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없는 나라
양 얼처 나무.크리스틴 매튜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사랑이란 건 참 복잡하다~
왜일까?
남녀간의 사랑~ 연애할땐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하고, 결혼해선 기선제압을 잘 해야 하고, 교육을 잘 시켜야 하고.. 등등등..

아버지가 없는 나라가 사랑이야기냐고 물어볼수도 있는데..
내가 이 책을 덮고 나서 기억에 남는 말은 "밖으로 나왔을 때 사랑이 참 복잡해졌다."라고 하는 주인공 나무의 말이었다.
우리에게 복잡한 사랑이 왜 나무네 부족에겐 복잡하지 않을까?
사랑엔 책임이 따른다. 그것도 아주 막중한~ 하지만, 모쒀족을 봤을 때 그들은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사랑을 나누기전부터 책임에 매여야 하는 우리와는 다르게..

중국의 소수민족 중의 한 부족인 모쒀족~ 성인식을 치르고 난 여자들만이 방을 갖게 되고, 남자나 어린아이들은 그냥 공동생활구역에서 생활을 하게 되고, 애인이 생기면 그 여자들의 방에 가서 문을 톡톡 두드리고, 그 문이 열리면 거기서 자고, 남자들은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주혼이라는 풍습을 가진 부족이다. 소위 문명이란 걸 가진 우리들의 기준에서 보면, 성이 문란하고 그럴 꺼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중국 정부에서도 문화혁명때 일부러 부부는 같이 살아야 한다고 계몽운동을 하고 강제로 그들의 문화를 문명의 세계와 비슷하게 끼워맞추려고 했으나. 결과는 실패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없는 이 나라는 어머니의 역할이 크다. 여자들은 남자 못지 않게 힘을 키워서 가축도 잡고, 장작도 패고 그러나 여성성은 잃지 않고, 자신들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는.. 뭐, 그런..

이 책은 이런 문화속에서 태어난 양얼처나무가 그 세계에서 우리 문화속에서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아주 흥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음.. 문장력이 뛰어나다거나 꼭 읽어보라거나 그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나무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매튜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아주 다른 문화이지만.. 그 속에서 자라난 나무의 삶을 통해 한 민족의 삶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삶과 문화에 동화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

신도 버린 사람들을 번역했던 작가가 이 책도 번역을 하였다. 신도 버린 사람들의 대상이 되었던건 인도의 한 유명한 남자라면, 이 책은 중국의 오지에서 태어나서 지금은 서양 세계에까지도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라고 대비해서 소개할 수 있겠다.

나이가 들면서 나도 언젠가 어머니가 될꺼란 생각을 점점 강하게 하게 될 수록, 어머니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여자이기에 더욱 더~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같은 것 같다.
어머니, 여자의 삶에 대해서-  운명에 대해서- 힌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줄 수 있을 책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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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나무 숲 Nobless Club 1
하지은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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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음악에 조예가 깊고 매사가 진지한 내 친구가 강추하던 소설이었다.
그러기에 환타지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일단 이 책의 소재는 너무 신선하다~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단~ 이 글의 배경이 되는 음악의 도시이다. 음.. 난~ 유럽의 빈이라고 상상을 했다.
몇년 전 배낭여행으로 빈에 가서 느꼈던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음악이라는 것이 어떤 집단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던 날 너무 우습게 만들어버릴 정도로 자연스러운 음악사랑에 놀랬던.. 뭐 그런 아련한 기억이..

10살때부터 천재로 인정받은 바이올리니스트 바엘과 우연히 그와 듀엣곡을 쳐보고 그의 천재성에 묘한 매력에 빠져 버린 부호집안의 아들 피아니스트 고요 드 모르페,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외교술로 모든 이를 자신의 매력에 폭 빠쳐 버리는 트리스탄 ~ 이 세명의 우정과 사랑, 인생 이야기라고나 할까? 아~ 너무 단촐해져버리네.. ㅜㅜ

안하무인인 바엘, 그리고 그는 유독 고요에게만 냉랭하다.. 트리스탄에겐 한없이 잘해주지만, 왜 고요에게만 그런지.. 하지만, 더 절망스러운 건.. 고요는 항상 바엘에게 인정받고 싶어한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로 봐서는 그냥 평범한 천재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천재는 노력하는 둔재를 절망케 한다.'는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런 말을 하게 만드는 소설인줄 알았다. 
 
