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 - 고대편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 1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정병수 그림, 이계정 옮김 / 꼬마이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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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기설기 대충 보아왔던 이 책을 최근에 차분히 읽었다. 세계사라면 학교 때 항상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나의 내면은 항상 세계사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다. 좋은 점수는 단편적인 지식암기 그 이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내가 읽을 요량으로 구입을 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과거의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초등학생들이 세계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겠지만 이정도라면 초등학교 3학년 정도부터도 읽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실제로 작은 아이에게 읽혀 보았는데 그럭저럭 재밌다고 했다. 물론 앞부분의 조금만 혼자서 읽게 했는데, 3학년 정도라면 혼자 읽게 하기 보다는 매일 매일 한 章씩 읽어 주면 좋을 것 같다. 1권은 모두 42장으로 이루어졌는데 한 장이 5쪽에서 10쪽 분량이라 부담이 없다. 두께가 두꺼운 대신 장이 짧아서 지루하지 않다.

각 장의 첫 페이지는 그 장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단순한 지도가 그려져 있다. 주변부만 클로즈업 되어 있고 그 외가 생략되어 있어 지도 보기도 어렵지 않다. 또 본문 내용에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유물 일러스트는 한 페이지에 한 종목, 또는 두 페이지에 한 종목이 크게 그려져 있어 복잡한 사진과 설명이 여기저기 있는 것 보다 오히려 통사적인 이야기에 몰두할  수 있다. 그래서 각 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크게 이미지화해서 기억하기 쉽고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지배하는 색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갈색과 검정은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차분하게 이끌어 독자로 하여금 고대의 이야기를 읽는 신비함에 집중하게 한다. 아무래도 이런 분위기는 아이들의 선택과는 상관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들 눈길을 잡기엔 충분하다.  글자가 크고 행간도 넓고, 문체 또한 입말체라 어른이 읽어주는 잠자리 동화로서도  손상이 없다. 그렇게 작정한다면 연령파괴 세계사 책이라고 해야 겠다.

서양사람이 쓴 세계사니 당연 서양사가 중심이다. 하지만 이만큼 쉬운 세계사가 없고 다른 책에 비하면 동양사도 꽤 비중있게 다루어진 편이다.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나 우리 나라에 관한 것은 부모가 따로 공부해서 들려줄 밖에 다른 방법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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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1-0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쓴이의 입장에 따른 부족함이 보였지만 좋은 책이더군요. 올해 초에 모두 사주었는데 우리딸(올해 중학생돼요)은 2권까지 본 것 같아요. 세계사 공부하다가 필요한 대목만 찾아서 봐도 괜찮았어요. 참나님, 새해인사가 늦었어요. ^^ 올 한 해도 님 서재에서 좋은 글 많이 보고 가겠어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304
장석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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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시'를 받아 들일 땐 시에서 읊어지는 그 무엇들이 자기 내면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독자가 시인이 아니어서 내면을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시를 찾아 읽을 수 밖에 없을 때,

둥글게 둥글게 살자는 명상도 옳긴 하지만 내 시를 보고/ 너무 이른 나이에 둥그렇게 되었다는 말도 옳아서/밤새도록 이 꺽인 고궁의 돌담 아래에 앉아 있어보는 것이다 //..// 영원히 새로운 풍경이 날 자유케 할터이니.'內面으로'

 

시인이 표현한 내면과 나의 내면이 만났을 때 독자는 기쁨을 얻는다.

나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내 아픔을 알아주는 시인은

나 조차도 마치 시인이 된 착각 속으로 몰고 가서

내가 가진 어지럼증의 한 귀퉁이에서 실마리 하나를 풀어 가만히 읊조리게 한다.

 

밤길을 걷는다/ 걸음은 어둠이나 다 가져라/걸음 없이 가고 싶은 데가 있으니/ 어둠 속 풀잎이나/바람결이나 다 가져라/ 걸어서 닿을 수 없는 데에 가고 싶으니...내가 밤길을 걸어서/ 새벽이 밝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새 날이 와서 침침하게 앉아/ 밤길을 걸었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나는 벙어리가 되어야 하겠지/  '밤길'

 

'밤길'은 참 시인의 주저하는 낯빛이 보이는 시이다. 

헌데, 난 왜 이 시를 읽으며 들국화의 '행진'이  떠올랐을까.

거침 없는 전진을 연상케 하는 '행진'과

다분히 허무가 연상되는 '밤길'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에 있는 이 안과 저 안처럼 밤길을 행진하고 싶은 시인의 번뇌가 가만히 전해져 온다.

 

저녁은 여럿이 오지 말고 딱 하나만 오라/ 내가 다 가지고 싶어라/그러나 이 어스름을 나는 다 가질 수  없어서/ 깨진 물동이처럼 무너져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데/ 남는 흐느낌을 다정스레 데리고/ 이 나무처럼 다시 서고 싶은데/ '겨울 저녁에'

 

이제 겨울이 오고 있다. 그래, 바로 이런 것이었어. 그는 지극히 사적인 내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정확히도 표현했을까..

 

밥 짓는 저녁

아궁이 앞에 앉아 있어야 할

저녁 놀이 질 시간,

주점 구석 연탄 화로 앞에서

돼지껍데기를 뒤집었다 엎었다,

마치

살들이 연탄불 위에서 구워지기라도 하는 듯이,

뜨거워서 못 견디겠는 이 마음을

젓가락으로라도 돌려 뉘어야 하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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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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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신경림은 그의 시 '파장' 첫 행을 이렇게 시작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호텔 선인장을  다 읽고 나자 이 구절이 떠올랐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 이름, 책의 장정, 삽화, 문체등은 참 가볍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가벼운 이 책의 분위기가 전하는  뭉근한 무언가가

가슴 속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름을 느낄 수 있다.  따듯하다.

