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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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머리 깎고 승복을 하나 얻어 입고 갔더니 깜짝 놀라시며 구참(묵은 중) 같다고 하셨습니다. 머리를 깎으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종로 거리를 걸어서 한 바퀴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 본문 198쪽 

스님 되는 일이 그렇게 좋으셨나요? 그 좋던 스님 생활을 그만두고 법정 스님이 우리 곁을 떠났다. 일기일회. 모든 것은 생애 단 한번뿐. 매일 똑같은 날이 반복되는 듯해도 어제와 오늘은 분명 다르기에,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하시며 스님은 갔다. 

이 책 <일기일회>(문학의 숲 펴냄)를 사놓고 오늘내일 읽어야지 하는데 스님이 입적하셨다. 스님의 '마무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우리가 본대로다. 법정 스님은 만인의 가슴을 향기롭게 물들이고 소박하게 떠났다. 
    

책 절판하라는 말씀에 부랴부랴 책꽂이를 뒤져보니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와 <버리고 떠나기> 그리고 이 <일기 일회>뿐이네. 흐린 보랏빛의 <물소리 바람소리>도 분명 있었는데 누굴 주었는지 못 찾겠다. 

많은 사람들이 <무소유>를 말하지만 나는 20대 시절 <텅빈 충만>으로 처음 법정 스님을 만났다. 텅 빈 충만. 그 형용모순이 주는 감동과 따뜻하고 정갈한 글에서 한없는 충만감을 느꼈다. 

그러나 당시는 20대라 당장은 나 자신을 그렇게 비우고, 또, 그렇게 충만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허나 이 다음 언젠가는 그 비움의 미학을 다시 꺼내어 내 삶의 등불로 삶아야지 하며 '텅, 빈, 충, 만' 네 글자만은 가슴에 새겼다.

그러다 내 나이 30대는 가톨릭 사람들에 아름다움을 느끼느라 잠시 불교도 잊고 스님도 잊었다. 잊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2000년 무렵부터 우리나라 절들은 대형 금불상, 석불상 건립에 앞을 다투었다. 대형 불상이 돈 되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이 바른길이 아니라면 부처님이 꿈에라도 스님들에게 나타나 '내 이름 팔지 말라' 죽비를 내리쳐야 되는데, 왜 바라만 보시나 원망스러웠다. 때문에 한국식 불교가 싫어 부처님의 가르침도 매력 없었다.

얼마나 베풀고 나누었는가만 재산으로 남을 뿐, 다른 것은 다 무상

그랬는데, 이렇게 바야흐로 봄인데, 꽃이 채 피기도 전에 법정 스님이 돌아가니 새삼 사무친다. 스님도 사무치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사무치고. 스님을 모르고 산 지난 십여 년이 헛헛하다. 하여, 어리석은 중생이 뒤늦게 스님의 지난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마디마디 향기로 가득 차 있고나. 

특히나 이 책은 내가 불교에 관심 '없던' 지난날들(2003년~2009년)이자 스님이 마지막 생의 불꽃을 태우던 시절에 한 말씀들이라 더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글의 내용은 물론 문장의 형식, 법문을 하시는 숨결까지 걸림 없이 아름답다. 

물이 흐르고 꽃피는 것이 보이는 '수류화개실'에서 고요하고, 소박하고 정갈하게 사는 것이 스님이 제일로 추구하는 삶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스님은 나눔을 통한 깨달음을 가장 강조하였다. 사람은 늙을수록 '성숙'해져야 되는데 그 성숙은 '나눔'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또 사람은 성숙해질수록 '젊어'진다고 하였다. 

때문인지 스님은 세속 나이 78세에 입적하였지만 나눔을 통해 성숙해지고 젊어져서 내 느낌에는 스물넷 머리 깎았던 그 파리한 젊은 나이로 돌아가서 입적하신 듯하다. 

