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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쉐이크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이야기를 쓰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제목 <Shake>가 의미하는 것은 '한 인간의 영혼을 새롭게 태어나도록 만드는 예술적 공포'로, 이 책의 목적은 독자의 영혼을 흔드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익혀야 할 글쓰기의 기본자세에 관한 것을 들려주고자 함이다

음, 나도 한 때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쓰기도 했다, 아주 조금. 그리고 언젠가는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늘 하고 있다. 글 쓰는 것에 대한 요만한 애정이 있기에 이 책을 끝까지 읽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쓰는 일이 당장의 내 관심사가 아니고, 일상의 의무들로 나날을 살아내야 하는 처지에, 이 책은 좀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이 책이 유용하리라고 본다. 

이 책에 언급되어 있고, '나도 한 때 해봐서 알지만' 대학 문창과 교육과정에 들어있는 소설창작 수업 같은 데서 제대로 된 글쓰기 방법을 배우기는 쉽지 않다. 소설 작품을 품평하는 정도의 세미나 수업을 하지만 정작 글쓰기 기본 자세 따위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의 기본기를 다져주는 이 책의 의도는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하리라고 본다. 

20여년 전 짧은 기간 문창과에 적을 두고 공부하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글은 누구에게 배우는 게 아니라 혼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 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느낀 것은,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글쓰기에도 기본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기본자세가 되어있어야만 자신만의 세계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지금의 내게는 이런 유용한 충고들이 다가오지 않는다. 일상의 노동의 의무에 너무나 충실한 삶을 영위하고 있기에. 비웃지 마시길... 

이 책이 말하는 기본자세 보다도 언뜻언뜻 보이는 몇 개의 문장이 강렬하게 눈길을 사로 잡는다. 

160쪽. "이야기는 정교하게 삶은 단순하게!" 김탁환이라는 이야기꾼의 힘이 느껴지는 문장이지 싶다. 

199쪽. ...문장을 통해 한 문단을 완성한 뒤에는 꼭 그것을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제 경험에 의하면, 좋은 문장은 문단 단위로 낭독하면 신기하게도 리듬감이 살아납니다. 단어나 문장을 반복하지 않더라도, 어떤 문장들의 모음은 피아노 소나타 같고, 어떤 모음은 재즈 같고, 어떤 모음은 힙합 같죠. 눈으로 읽어서는 그 리듬감을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혀끝에 문장을 올려놓고 입술 밖으로 뱉어야 비로소 문장들이 얽혀들어 만들어내는 음악을 접할 수 있죠. 소리 내어 읽었는데 불협화음이 느껴진다면, 그 문장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고쳐야 합니다. 

장인의 경지 같은 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책 말미의 작가소개란에 소개되어 있는 저자의 수많은 창작 리스트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세계를 만든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 사람이 쓴 글쓰기 책 치고는 이 책이 무척 소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의 창작 세계라는 것도 결국엔 이 기본적인 자세에서 나왔으리라는 생각에 새삼 기본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나는 언제쯤에나 글을 쓴다고 덤벼볼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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