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뭐라고 - 거침없는 작가의 천방지축 아들 관찰기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죽는게 뭐라고'를 읽었던 적이 있어 사노 요코의 독특한 문체를 기억하고 있었던지라 '~뭐라고'의 시리즈인만큼 그러한 문체일 것이라 기대하고 읽기 시작한 나는 '~띵'.........

하지만 반전을 이루며 책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사노 요코가 '엄마'였고, 나도 '엄마'이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나는 총 일곱 번을 웃었고, 급기야 마지막장에서 사노 요코가 아들에게 바라는 엄마로서의 진실함이 읽혀져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엄마,그거 알아? 아까 ××가 베란다에서 계속 바깥쪽 보던거.오랫동안 보던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원숭이처럼 소리를 질러댔던 아들은 그녀를 쭉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아들을 한 인간으로 신뢰하고 싶어졌다.
아들이 어른이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할 거라고 믿고 싶어졌다.
내 아들은 누가 봐도 착한 아들은 아니다.학교에서 하루에도 다섯 번을 지적을 받고, 선생님이 눈을 지그시 감으며 "넌 대체 왜 그러니?"라고 안타깝게 중얼거리면 아들은 그걸 흉내낸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아들을 째려본다.
검도학원 선생님한테 얻어맞고 실신한 적도 있다. 하품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실신한 모습을 재연해 보였다.
뭐든 마음껏 해보렴. 어린 시절을 충분히 아이답게 보낸다면 그걸로 좋다. 슬픈 일도 기쁜 일도 남을 원망하는 일도 짓궂은 일도 실컷 해보기를.
그리고 어른이 되었을 때 사랑하는 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타인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114~115쪽)

겐의 순진무구한 유치원 시절과 초등학생 시절의 추억속에서 나 나름대로 내아들의 초등시절을 회상했고 엄마를 노려보는 매서운 눈빛을 했던 사춘기 시절의 겐의 눈빛에서 언뜻 사춘기인 내아들의 눈빛도 비치는 듯했다.

여느 육아서 못지않은 엄마가 사랑의 눈으로 바라본 아들의 육아일기라 좋게만 읽히는 것같다.
곳곳에 사노 요코만의 시크한 문장들이 눈에 들어와 제법 유쾌하기도 하다.
아들이 직접 쓴 후기문 또한 읽어 본다면 사노 요코만의 육아방식이 제대로 빛을 발했구나! 줄곧 인정하게 된다.

나도 사노 요코처럼 자유롭게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만~늘 책을 읽고 느끼는 머리와, 책을 덮고 행하는 몸짓과의 간극을 메울 길이 아득하나니!!!!
이제 남은 책 '사는게 뭐라고'만 읽는다면 좀 나아지겠지~~~애써 시간을 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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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9-18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죠~~
유쾌, 시크하면서 현명한 여자!

책읽는나무 2016-09-18 10:47   좋아요 0 | URL
현명!!!
아~~그 단어였어요^^
읽으면서 사노 요코는 그런사람이란걸 느꼈어요^^

단발머리 2016-09-18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노 요코 아들이랑 함 만나고 싶네요.
진지하게 나눌 이야기가 있습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16-09-18 19:32   좋아요 0 | URL
그어머니에 그아들!!!
단발머리님이 진지하게 질문을 한다면 겐은 아마도 시크하게 ˝~~그게 뭐라고~~~~˝하며 답을 할 듯해요ㅋㅋ
헌데 갑자기 그 진지한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지는군요
뭐지??뭐지???

단발머리 2016-09-19 08:53   좋아요 1 | URL
내 아들은 누가 봐도 착한 아들은 아니다...
에서 나도 모르게 공감이 되었어요.
혹 오해하실까봐~~~ 제 아들은 천방지축은 아닙니다. 실신할 정도로 맞는 일도 없구요. ㅎㅎ
귀엽고 깜찍합니다.... ㅋㅋㅋ
근데 꾸준하게 말을 안 듣습니다. 저는 순둥이 범생 딸을 편하게 키웠지만 말 안 듣는 아롱이의 매력도 충분히 누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추석에 몇 번 혼나고 울고 그랬던 아롱이 땜시...
그 속마음이 궁금합니다.
도대체 왜 그러세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16-09-19 10:07   좋아요 0 | URL
저도 인용한 저 글귀에서 대공감을 했어요
그래서 100자평으론 도저히 나타낼 수 없어 긴글을 썼어요~~일종의 저의 룰?을 깨뜨린거죠!!ㅋㅋ

