하다. 

그 분이 그렇게 멋진 사람인줄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ㅎㅎ..  

(다소 실정이 있든 허물이 있든 신이 아닌 다음에야, 상황이 안 받혀주는 다음에야....)

 

그리고 이희호 여사님 또한 이렇게 매력적인 분인줄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부끄럽게도 몰랐다. 이 여사는 치마두른 남자일 뿐이다라고 만 생각했을뿐.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이 여사가 너무 훌륭하다. 

일본 어느 언론인인가가 김대중은 이희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는데 

암만...  

(이책을 읽은지 두달쯤 지났는데 그새 망각해버려 당시 책을 읽고 났을때의  

그 느낌들이 하나도 생각안나네..ㅠㅠ 머리를 쥐어 짜며...)  

음, 이 희호 여사는 훌륭하고 넉넉한 인품에다 심지가 깊고 명석하시고  

그리고 끝없는 인내의 인내와 기도의 기도의 삶을 살아오신....(아, 결정적인 그 한마디가 생각안나..ㅠㅠ) 

.... 

하여간 <동행>은 읽는 내내 눈시울이 뜨거웠고 묵직한 감동을 주었다. 

여사를 통해서 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도 선입견과는 달랐다. 

동, 식물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꾸밀줄 아는 사람이었다니. 

경상도에서 쇄뇌받은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정말이지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얼마전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을 때 일련의 장례식 풍경을 보며 남푠에게 말했다.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김대중 대통령 누구보다 오래사시길 바라고, 그러다 그 누구도 거부할수 없는 

다음세상으로 여행가실때 꼭 배웅할끼이다....(남편의 표정..안말린다.ㅎㅎ) 

 

이책 다른 동네 사람들도 물론 읽기를 바라지만 갱상도 아자씨 아지매들이 특히 읽었으면....^^ 

 

아참, 이여사님 글씨도 너무 완벽했다. 한글은 한글대로 한자는 한자대로. 문장도 탁월...  

게다가 붓글씨도 잘 쓰신다니... 어디 글씨 뿐이랴. 20대에 엘리너 루스벨트를 만나고  

남녀가 평등하지 않던 시대에 여남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열정을 쏟으시고...

준비된 대통령 마눌... 아니 나이만 젊으시다면 울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으로 딱 어울리는.... 

  

(기억 안나네 할게 아니라 날 잡아 다시 한번 읽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입시전쟁 잔혹사 - 학벌과 밥줄을 건 한판 승부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강준만 교수의 <입시전쟁 잔혹사>(인물과 사상사)를 보니, 대한민국 사교육은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인 1950년대부터 기승을 부렸다는 것이 아닌가. 

<1955~1956년경 국민학교 5,6학년 학생들은 월 100여 시간의 과외수업을 받느라 아침 6시에 등교해 저녁 7시가 되어서 교문을 나와야 했다. 그런 과중한 과외공부로 인해 '국민학교 아동보건 이상론' 까지 나왔다. 서울 돈암 국민학교 6학년 학생이 등굣길 노상에서 졸도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자 그것이 과외 때문이냐 평소건강 때문이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정도였다.>(본문 93쪽)

위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사회에 적용시켜도 손색이 없다. 좀 다른 게 있다면, 1950년대의 사교육 열풍은 서울이나 대도시 중심의 학생들에게 해당된 것이란 것이다. 그에 반해 오늘날의 사교육은 부유하건 가난하건 대도시건 중소도시건 구별 없이 학생이 있는 가정에는 거의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나름의 교육열 덕분에 '해방당시에는 문맹자 77%였는데 지금은 80년대 이후 출생의 경우 대졸자가 77%'라고 하니 양적 발전을 따지자면 우리나라 따라갈 나라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 빛이 너무 강렬했기에 그만큼 그늘도 깊은 것인지 정말이지 굴절된 교육의 폐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은 성적순이고, 남을 제치고 이겨야 살고, 명문대 입학하려면 강남으로 이사 가야 되고 10분만 더 공부하면 마누라가 바뀐다니' 이렇게 비교육적인 말이 어디 있는가. 자명하게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고 각자 개인이 느끼는 만족도에 따라 다르다. 남을 제치고 이겨야 살기보다 협동할 때 오히려 그 협동하는 가운데서 진짜 실력과 신뢰가 쌓여 상생 할 수 있다.