맑음은 개인의 청정과 진실을 말하고, 향기로움은 그 청정과 진실의 사회적인 영향력, 메아리입니다. 도량에서 익히고 닦은 기도와 정진의 힘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가정이나 이웃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시시로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니 절이나 교회를 습관적으로 다니지 마십시오. - 본문 21쪽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 삶 자체가 수행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거듭거듭 성숙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지혜와 용기가 생겨서 휩쓸리지 않고 깨어있는 정신으로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 본문74쪽

내안의 샘에서 아름다움이 솟아나도록 해야 합니다. 남과 나누는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수시로 가꾸어야 합니다. 우리가 참선하고 염불하고 경전을 읽는 것은 자신을 가꾸는 추상적인 일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나눔의 삶을 살아갈 때 내안에 들어있는 자비심이 샘솟듯 생겨납니다. 아름다움은 시들지 않는 영원한 기쁨입니다. - 본문 96쪽 

자비심에서 지혜가 싹틉니다. 자비가 없는 지혜는 지극히 메마른 것입니다. 한국 불교는 깨달음을 우선시하면서도 깨달음의 행을 할 줄 모릅니다. 행을 통해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지, 깨달음의 행 없이 정상에 이를 수 없습니다. 끝없는 자비의 행을 통해 지혜가 싹트고, 지혜와 자비가 하나가 되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수행의 길입니다. - 본문 194쪽 

결국 한 생애에서 무엇이 남습니까? 얼마만큼 사랑했는가, 얼마만큼 베풀고 나누었는가, 그것만이 재산으로 남습니다. 그 밖의 것은 다 허무하고 무상합니다.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 본문 228쪽

사람은 살아온 세월만큼 인간적으로 성숙해야 합니다. 성숙할수록 젊어집니다. 성숙해져야 모든 것이 제대로 보입니다. 전에는 결코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나이를 먹고 안으로 여물기 시작하면 새롭게 다가옵니다. 산마루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자기가 한 걸음 한걸음 밟고 올라온 길이 한눈에 내다보입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 본문295쪽

이처럼 스님은 매 법회 때마다 관념적으로 수행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선행'과 '나눔'을 실천하길 거듭거듭 강조하셨다. 때로는 같은 말로, 또, 때로는 다른 비유로 복을 짓고 마음을 써서 깨달음에 이를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승복 입은 채 다비해주고

사리 찾으려 하지 말라

탑도 세우지 말라

책은 절판해라.....' 

마지막 가는 길에서까지 스님은 '무소유'를 말씀하셨다. 

'삶을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에 우리는 소멸을 두려워한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순간 속에서 살고 순간 속에서 죽으라. 자기답게 살고 자기답게 죽으라.'

'집이든 물건이든 어디에도 집착하지 말고 그날그날을 감사하면서 순례자처럼 살라'고도 하였는데 그래도 책마저 절판하라 함은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아직은 안 되는군요. 그 소중한 잠언들을 절판하라 하면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고 살아가란 말인지요. 흐려진 우리들의 눈과 마음이 좀 더 맑아질 때까지 만이라도 절판의 때를 미뤄주면 안될는지요. 

이승에서의 마지막을, 뜨거운 장작불에서 한줌 재로 말끔히 소진 되신 그 '텅 빔'만큼 또 다른 세상에서도 그 '비어있음'만큼 '충만'으로 영원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스님의 맑은 향기는 두고두고 우리네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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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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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씀, 사회평론 펴냄). 나도 가끔은 삼성을 생각한다. 삼성은 정말 노조 없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과연 삼성 직원들은 노조 없이도 행복할까. 임금 협상 때마다 머리띠 두르고 신경전 벌이는 다른 기업들보다 아무런 투쟁 없이도 월급이 상당한 자기들이 훨씬 이득이고 신사답다 만족하는 것일까. 

아니면 삼성에서 노조 설립하면 어떻게 되는지 '김성환 위원장'의 인생역정이 웅변으로 말해줘 용기고 뭐고 혼비백산 말도 꺼내지 마라 뭐 그런 것인가. 정말 물어보고 싶은데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하도 서민이다 보니 주변에 삼성 다니는 사람을 구경 할 수 없어서다. 그런데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고백록을 보니 노조의 '노'자도 꺼낼 수 없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네.  

이를테면, 삼성 공장 관할 관청 공무원을 매수해서 노조 설립 신고서를 아예 수리 자체가 되지 않도록 했다. 매수된 공무원은 신고서가 들어오면 신고서 수리를 일단 미루고 바로 삼성에 알려줬다. 그러면 삼성은 재빨리 유령노조 설립 신고를 했다. 이런 작업은 구조본뿐 아니라 계열사 차원에서도 이루어졌다. 계열사마다 노조 담당이 있었고, 이들은 노동자들을 면밀하게 감시했다. 노동조합 설립 기미가 보이면, 관련 주동자를 사실상 납치해서 회유, 협박했다. 이런 식으로 한 명씩 각개 격파하면, 결국 노조 설립 시도는 불발로 끝나곤 했다.

