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Charles C. Manz 외 지음, 이은숙 옮김 / 한언출판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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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의 유일한 리더’.  ‘바보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다. 지난겨울 방학에 김형경 작가가 쓴‘천개의 공감’이라는 심리 치유 에세이를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 책에는‘자신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라는 글귀가 있다. 뜻이 서로 통하는 이 두 글귀 모두 책 한 권 보다 더 큰 인상을 나에게 심어 주었다. 뭔가 커다란 영향력이 내 안에 잠재되어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확신 때문에 나 자신이 그만큼 존귀하고 소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만심이나 교만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이 책의 목차에서부터 벅찬 뿌듯함을 느끼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앞부분에 나온‘스스로 선택 한다’는 것은 어렸을 때 나의 동경이었다. 무엇을 하든지 내 선택이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미묘한 두려움 때문에 항상 옆에 계시는 어른께 여쭈곤 했었다. 그런 걱정을 하지 않고 내 뜻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지만, 그 보다 옳은 것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잘못되면 안 된다는 약간 어그러진 완벽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모양이다. 지금은 그 동경에 대한 표준 선을 지나쳐서 오히려 소수 몇 가지에 대해 내가 선택하거나 하지 않으면 일이 틀어진다는, 지나친 완벽주의에 이르렀다. 이것을 고치려고 현재 노력중이나 확실한 것은 어렸을 때 스스로 선택하기 힘들어 했던 내 모습에 비해, 약간 지나치지만 자의로 뭔가를 선택할 수 있게 된 내 모습이 훨씬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거나 불평한 적이 거의 없다. 혹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내가 선택했다는 만족감 때문에‘내가 선택했으니까 마무리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에 차 있다. 좀 대책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이러한 사고방식에 떠밀려 어려운 일도 해낸 적이 많다. ‘바보들은~(이하 생략)’책에서 셀프 리더십을‘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지속적인 과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 지적을 통해 어렸을 때 스스로 맘에 들지 않았던 성격이 셀프 리더십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을 안 순간 내가 어렸을 때 만약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자신감 있는 성격은 절대로 나올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다시 내 선택에 대한 자신감에 잠시 빠졌다. 짧지만 자신감에 너무 자주 빠지는 것 같다. 약간 건방지다고나 할까. 그래서 내 별명이 건방지다는 뜻이 들어 있는‘막건자’인가보다.  


  지난겨울 방학에 오쿠다 히데오의‘Girl'이라는 책을 읽었다. 2,30대 직장 여성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들을 모은 단편집인데, 그 중에서 한 여성이 회사 내 지위가 높아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쓴 소설이 가장 인상 깊었다. 입장이 변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셀프 리더십도 약간 바뀌게 되는데 주인공은 이것에 당황해 한다. 이 단편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요즘 나도 3학년에 올라와서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2학년 때 따라가는 입장에서 갑자기 끌어주는 학년이 되다보니 관점이나 역할 등이 바뀌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것들이 바뀐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어느새 이렇게 크게 바뀐 나 자신이 어색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당황해 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중의 하나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자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정상적인 과정에서 일어난 변화는 당황하기보다 성장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일 괜찮은 방법인 듯하다. 이것이 이 책을 읽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점이다.  


  ‘바보들은~’책에서 수긍하기 어려웠던 부분이‘자기 보상’이다. 그 뜻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제시된 책처럼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역사 과목을 정말 못했는데‘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으로, 드라마로 역사를 접한다면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날부터 역사 만화책과 드라마를 보곤 했었다. 하지만 만화책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언제나 의식 한 켠 에는‘이건 역사를 친숙하게 하려는 의도적인 방법이다.’라는 생각이 항상 잠재되어 있었다. 그 생각을 하지 않으려 책에 나와 있는 자기 벌칙 방법 등 여러 노력을 해봐도 언제나 실패였다. 내 사고방식이 비뚤어진 것일까? 역사 과목에 관한 것 외에도‘자기 보상’효과를 바라고 했던 일들이 더러 있지만 그것들 역시‘의도적 수법이다.’라고 말하는 의식속의 악마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사람은 다양하기 때문에 꼭 책에 나온 대로 생각하라는 법은 없다. 난 이 말에 적극 수긍할 따름이다.  


  하지만 나에겐 비뚤어진 의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는 점이지만 나는 장점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게 생각한다. 바로 긍정적 사고이다. 난 일상 대부분이 즐겁다. 책에 나온 유쾌하고 즐거운 측면을 알아낼 필요도 없다. 내가 볼 때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즉 좋은 셀프 리더십을 갖추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타고난 것 같다. 여기에 나의 단순함도 힘을 발휘한다. 대신 비판적인 사고는 떨어지고, 때때로 내 자신이 어리고 철없이 느껴진다. 그래도 이런 생각 끝에는 언제나‘그래도 스스로 행복하게 느끼면 좋다.’라는 것이 마침표처럼 따라다닌다. 남들은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더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시험 성적이 아주 낮게 나오면‘이 이상 나빠질 수 없다, 예전보다 좀 더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이 엄청 올라간 것처럼 느껴지겠지? 오랜만에 그런 기분 한 번 느껴보자, 지금이 기회이다. 열심히 하자!’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뭔가 중간에 거쳐야 할 단계를 건너뛴 듯 한 사고방식이다. 내가 내 자신을 봐도 대책에 없는데 남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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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감귤 2009-06-2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감넘치는 유쾌한마녀님이군요

유쾌한마녀 2009-06-20 09: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나, 황진이
김탁환 지음, 백범영 그림 / 푸른역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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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드라마에 빠져살다가

원작책을 찾아 보게 되었다.

중간중간

수묵화 그림처럼

글 역시

수묵화 같은 수수한 독백으로

이루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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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여왕 - 상 - 거울 속의 미로
카이 마이어 지음, 두행숙 옮김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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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책에

나올 법 한 요소들은

총 출동 한 책 ㅡ ㅋㅋㅋㅋㅋ

심심풀이로 읽기엔 무리가 없지만

그닥 남는 건 없는책 ㅡ ㅋㅋ

잡념이 막 생길 때

읽으면 술술 읽히고

나름 시간도 잘가는 그런책이다 ㅡ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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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최종길 지음 / 밝은세상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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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을 독서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책..ㅋ

이 책을 읽으면서

전문 작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솔직 담백하게 글을 써내려간

작가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안타까운건...

이 책에서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

가슴아프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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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바꾼 칭찬 한마디
김홍신 외 31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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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낄 수 있겠지만

칭찬의 위력을

여러 사람들의 일화를 통해서

역설하고 있는 책...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칭찬해선 안될 것 같은

부담이 쩐다;;;;;ㅠ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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