강남으로의 이사? 그간의 실적과 대학들의 학생선발 기준으로 봐서는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경쟁이라는 회초리로 아이들을 볶아서 일류대 보내면 부모는 만족감을 느낄지 몰라도 학생본인은? 학생본인도 과연 행복할까. 그리고 그 학생에게 과연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하는 열망이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공부 잘해 일류대 들어간 한 무리의 학생 군을 표본 추출하여 그들의 졸업이후의 삶에 대해 누가 연구할 생각은 없는지, 하고 있는지.)

일찍이 교원 노조가 있었더라면....

<교원 노조 운동은 1960년 7월 17일 '한국 교원노동조합 총 연합회'를 결성함으로써 전국적으로 통일된 체제를 갖추었다. 이때 노조에 참여한 교사는 1만 9883명이었다. 이후 2만 명을 비공개로 받아들여 전체 교사 10만 가운데 4만 명가량이 노조에 가입했다. ... 그러나 교원노조운동은 1961년 5.16쿠데타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5.16주체세력은 교원노조를 혁신계 단체로 간주하여 5월 17일부터 1500여명에 이르는 교원을 체포하였다. 그리고 이후 28년간  교원노조는 교육계의 금기가 되었다.>(본문 105~106쪽)

89년 5월 선생님들이 교원 노조의 필요성을 제기할 때 무심한 대중들은 선생님들이 왜 스스로 노동자로 자처 하냐며 이해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었다. 교사들 중에도 우리는 노동자가 아니다 항변한 사람도 있었었다. '노동자라니, 신성한 교직에다 어디 감히.' 

보통사람들이고 선생님들이고간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결국은, 박정희가 18년 장기 집권 동안 교원노조에 대해 입도 뻥긋 못하게 하고 그 다음 군사정부 역시 그것을 따랐기에 그렇게 된 것이었겠다. '28년' 이라는 장장 한세대의 기간 동안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니. 그렇지 않고 일찍이 교원노조가 제대로 키워져서 교사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교육이 이렇게 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교육과 부동산은 이란성 쌍생아, 오직 내리막길이 있을 뿐...

이 책 <입시전쟁 잔혹사>에는 책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 입시가 낳은 각종 잔혹함이 총 망라되어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의 매관매직부터 치맛바람, 기러기 아빠, 우골탑, 각종 기상천외 과외, 원정출산, 노래방 도우미를 해서라도 사교육을 시켜야 되는 슬픈 모정까지 입시와 관련된 사건사고 이속에 다 있다.

강 교수는 이 뿌리 깊은 입시전쟁의 해결책으로 '일류대의 소수 정예가 대안'이라고 하였지만 내 생각은 부모들이 욕심을 버리고 자녀들에 대한 투자를 거두어들이는 게 우선해야 된다고 본다. 

'남들 다 시키는데 내 자식만 안 시키면 내 자식만 손해 아닌가.' 이런 경쟁심으로 이때까지 버텨 왔겠지만, 이젠 방향을 바꿀 때도 된 것 같다. 부동산이고 입시사교육이고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았다. 그러나 이젠 아닌 것 같다. 부동산이 어느 모로 봐도 하락세이듯 사교육 또한 무너질 일만 남았다고 본다. 

학생들의 '인내력'에도 부모들의 '경제력'에도 임계점이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요즘 기숙학원 광고에는 '신앙과 과외까지 책임져 준'다는 문구가 등장할까. 신앙에라도 의지해야 할 만큼 아이들의 정서는 불안한 것이고 정규 시간 열강을 해도 과외로 다시 보충을 해야 한다면 학생의 향학열은 거의 바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부동산은 말해 무엇하랴.

그러나 부동산은 작금의 경제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경착륙 아닌 연착륙을 유도 해야겠지만 사교육은 두려울 게 뭐가 있나. 사교육은 당장 그만두어도 손해 날 일 전혀 없다. 오히려 가계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박찬욱, 류승완, 추상미, 신경숙, 노희경 외 지음 / 씨네21북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한겨레>에 연재되던 철학자 김영민 교수의 영화 이야기가 끝났다. 나는 별 생각 없이 본 영화도, 이분의 해석은 어찌 그리 찬란한지 그의 영화이야기를 읽고 나면 괜히 내 생각의 얕음에 주눅 들곤 했다. 