- 본문 139쪽

노조가 없어도 (김용철 변호사는 10조라 했지만 많이 양보해서) 삼성특검이 밝힌 4조 5천억씩이나 되는 비자금 같은 것을 모으지 않는다면 나름 고개를 끄덕여 주겠으나 그렇지 않으니 우려가 되는 것이다. 

4조 5천억. 비자금 규모로 볼 때 전두환은 이건희에 비하면 아래도 한참 아래다. 김용철 변호사는 과거 검찰 재직시절 전두환 비자금을 직접 조사하였던 바 전두환의 비자금은 '1조원에서 450만원이 모자랐다'고 한다. '1조'라 하니 감이 안 오는데 숫자를 바꿔서 한번 써보자. 1조는 얼마나 큰돈인가 하니 '9999억+1억'이다. 

이건희의 비자금 4조 5천억 원은? 9999억+9999억+9999억+9999억+5000억+1억+1억+ 1억+1억= 4조 5천억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1억만 해도 꿈의 숫자이거늘.  

이건희 일가와 25만 삼성 임직원은 별개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고백'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고 한다. 첫째, 김 변호사가 하는 말이 다 참이라도 삼성하고 붙어서는 백전백패다. 둘째, 삼성의 비리를 밝히는 것은 좋지만 삼성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가 무너지기 때문에 반대한다. 

이 책은 우리의 이런 그릇된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다. 이건희의 비자금을 몰수하면 삼성이 망하고 그리하여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면 어쩌냐고? 천만에.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은 자꾸 비자금 건으로 몰아붙이면 삼성이 한국에 있는 공장들을 해외로 다 이전해 버릴 거라 던데, 그런 걱정도 염려 붙들어 매시라. 

왜냐하면 삼성은 해외로 화끈하게 가고 싶어도 못가는 이유가 있으니 그것은 노조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세계 50위 그룹 안에서 노조 없는 회사는 아마도 삼성뿐 일 것인 바. 세계 500대 안에 드는 기업이라면 설령 노조가 없다 하더라도 제멋에 산다지만 '국제 표준'을 부르짖으면서 '노조는 없어요'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노조의 권리를 안 주고도 꿋꿋이 버틸 수 있는 이유가 다 비자금 때문일진대, 가계의 비자금은 비상시 천군만마이지만 기업의 비자금은 타락의 지름길일 뿐.

모든 일에는 뿌리가 있기 마련이다. 삼성 비리의 뿌리는 비자금이다. 비자금이 없었다면, 삼성이 권력을 매수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비자금은 결국 삼성 임직원들이 흘린 땀의 대가를 빼돌린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은 생산 현장에서 흘린 땀의 대가를 빼돌려 정치인과 관료, 법관, 언론인, 학자를 매수했다.

- 본문 346쪽

그리하여,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이재용에게 삼성그룹 전체를 넘겨주기 위해 임직원들이 온갖 불법 탈법행위를 저질러야 했던 게 삼성의 최근 상황이었다. 나는 이런 현실과 역사를 고발했다. 삼성을 해롭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오히려 삼성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치우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건희 일가와 소수 가신집단이 걸림돌이다. 이들은 기껏해야 100~200명 정도다. 한줌도 안 되는 이들 때문에 25만 삼성 임직원들이 범죄행각의 공범으로 몰리게 됐다. 오히려 멋진 포부를 품고 삼성에 입사한 임직원들이 이건희 일가에게 배신을 당한 셈이다.

- 본문 20~21쪽

이건희가 빼돌린 비자금을 모두 토해내어 투명한 회계를 지향하고 노조를 허용한다면, 삼성은 망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통'은 있을지라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부패상은 우리 모두의 탓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쉬운 언어와 진솔한 고백으로 채워져 있다. 김 변호사가 첫 고백성사를 정의구현 신부님들께 했다면 이번 책은 이 땅의 시민들에게 하는 고백성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양심가인지 배신자인지는 책으로 된 이 조금은 긴 '고백성사'를 읽어보고 결정함이 더 타당할 것이다. 

심리 분석가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김 변호사의 마음결을 느낄 수가 있다. 삼성그룹에게나 이건희 개인에게나 김 변호사의 고백이 약이 될지언정 해는 안 되리라 생각하는데 글쎄 당사자들은 여전히 쓸까. 쓰다고 느낀다면 안타깝다. 

