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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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 문고리를 잡을 때마다 나는 늘 가슴이 두근거린다. 방에 들어서는 순간 등을 보이며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들이 모두 한꺼번에 나를 향해 눈길을 돌리는 것만 같다.-13쪽

굶주린 때에 책을 읽으면 소리가 훨씬 낭랑해져서 글귀가 잘 다가오고 배고픔도 느끼지 못한다. 날씨가 추울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의 기운이 스며들어 떨리는 몸이 진정되고 추위를 잊을 수 있다. 셋째,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눈과 마음이 책에 집중하면서 천만 가지 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넷째, 기침병을 앓을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가 목구멍의 걸림돌을 시원하게 뚫어 괴로운 기침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24쪽

한백겸이 죽기 보름전까지 <동국지리지>를 붙들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유득공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도 내 삶이 다하는 그 날까지 무언가를 붙들고 싶습니다. 내가 끝까지 부여잡은 그것이, 후대 사람들에게 감동과 감탄뿐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94쪽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던 선생(박지원)은 갑자기 부산스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몸소 쌀을 씻어 정갈한 다기에다 밥을 지으셨다. 그러고는 흰 주발에 밥을 담아 옥쟁반에 받쳐 내오셨다. 술을 한 잔 권하며 덕담을 하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슬기로운 젊은이여 부디 오래오래 사시게.: 박제가는 물론, 나도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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