김 교수뿐 아니라, 철학자나 정신분석학자 그리고 영화감독들의 영화이야기를 볼 때마다 의문이 든다. 왜 그들이 감동한 영화들 중, 내가 못 본 옛날 영화들이 그리도 많은지. 아니면 좋은 영화 다 놔두고 하필 <메멘토>처럼 여러 번 봐야 이해 될 그런 영화들만 분석하는지. 영화에 대한 해석은 평론가나 철학자들보다 누리꾼들의 소탈하면서도 때론 심오한 평들이 훨씬 좋고 쉬이 공감이 간다. 

하여간, 이름난 사람들이 무슨 영화를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난 별 관심 없었다. 근데 이 책의 제목에 낚였다. '내 인생의 영화'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책 뒤표지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호객행위를 하니 더더욱 그 속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가 삶에 각인된 순간, 영화로 인해 삶이 뒤바뀐 역전의 찰나, 거기서 인생의 스파크가 일어난다. 영화라는 필터를 거친 삶의 찬란한 편린."

이 사람도 나와 같은 영화를 좋아했구나

<내 인생의 영화>(씨네21)에는 영화를 좋아하는 50인의 50가지가 넘는 영화들이 소개되어있다. 어려운 철학적 해석보단 쉬이 공감이 가는 소탈한 고백들이라 낚인 기분은 상쇄 되었다. 무엇보다 일단 소개하는 사람 수와 소개되는 영화의 가짓수가 많은 만큼 공감 가는 영화들도 확률적으로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을 살았어도 때론 경험의 빛깔이 나와 비슷한 분의 글을 만나면 저절로 '어머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런가 하면 내가 못해본 무용담을 소개한 분의 글은 부럽다 못해 살짝 질투까지 났다.

"보고 싶은 영화 개봉 날 첫 회에 봐야 직성이 풀렸고 '연소자 관람불가'도 학교 앞 만화방에 맡겨둔 사복, 가발, 털모자, 선글라스를 사용해 변장하면 만사형통이었다. <졸업> 역시 '불가' 영화였지만 매표소를 통과할 때 긴장감이나 가책을 느꼈던 것 같진 않다."(32쪽)

위는 누구일까? 다름 아닌, <송환>을 만든 김동원 감독의 추억이다. 나 또한 보고 싶은 영화는 예고편 보면서 찜해 놨다가 개봉 날  첫 회에 본다. 보긴 하는 데 내가 '첫 회'에 보는 것은 순전히 조조할인을 챙기기(?) 위함이 김 감독과 다르다면 다르달까.

음악 평론가 강헌씨는 영화광들이 선호하는 <대부2>보다 <대부1>이 훨씬 났다고 했다.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나또한 그와 똑같이 <대부1>에서 더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대부1>은 젊은 알파치노의 고뇌, 말론 브란도의 강한 인상, 그리고 조폭을 모시고 살기엔 어쩐지 아까워 보이던 지적인 변호사 로버트 듀발과 젊은 날의 다이안 키튼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영화전개가 세련됨은 두말 할 것 없고.

유시민 전 의원 '내 인생의 영화'는? 

"독일서 귀국한 직후인 98년 봄쯤일 게다. 어느 술자리에서 누가 물었다. 근자에 본 영화가운데 기억에 남는 게 있느냐고. 이 영화를 거론했더니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뜨악한 표정으로, 그런 영화가 다 있냐며 눈으로 물어온 건 20대. 보진 않았지만 괜찮은 영화라는 말은 들었노라고 비위를 맞춘 건 30대. 나이 마흔을 오래 전에 넘긴 선배만이 그윽한 눈길을 보내왔다."(160쪽)

도대체 어떤 영화? 유시민 전 의원이 '내 인생의 영화'로 찍은 영화는 어쩌면 그와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였다. 이유가 뭘까. 사연을 읽어보니 영화도 영화지만 독일 유학 3년째 되던 해, '옆지기' 생일날 본 영화여서 더욱 특별한 영화가 되었다고 한다. 

아이까지 남의 집에 맡기고 부부가 함께 보러간 영화였다는데 우리나라완 달리 당시 독일에서는 이 영화가 별로 흥행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상영관에선 그들 부부 외에 할머니 한 분만 그 영화를 보았고, 그 후 조기 종영했다고 한다. 내가 기억하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우리나라에서는 대박은 몰라도 '중박'은 넘은 걸로 아는데 독일 사람들의 취향이 우리와 많이 다른가. 