사실, 내 경우는 문화방송 간판 뉴스진행자가 삼성으로 갈 때부터 이유 없이 삼성이 싫어졌다. '뭐 좋다 싶은 사람은 다 빼가는 거야?' 털린 기분이었다. 덥석 홀려서 가는 사람도 미웠다,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화는 사라지고 진정으로 삼성이 거듭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때문에 이 책의 추천글을 쓴 전종훈 신부님의 말씀이 깊이 와 닿았다. 

'이 책은 일종의 고백록입니다. 특정인들을 향한 원망이나 미움 때문에 만들어진 기록이 아닙니다. 공연히 남의 치부를 공개해서 망신을 주자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함부로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부패상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로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의 간절했던 꿈이 경제의 민주화로 열매 맺는 날을 고대하며 기도합니다.

- 추천의 글 7쪽' 

맺으며

광고도 없이 출간 보름만에 8만부(추정)를 육박한다면 진실에 목마른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내친김에 쭉 나가서 3월엔 30만부, 4월엔 40만부, 5월엔 50만부…. 그렇게 계속 읽혀졌으면 좋겠다. 역설적이게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정으로 삼성이라는 기업에 애정을 갖고 싶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식이 엇나가는 것을 보고도 계속 옹호만 하는 것은 진정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삼성의 비리를 보고도 눈감아 주는 것은, 세계적인 비웃음거리이자 궁극적으로는 삼성에도 도움 안 되고 오히려 삼성을 더 큰 '대도'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잘못된 부분을 도려내어 더 이상 삼성이 곪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용철 변호사는 자신의 고백록을 일러 역사도 못되고 신화도 못되는 '야사'라고 하였으나, 천만에, 당신의 고백은 훗날 반드시 '역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어떤 야사보다 재미(?)있었고 진솔했으며 진실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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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진 2010-03-1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이멜로 들어온 알라딘 뉴스레터, " 지난달에 산 책 중에서 읽은대로 리뷰를 올리면 좋은 글을 선정하여 알라딘 적립금 1만원을 드립니다. " 를 읽다가 들어와본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이 리뷰를 읽고나니 다시 가슴이 찌르르울립니다. 구정 연휴에 읽고 찜질방엘 들고가서 읽고 하며 5일만에 그 두꺼운 책을 다 읽고나서 역시 김용철 변호사는 '난사람' 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 데....이번의 도요다 사태를 보면서,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리콜사태를 보면서 품질관리, 인사관리 제대로 하지않아서 곪고 곪아서 터진 사태를 보면서 삼성도 이와 다르다고 생각하지않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일본의 모 신문 편집장이면서 도요타의 어두운 암날 (?) 이라던가 하는 책을 낸 사람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저도 잠시 삼성을생각했었습니다.
그의 인터뷰에 의하면 메이저 출판사나 신문에서는 그 책을 내지않아서 중소출판사에서 책을 내다 보니 많이 읽이지는 않았다고 하는 그는 도요타가 매년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쓰면서 언론도 광고주 눈치를 보느라고 아픈 소릴 쓰지못했다고 하더군요 바로 그분도 도요타가 우리나라의 삼성같은 회사였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언론과 정부, 소비자단체들에 재갈을 물리고 도요타의 아픈 부분을 지적하지못하는 바람에 오늘나로가 같은 사태를 맞게 되었다고 하는 데 글쎄 삼성은 주요 제품이 자동차가 아니라서 덜할까요? 이런 아픈 소리도 수용 할 수 있는 기업과 사람만이 다가올 위험을 스스로 막는 매개가 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김용철변호사의 고백록은 정말 역사가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글 잘 읽고 갑니다. 꾸우벅~~

폭설 2010-03-11 14:37   좋아요 0 | URL
도요타사장은 나름 다른줄 알았는데 언론플레이를 그러코롬 했군요.
수년전 직원들 자를수 없다며 울기에 좀 다른줄 알았는데 ....
삼성의 미래는 도요타고 도요타의 과거는 삼성이군요.

진솔한 댓글 감사해요. 김용철 변호사의 책 정말 대박났으면 좋겠어요.~~~
<인 빅터스>에서는 공을 매개로 흑백의 화합을 도모하던데
우리는 김변호사의 책으로 이'더러운 세상' 뒤집어 엎었으면 좋겠어요.^^

 
행복하기 행복전하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3
법륜스님 지음 / 정토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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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10여 년 전, 운 좋게도 법륜 스님의 주례사를 '듣게' 되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법륜 스님의 주례사'를 테이프로 듣게 된 것이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 스님은 결혼생활의 여러 관계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자녀교육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특유의 재치로 설파하셔서 중간 중간 웃음보를 터트리며 들었었다.