한동안 음악기행을 다니고 돌아온 바엘은 악기경매시장에서 저주받은 바이올린을 자신의 모든 돈을 들여서 사게 된다. 진정한 모토벤이 아닌이가 연주하면, 온 몸이 썩어 문드러져 죽어버리는 형벌을 받게 되는.. 그러나, 그 바이올린은 바엘을 주인으로 받아 들이게 된다.
그리고, 항상 단 한명의 청중을 찾아 헤매던 바엘이 고요와 함께 전설속의 얼음나무 숲을 찾게 되고, 그때부터 이들의 운명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항상 바엘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고요, 모든 이가 인정하지만, 자신만 모르는 고요~
그런 고요를 미워하는 바엘.. 그리고 트리스탄의 이야기가 두꺼운 책장을 단 몇시간만에 다 넘기게 만드는 책이다. 줄거리를 줄줄줄 말하고 싶지만, 여기까지만.. ^^

외국 번역본이 아닌 국내 작가에 의해 쓰여진 책이라서 더더욱 의미가 있고,
내가 모르는 음악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줘서 책을 읽으면서 청각도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고요 드 모르페라는 바엘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좋았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증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강추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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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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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짓기가 참 힘들군.. ㅋ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읽을 수 있어서 또, 무작정 배웠던 수학이라는 학문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어서.. 신기했는데.. 집중력의 한계인지 이해력의 부족에서인지.. 끝까지 읽지 못하고 덮어버렸던 아픈(?) 기억이 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제목부터 왠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같은 냄새를 풍긴다. 확확~

그러나, 이 책은 소설이다. 창가의 토토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같은 류의 일본소설냄새가 풀풀 묻어나는 .. 그런...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뜻에서 비교를 해본다.

교통사고로 80분의 기억만을 지속시킬 수 있는 수학박사~
오직 수만을 통해 세상을 읽어 나가는 그에게 삶을 위한 일반적인 손길이 필요하다.
그러나, 80분의 기억이라는 한계때문에 온몸에 메모지를 붙이고, 도저히 일상적이지 못한 생활을 하는 그를 가정부들은 견디지 못하고 나가버린다.
그런 그에게 10번째 가정부로 젊은 미혼모 쿄쿄가 가게 된다.
오직 수와 수식과의 싸움만을 하는 그의 생계는 본가에 사는 미망인(박사의 형의 부인)에 의해서 연명이 된다. 10번이나 가정부를 갈아치운 경력때문인지 쿄쿄는 한없이 조심스럽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그녀를 본 그의 첫 마디는 "누구세요?"가 아닌 "신발이 몇인가? 생일이 언제인가?"등 수가 답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생활패턴을 익히게 되고, 수처럼 순수한 그에게 끌리는 가정부. 그녀에겐 10살짜리 아이가 있다. 우연히 알게 된 이 사실에 박사는 아이를 부모의 눈에 가까이 둬야 한다며, 아이가 쿄쿄의 근무시간대에 가정부와 함께 그 집에서 머무르는 것을 확인한다. 그가 가정부의 아들에게 지어준 이름은 루트~ 머리가 모든 수를 포용하는 루트처럼 반반하다고 하여 지어준 이름.

이 책은 이렇게 루트와 박사, 그리고 가정부 3명이 펼쳐나가는 따뜻한 인간적인 이야기이다.
80분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어야 함에도 루트와 교쿄는 절대 귀찮아 하거나, 화내지 않는다. 친절하게 언제나 새롭게 시작되는 기억의 시작을 편하게 인도해준다.
뒤채에서 수와 씨름만 하던 그가 이 두 모자를 만나서 야구장에도 가고, 바깥 출입으로 이발관도 가고.. 물론 쉽지만은 않다. ^^ 병원도 가고, 서로에게 기대어 가는 과정이 참 보기 좋다.

너무나도 가족같은 그들에게 질투를 느낀 것인지, 잠시 미망인의 클레임으로 가정부가 교체되긴 하지만, e의 파이아이승 +1=0이라는 알 수 없는 수식하나로 다시 관계는 지속된다.

야구를 좋아하는 루트와 아이를 사랑하고 수를 사랑하는 박사, 그리고 마음 넓은 가정부는 이렇게 새로운 가족관계를 구축하면서 정을 쌓게 된다.

80분이라는 기억테이프가 고장나고, 시설로 옮겨가서도 미망인과 가정부 모자와 박사의 관계는 지속되어, 이야기는 11년 후 루트가 중학교 수학선생님에 합격이 되고, 박사와 포옹을 하는 순간을 영화속 한 장면처럼 묘사하며 끝을 맺는다..

줄거리를 장황하게 늘이는 서평이 제일 안좋은 서평인데... 이런..