어쨌건, 나도 이 영화에 관해서는 나름의 기억이 있다. 이 영화가 나올 당시, 라디오에서는 동명의 소설광고가 낭만적인 성우의 목소리로 광고되고 있었다. 성우의 목소리는 좋아도 책을 사볼 생각은 못했는데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자정쯤 이 영화를 비디오로 보고는 너무 감동한 나머지, 친구의 책꽂이에 꽂혀있던 동명의 소설을 밤새워 다 읽고는 '너무 멋있네, 어쩌네' 했었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추억을 주고 웃음을 준 영화, 힘들 때 힘이 되어 준 영화 등 다양한 영화들이 소개되어 있다.

손석희는? 노희경은? 공지영은? 김지운·박찬욱 감독은 어떤 영화가 '내 인생의 영화'였을까? 답은 이 책에 다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 공황전야 (확장판) - 한국경제의 파국을 대비하라
서지우 지음 / 지안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돌이켜 보면 지난 몇 년 우리나라는 국민 전체가 부동산투기꾼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직접 투기에 뛰어든 사람, 기회를 노리며 구경한 사람, 투기에 뛰어들 돈이 없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며 툴툴거린 사람 세 종류로 나뉠 것이다.
 

내 경우, 아파트 값이 뛴다는 소식이 들릴 때 마다 남편에게 구박을 받았다. 요는, 내가 협조를 안 해주기에 매번 물 좋은 아파트를 놓친다는 것이었다. 융자도 싫고 집에 너무 많은 돈이 묶여 생활이 쪼들리는 것도 싫고....등등 나름 이유가 있었는데, 남편은 남편대로 요새 융자 안 끼고 집사는 사람 어디 있으며 설사 집에 돈이 묵인들 그 집이 어디가나.

 

결론은, 막차를 탈 생각도 없었지만 만약 막차를 탔더라면 정말 큰일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엔 주공과 민간 두 곳, 즉 세 곳의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고 있는데 좁은 평형의 주공만 속도를 내고 있다.

 

다른 두 곳은? 한 곳은 중대형 500세대인데 50채 분양율로 집을 짓다가 중단한 상태이고 또 한 곳 역시 중대형 1500세대인데 낮은 분양율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사 관계자가 입주자들의 계약금을 횡령한 사건이 터져 뉴스에 오르내리니 지붕 올리고 창문 달 일이 까마득해 보인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소위 ‘다복회’와 ‘조희팔의 다단계’는 일부가 얽혔지만 ‘부동산 담보 대출’은 전국의 새 아파트 수만큼 얽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인바. 이 암울한 경제 상황에서 해결의 실마리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현 경제 위기는 ‘금융위기’

 

서지우의 <공황전야>(지안)는 이러한 작금의 현실을 쉽고도 적확하게 설명해준다. 저자에 의하면 현 경제 위기는 외환위기가 아닌 ‘금융위기’이고 그것은 많은 부분 ‘은행과 건설사가 합작하여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전국의 수많은 반반한 땅과 또, 산을 깔아뭉개고 그토록 많은 아파트를 지어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알고 보니 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쉽게 말하면, 은행이 ‘물주’로서 건설사와 청약자 양쪽 모두에게 돈을 빌려주어 아파트가 올라가게 뒤에서 조종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즉, ‘은행들은 땅 살 돈이 없는 시행사에 땅 사는 데 필요한 돈을 빌려주면서 대신 청약자들의 중도금과 잔금을 자신들의 은행에서만 대출 할 수 있게 독점 계약’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때 청약자에겐 청약자의 부동산을 담보(=모기지)로 대출을 해 주기 때문에 떼일 염려가 거의 없기에 ‘BIS 자기자본비율’도 어기고 외국돈 까지 빌려 대출을 해주었다.

 

때문에 정석으로 하자면 예금대비 대출비율(예대율)이 80~90%가 정상인데 투기에 눈이 멀어 그 비율을 훨씬 넘고 말아 이 사태가 왔다는 것이다.

 

즉, 이 책에 의하면 우리나라 은행 예대율이,

2004년........ 100%

2006년........ 110%

2008년 현재........ 141%라고 한다.

 

이에 반해, 일본은 예대율이 약 77%, 아시아 평균은 88%라고 한다. 그리고 지난 1997년 IMF 구제 금융을 받던 시기엔 예대율이 100~110%이었다고 한다. 예대율 하나만 보더라도 IMF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은 공포의 사실이고 이 예대율을 정상수준으로 돌리지 못하는 한 은행의 파산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이 파산하면 그 기업(99년 대우그룹)만 망하지만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그 파장은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어 상상이상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1930년대 공황도 실은 은행 파산 때문이었는데 2008년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80%가 부실화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니 그 잠재된 폭발력을 생각자니 소름이 끼친다.