세월이 흘러, 그 주례사의 약발이 다 떨어져가는 이 시점. 주례사 한 편으로는 인생살이 복잡함이 다 풀리지 않는 이 시점,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을 이번에는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이름하여 <행복하기 행복전하기>(정토출판). 행복? 아유해피?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행복은 우리가 가장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잘 모르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을 많은 사람들은 '돈'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지금보다 조금 더 벌면, 먹고 쓰고 남을 정도로 벌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그러한 생각을 깨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들도 많다. 나 자신만 해도 돈이 많을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다.

핑계는, 나는 돈이 많으면 정말 잘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돈이 많을수록 행복도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많이도 말고 한번쯤은 원 없이 한번 써 봤으면, 돈에 구애 받지 않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싸돌아 댕겨봤으면.

그러나, 꿈에라도 돈 폭탄 맞을 일이 없음을 뒤늦게 자각하자 '더 많이'보다는 지금 이대로 '만족'을 해보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아쉬운대로 긍정하며 만족하며 살기. 예전에는 조금 부족한대로 만족하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성현들의 말씀이 성에 안 찾는데 이제는 알겠다. 만족을 하니 부족해도 부족함이 없고 너무 많이 가진 사람들을 볼라치면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삶의 지혜 고스란히...

이 책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즉, 즉시 묻고 즉시 대답한 설법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순발력도 좋으시지.(웃음) 아니 얼마나 마음공부를 많이 했으면 묻는 즉시 답이 나올까. 그것도 풍부한 예를 들어가면서. 뭐 덕분에 가슴 답답한 중생 체증이 내려감에랴. 

아무튼, 스님의 즉문즉설은 세상살이가 버거운 여러 중생들의 실질적인 고민들을 선문답이 아닌 아주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준다. 내 돈 뜯어먹으려는 형제들 때문에 괴로워요, 동서랑 갈등이 심해요, 돈 안 버는 남편이 미워요, 이혼하고 싶은데 애들 때문에 못해요, 죽음이 두려워요, 사업실패로 괴로워요, 젊게 살고 싶어요, 남과 비교하자니 불행해요 등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주관적 고민들을 스님은 객관적으로 풀어 주고 참 의미까지 일깨워 준다.

한마디로 스님은 개념정리를 잘하신다. 우리는 보통 모든 문제를, 고통의 원인을 내 탓보다는 남 탓으로 여기며 억울해하고, 객관적으로 무언가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잣대로 사물과 관계를 보기 때문에 사실은 갈등이 유발된다. 이런 편향된 시각을 스님은 확실하게 개념정리 교통정리 해준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손자를 잘 봐주면 우리는 보통 며느리나 아이에게 다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님은 그것은 잘 못된 것이라 한다. 그것은 아이에게는 가장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갓난아기에게는 엄마의 사랑이 제일이고 엄마 품에 안겨서 젖을 빨고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그것을 박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혼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아내는 왜 나하고 결혼을 했을까요? 남편하고 같이 살면서 덕 보겠다고 결혼 한 것 아니겠어요? 마찬가지로 남자도 아내하고 결혼할 때 덕 보려고 결혼한 거예요. 그래서 결혼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결혼입니다. 또한 이것을 공생공영 또는 상생이라고 합니다.…이혼이란 것도 별거 아니에요. 혼자 사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이 들면 하는 거예요. 세상은 다 그런 원리에서 효율을 따라 움직입니다. 사랑 같은 얘기 하지 마세요.…결혼이란 게 유지 되려면 서로에게 이익이 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왕 결혼했다면 존재 방식이 바뀌어야지 자기 혼자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저처럼 자기만 생각하고 싶은 사람은 혼자 살아야 합니다. 괜히 남의 인생 괴롭힐 필요가 없잖아요. -본문 80~81쪽>

자식사랑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사춘기가 넘어가면 이때부터는 주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고 아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부모가 정을 떼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아무렴. 자식이 자식을 낳고 40이 넘어도, 50이 넘어도 자나 깨나 자식걱정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애 취급하는 나이든 부모들도 많고. 자녀의 미래를 부모 자신이 완벽하게 설계해준답시며 학원을 뺑뺑이 돌리는 젊은 부모들도 많다. 그러나 때론 정을 '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인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더라도 상대가 싫어하면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욕구를 감당하지 못해 상대가 싫어하는데도 강제로 좋아하는 것은 욕망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사랑에는 약간의 아픔이 있어야 됩니다. 일어나는 자기감정을 억누르고, 도와주고 싶은 것도 자제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 본문 153쪽~156쪽>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까요?