아무튼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영화로도 나왔는데.. 영화가 책에서 주는 이 따뜻함을 충분히 잘 살렸는지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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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연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혜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빠져보는 독서의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책을 만났다.
두꺼운 책의 분량에 압도되어 선뜻 들지 못했는데..
프롤로그에서부터 이 책의 마력에 쏙 빠져버렸다.
퇴근 후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는 순간이 짜릿했다고 할까?
다음날 출근을 위해 책을 덮어야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이른 새벽아침 벌거벗은 한 여인이 공원에서 발견된다. 공황상태로..
그녀의 머리가죽은 벗겨져 두개골이 보일정도이며, 더더욱 아연실색할 것은 자신의 것인지 다른이의 것인지 모를 머리카락과 살이 엉켜있는 살점이 붙어있는 머리가죽이 들어있는 봉지를 들고.. 시작부터 어마어마 했다.
어떤 스릴러물보다 강하게 끄는 첫 장면이었다~

그녀를 이렇게 만든 잔인한 살인마를 찾으면서, 연쇄 살인범의 소행이란 것을 알게 되고..
이야기의 초반부에 잡히게 된 한 살인범의 현장에서..
이 연쇄 살인마가 한명이 아닌 칼리반이란 이름의 조직과 연루되었다는 것..

남편의 실종이후 실종사건이라면 민감한 애너벨이라는 미모의 여형사와 그의 짝 잭, 전직 FBI 프로파일러였으나 지금은 실종을 위주로 한 사립탐정을 하는 조슈아~
이들과 칼리반 조직의 우두머리 밥을 쫓는 범죄수사의 묘미가 함께 한다.

그리고, 언제나 이런 범죄와 스릴러의 묘미인 반전~
밥은 표면상의 우두머리였고, 그 뒤에 존재한 진짜 보스 멜리샤벤츠(Caliban is me!의 조합어)의 출현! 그리고 칼리반이라는 조직이 했던 경악할 범죄사실(이건 읽어야 한다.)

67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납치하여, 그들에게 이들이 했던 엄청난 소행보다 더 잔인하고 무서웠던 것은... 이를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처럼 범죄 대상을 고르는 것을 물건을 사는 쇼핑에 비유하여 말하는 부분에서 오는 씁쓸함..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언급한 "이 소설에 나오는 정보들은 .. 대부분 사실이라는.." 작가의 말이었다.

작년에 프리즌 브레이크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어떤 영화보다도 반전에 반전을 언급하는 시리즈에 짜릿했었는데.. 이 소설이 또한 잊고 있었던 그 짜릿함을 선사해주었다.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
더 놀라운 건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 끝부분에 철학적인 면이 나오는 부분에서만 프랑스 문학이구나 라는 걸 잠시 느낄 수 있었다. 젊은 작가의 또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

조슈아 시리즈를..

그러고 보니.. 내 보관함에 악의 시리즈 1편이 있었다. 악의 영혼~ 읽어봐야지!

간만에 재밌는 책을 읽어 기분좋은 서평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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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찬란한 나날
조선희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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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어쩜 그리 낭만적인지...
하지만.. 책 속에 펼쳐진 이야기들은 왠지.. 비오는 날 같은 느낌이랄까?
어렸을때는 비가 오는 날이 정말 싫었다.
바지를 타고 올라오는 비의 축축함이 싫었고, 해가 나오지 않아 어두컴컴함이 싫었다.
하지만.. 요즘은.. 비가 오는 날이 좋다.
비가 꼭 오지 않아도.. 비가 오려는 그 분위기가 좋다고 해야 하나..
비가 올때의 운치를 알 정도의 삶을 살았다고나 할까?

이 소설의 리뷰를 쓰면서 왠 날씨 타령이냐면..
그녀의 소설이 그런 느낌이다..
삶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봄 직한 주제들을 나열한..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의 참맛을 모를 나이엔.. 쉬이 읽다 지칠(?) 수도 있는..
물론, 젊지만..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11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이 책과 함께 남자 작가의 단편집을 같이 샀었는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였던가.. 그 책은 시원시원했다면.. 이 책은 얌전하지만, 정곡을 찌르기도 한다고나 할까?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건 좋지만..
한편씩 쉽게 읽어내려갈 머리 가벼워지는 책은 아님을 밝혀둔다.

난 햇빛 찬란한 나날/ 부두키트 세러피/ 경리 7년/ 향수.. 이렇게 4편이 유독 마음에 들었다~
그 중 가장 끝에 있는 향수..
언제나 그렇듯 등잔밑이 어두운 우리의 이야기랄까?

너무나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나눠읽은 터라.. 서평을 쓰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듯 싶다.
정직한 비관주의자, 현대의 비극적 아이러니 작가 조선희의 말을 빌어 마무리~

어둠이 밝음을 낳는 것처럼 기쁨은 슬픔이 낳는 것,
그러니 겁내고 피하려 할 필요 없다. 슬픔과 우울까지가 다 인생을 인생답게 하는 성분들이니까.
(본문 238p中)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우리모두 카르페 디엠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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