 

그렇다면 금융위기의 해법은?

 

저자는 이러한 금융위기의 해법으로 먼저 ‘고금리 정책을 통한 은행의 건전성 확보’를 주문하였다.

 

"....단기간의 고금리 처방은 무엇보다 한국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과도한 예대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고금리가 몇 달 동안만 유지 되도 예금은 급속도로 들어오게 되고 대출은 급속도로 줄어들게 되니 예대율 문제는 몇 달 안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고금리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업종은 건설업, 그 다음이 음식료업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전자, 자동차, 제철, 중공업, 기계, 화학 등 일반 산업 부분의 경우는 정부의 발표대로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으며, 워낙 부채비율이 낮아 고금리에도 버텨낼 수 있을 정도로 현금 흐름이 양호한 편이다."(본문 371~372쪽)

 

물론 고금리로 가자면 이해가 많이 걸린 가계대출자와 기업들은 당장 아우성 일 테지만 문제는 지금의 은행상황이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삼척동자가 봐도 예대율이 141%인데 무슨 돈이 있어 대출을 해주겠는가. 때문에 저자는 우선 고금리로 예금을 받아 즉, 유동성을 확보하여 정말 살아날 기업에만 돈을 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은 위기상황. 그러나 분명 길은 있을 것이다. 10년 전에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서도 우리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고금리정책, 벤처기업육성 등)을 개척하여 무사히 그 위기를 탈출하였다. 때문에 지금은 그때의 그 지혜를 복기하면 얼마든지 해법을 찾을 수 있고 또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정책을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을 텐데 일단 부동산 값은 유지하고 보자는 이기심이 일을 그르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저자는 앞서 얘기한 대로 고금리정책을 통한 은행 건전성 확보 후, 제일 먼저 ‘IT와 에너지관련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통한 기술혁신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신상품개발, 새로운 산업창출, (4대강 물길 정비인지 뭔지가 아닌) 공공서비스부분 확충으로 일자리를 만들 것' 등의 해법을 제시하였는데 지극히 타당해 보이는 이 해법들을 정책당국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무리

 

끝으로, 이 책은 나처럼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초보에게는 아주 친절한 경제학 입문서이다. 쉬운 설명으로, 한국경제 전반의 흐름과 1929년 대공황부터 1990년 일본 부동산거품 붕괴의 역사는 물론, 현재의 미국 경제 위기가 왜 세계경제 위기가 되었는지 소상히 파헤쳐주기에 무척 흥미롭다

 

하여간,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무 주식, 무 펀드, 무담보대출이라는 ‘3무’를 가진 자가 아닐까 싶은데 ‘3무’가 아닌 ‘3유’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모두가 알 것인데 그 눔의 '본전' 생각에 망설이다 계속 미끄러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무튼, 난세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흐미, 이 책에 이렇게 많은 리뷰가 달렸었던가.

해서 나는 짧게..ㅋㅋ

몇년전 이책 제목을 들었을때는 '도대체 뭔소리랴?'했는데

영화를 보고 책을 보니 알것고나. ㅎㅎ..

 

다 좋은데... 두집살림하는 인아가 두집살림을 완벽하게 하려

녹초가 되는 모습에서.. 역쉬, 저자가 남자라서 남자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두집살림 하려면 그렇게 살림에 완벽해야 되나.

예전 개발 시대 울 나라 남자들은 심지어 공무원들마저

첩두는게 예사였고 자기들은 손하나 까닥않고 몸만 여기갔다 조기갔다하며

두집살림을 했는데...

 

아직도 여자에게는 그런 호사를 누리게 할수가 엄따 이거야?

뭐, 그래도 이만큼 온게 어디야.ㅎㅎ...

아무튼, 유쾌한 책이었다.

특히 동명의 영화에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에서 나왔던

까에따누 벨로수? 까에따노 벨로소? 아무튼 이분의 '꾸꾸루꾸꾸 팔로마(비둘기)'를

전인권어빠 비슷한 목소리로 부르는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책에는 언급이 없었다.

(까에따누씨의 목소리는 아주 고운데 고운것도 좋음^^)

음악감독의 곡목 선택은 탁월했으나 이음악을 들으면서 손예진씨가 한 대사는

넘 촌스러웠.....

 

아무튼, 일부일처제 땀시 억울하게 감옥살이 해야 될지도 모르는 옥소리씨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면서....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