보시바라밀. 즉, '바라밀'은 '괴로움에서 벗어난다'는 뜻인데 보시로서 바라밀에 이를 수 있다고. 그러면 보시는 무엇일까?

<보시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재물을 베푸는 것은 '재보시'라고 하고,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좋은 법문을 베푸는 것은 '법보시'라고 합니다.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주고, 보호할 사람이 없는 이를 보호해 주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의 의지처가 되어 주는 등 여러 가지 정신적인 보살핌을 주는 것을 '무외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보시는 꼭 재물만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남에게 무언가 이익이 되도록 해주고, 도움이 되어 주는 것을 보시하고 합니다. -본문 216쪽>

'열반이 완전한 행복을 말하고 해탈이 자유'라면 '베푸는 것이 곧 해탈의 길이고 열반의 길'이라고. '그래서 재물이든 노력이든, 자꾸 보시를 하라고 수행자에게 권'한다고.  짧은 경험이지만 일주일에 한번, 시간 반 버스 지하철 번갈아 두 번 갈아타고 가서, 세 시간 정도 '놀이(봉사)'를 하고 오는데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아마 차를 두 번 갈아타며 시간 반 걸리는 곳에 돈벌이를 하러 갔더라면 내 입에선 벌써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는 한숨이 새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봉사이다 보니 내 시간을 들이고 차비를 들여도 행복하고 내게 그런 봉사의 기회가 주어진 것도 감사하게 되고, 즉, 봉사는 무엇보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신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인생살이의 반은 풀리는 것이 아닌가.

아무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이 책을 알게 되어 무척 기쁘다. 우린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기도 해야겠지만 인간에게는 그 행복을 나누고 전하는 소명도 있을 것인 바. 때로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 먼저 남에게 행복을 전해야 행복이 내게로 오기도 하므로. 지금 행복한 사람은 행복하기 때문에야 말로 타인에게 바로 행복을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이고, 지금 많이 괴롭다면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또 행복전하기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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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이틀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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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사십대 후반의  현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남자와  

미용실에서 한 몇분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분이 머리를 깍는데는 20분쯤 소요되었지만 몇분만 얘기하게 된것은 하도 기가 차서였다.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 

 

'가스통 어버이들'이라면 나름 전쟁을 겪은데다 독재시대에 세뇌되어 헐수할수 없다지만 

이제 겨우 40후반인 아자씨가 일련의 꽉 막힌 발언을 하니  내가 미쵸미쵸~~~ 

고인이 된 두대통령의 이름을 경상도 특유의 톤과 발음으로 짓이기며 

악담을 퍼붓는데..... 오!!!노우 !!!!!!!!!! 

 ....

이책은 저자의 말대로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우리네 세태소설이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풍자' 소설일것인데, 우려 스러운 것은 다른 지방사람들은 다  

이 소설이 풍자소설임을 알진대 유독 대구, 경상도 이쪽 사람들은 풍자라 못느끼고  

우파적 시각을 당연한듯 공감하지 않을까 소름끼쳤다. 

 

저자는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구출신 보수주의 젊은이 '은'의 주장은 

세세히 적시하면서도 그에 대한 '금'의 반박은 약한것 같은데 때문이야 말로 

이쪽 경상도 사람들이 착각하지 않을까 우려스러버... 

 

사실 '은'의 그럴듯한 논리는 한없는 '풍자' 일것인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단 말씀.  

  

(그런 의미에서 경상도 사람들을 개화시키기 위해선 이런 젊잖은 풍자보다 

최상천의 '알몸 박정희' 같은 책이 오히려 그들의 무지를 깨는데 좋을듯...  ) 

 

우좌간 이책도 읽어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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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의 향연 - 끝나면 수평선을 향해 새로운 비행이 시작될 것이다
한창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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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섬에 가서 일박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책의 의미를 

잘 모를수도 있겠다. 

바다는 자유도 주고 고독도 주고 그리움도 주고.....그리고 작가를 

만들어 주었나?^^ 

 

바다와 섬살이에 대한 애정이 물씬하고 또 그만큼 육지를 돌아댕기지  

않으면 몸쌀 나는 듯~~~ 

이 책은 문단 지인들과의 추억담을 특유의 입담으로 생경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유용주 시인편은 폭소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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