'모자', '오이', '숫자 2' 라는 주인공들을 인간으로 설정하지 않았기에

인간 독자가 읽으면서 적당한 거리감을 둘 수 있다,

그 객관성은 소설의 분위기를 가볍게 끌고 간다. 마치 남의 얘기를 듣듯 부담 없이..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주인공들의  마음이 행동이 단순하면서 쿨하게 읽혀질 때

독자는 그 거리감 만큼 행복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모자 이기도 하고 오이 이기도 하며 숫자 2 이기도 하기에

읽는 순간 순간 아주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못난 놈들이 모여사는 세상을 자조적이지 않게 쿨하게 보여준다고 할까..

요즘은 구질구질하고 질척질척한 게 제일 싫다. 그래서 내 구미에는 딱 맞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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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2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소설 별로 안 읽는데 심플하다면..? 헤헷~

플레져 2005-09-2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소설 좋아해요.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게 된 소설이에요.
리뷰도 심플하시고 좋습니다.
헉. 갑자기, 이런 다짐을 하고 싶어졌어요.
심플하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당!!! ^^;;

반딧불,, 2005-09-2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 오랜만의 리뷰도 좋구만요.

2005-09-23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전 소설만 읽는뎃..^ 플레져님 리뷰 충분히 심플 하와요..저도 에쿠니 가오리 첨 읽어요..반디님과 전 서로 왕팬이자나..요. =3=3=3
 
상상의 초가 교실
차오원쉬엔 지음, 야오홍 그림, 전수정 옮김 / 새움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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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 전에 고려원에서 출판 된 "작은 나무야 작은 나무야"를 읽은 이후,  가장 감동 적인 성장 소설을 읽었다. '작은 나무야.."는 이후 ' 내 인생이 따듯했던 날들'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상상의 초가교실' 은 "내 인생..' 이래로 스테디셀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은 11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에 세 권으로 다시 나온 "빨간기와"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다.(빨간 기와는 두 권 분량이 적당한데, 만원 가까이 인상된 가격으로 세권으로 나누었다는 것은 정말 독자로선 못마땅한 일이다. 상상의 초가교실은 아직은 분권이 되지 않았다.)

  도톰한 한 권의 책에 초등학교 교장의 아들인 장난꾸러기 '상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구비구비 펼쳐진다. '상상'이 아닌 '리얼리티'가 살아 숨쉬는 역동적인 삶과 에피소드가 흐르는 세월의 모드로 진행된다.   '빨간기와'에서 작가가 인생의 지혜들을 슬쩍 슬쩍 일러주고 있다면 '초가교실'은 상상의 관점으로 서술 되기 때문에 단지 사건 그 자체만을 보여준다.상황이 그려지는 한 문장 때문에 배꼽을 잡다가 인생의 희노애락을 맞닥뜨리곤 일순 숙연해지기도 하는 희노애락의 파노라마라고 할까.

누구라도 이 책의 독자가 된다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한 장면 한 장면에서 웃고 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물들의 말 한마디 몸 짓 하나가 눈에 보이는 듯 선명한 것은 동양적인 배경에서 오는 공감대와 인생의 진실을 담담하게 펼친 작가의 역량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에게 그만큼 동일시가 쉬워서 이기도 할 것이다. 인물 사건 배경의 짜임새가 돋보여 그래서 이야기를 읽는 맛이 나는 이 소설은, 초등학생이 주인공이지만 중학교 1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 딱 맞아 떨어지는 개구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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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기와 1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 새움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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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난 내 의존적인 성격이 싫어"

B ; "어머 네가 왜 의존적이야?"

A ; "난 내가 보살피고 간섭하기 이전에 우리 딸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주길 바래.."

B ; "어머, 그런 것도 의존적이라고 하는 구나"

중학생은 그런 나이 인 것 같다. 부모는 으젓하게 홀로서주길 바라지만 꼬투리만 성장하고 덜 여문 콩 같은 그런 존재. '중학생'이란 단어가 풍기는 그 어중간함 때문에 주위에서는 아이들의 원래 모습보다 기대치를 높게 잡는다.  이 책을 읽으며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맞아 아직은 떠먹여 주어야 할 시절이야'

내가 이렇게 느낀 것은 이 책의 어떤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책의 내용이라면 모름지기 이만한 나이는 이렇게 홀로 서기를 배워야 한다는 성장소설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 책이 가진 형식 즉 주인공 임빙이 성장한 후에 자신의 중학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씌여졌기 때문에, 임빙은 어른의 말로서 그 때 자신의 행동과 상황을 분석하고 독자에게 적절한 인생의 조언자 역할을 한다.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하는 이야기이므로 그 충고는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현상만 보고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주제를 꼭집어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떠먹여 주는 소설이다. 다만 사춘기의 예민한 독자가 그것을 자존심 상해 하지 않으면서 거부감 없이 맛있게 받아 먹을 수 있는 장치, 즉 살아 있는 인물과 감동적인 이야기가 강마을을 배경으로 넘실 넘실 출렁이며 가슴 속으로 파고 든다.

암튼, 짧은 이야기의 모음이라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기에 좋고, 꽤 긴 장편이라 책 읽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들기에 좋다. 생일 입학 졸업 등 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도 일순위에 둘 수 있는 가족용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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