아~~그리고 사춘기적 겐이 친구가 이혼한 부모의 아들인 겐이 불행해 보인다고 했는데 겐이 당당하게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서 사노 요코는 몸 속에 있던 독소가 빠져나가는 기분이라고 적은 부분에선 내가슴이 다 떨리더라구요
얼마나 감동스러웠을까요??^^

단발머리님이 친히 왕림하시어 이유를 조곤조곤 밝혀 주시니 우리집 아들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군요^^
우리집 아들은 장남인데 밖에선 약간 범생이 스타일인 듯하나 집안에선 한 번씩 나의 속을 박박 긁어대는 스타일이라 전 차라리 겐처럼 천방지축이었더라면 귀엽기라도 하지 않았을까?뭐 그런생각을 했어요ㅋㅋ
지인들 둘째아들들 얘길 들어보면 쾌활 명랑 가운데 애교작렬,효자 코스프레 비슷한 모습들이 비쳐져 참 귀엽겠다,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니 부럽다!라고 침을 질질 흘리거든요
근데 단발머리님의 아롱이가 딱 제가 키워보고 싶은 아들상이에요^^
울집 아들은 늘 무뚝뚝!! 뭘 물어도 늘 시니컬~~그리고 개콘 보면 별 우습지도 않은 상황에 자기 혼자 웃고 넘어가면서 개콘 안볼땐 늘 화가 나 있어요ㅋㅋ
본인이 집에 있을땐 여동생들이 조용해주길 바래서 맨날 성질을 내죠!!ㅜ
(울집은 반대로 둘째랑 셋째 딸들이 약간 천방지축인지라 조용할 날이 없다는~~ㅜ
맨날 고음으로 점철된 리코더 불고,트와이스 노래틀어놓고 6개월째 춤 추고,한 명이 노래 부르면 갑자기 나머지 한 명이 따라붙어 돌림노래 비슷한 노래 불러대니 저도 늘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만ㅜ)
그래도 아들의 사춘기는 좀 못마땅해요!!!!!
저도 아들의 속마음이 너무 궁금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도 궁금하고????

사노 요코의 글들은 그런 미운짓 하는 시기의 아들에게도 늘 멀찌감치 물러서서 바라봐주는 것같아 한 수 배웠달까요???^^
암튼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clavis 2016-09-18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도 궁금합니다. 단발머리님이 나누고픈 야그가^^

책읽는나무 2016-09-19 07:03   좋아요 1 | URL
그죠??^^
전 저만 궁금한 줄 알았습니다!!!

단발머리 2016-09-19 08:53   좋아요 2 | URL
별거 없지만 궁금하시다기에.... ㅎㅎㅎ 위에 댓글 붙여놓아요 ^^


내 아들은 누가 봐도 착한 아들은 아니다...
에서 나도 모르게 공감이 되었어요.
혹 오해하실까봐~~~ 제 아들은 천방지축은 아닙니다. 실신할 정도로 맞는 일도 없구요. ㅎㅎ
귀엽고 깜찍합니다.... ㅋㅋㅋ
근데 꾸준하게 말을 안 듣습니다. 저는 순둥이 범생 딸을 편하게 키웠지만 말 안 듣는 아롱이의 매력도 충분히 누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추석에 몇 번 혼나고 울고 그랬던 아롱이 땜시...
그 속마음이 궁금합니다.
도대체 왜 그러세요? ㅎㅎㅎ

clavis 2016-09-19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성당에서 첫복사 서는 열살 아이가 떨면서 두 손을 모으는데 참 예쁘더라고요^^이름도 어여쁜 아롱이 매력 맘껏 누리옵소서. .

저는 약간의 여행 기분 느끼면서 버스타고 가는 길입니당 두다멜의 지휘로 음악을 듣는데

제가 사는 지역의 아이들이 관악부가 잘 되어있어서 엘 시스테마 효과가 여기까지 미치는 듯 해서 짱 기뻐요^^아침에 관악부 초등생들 붕붕거리며 연습하는 소릴 들으면 짱 행복해집니다요♥♥

책읽는나무 2016-09-19 10:15   좋아요 0 | URL
열 살!!!!

남자아이라면 한 열한 살까지도 이쁠 나이인 것같아요
여자아이는 열두 살까지??ㅋㅋ

근데 마의 열 살!!!
딱 이쁠 나이입니다

예전 아파트 바로 앞에 초등학교 건물중 관악부 아이들이 연습하는 교실이 근처에 있었어요
아침마다 관악기로 부는 행진곡이랑 팝송곡을 들으며 흥겨운 아침을 준비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지금은 주변에 공사중인 아파트가 너무 많아 망치 두드리는 소리로 아침을 맞이합니다만^^

암튼 멋진 월요일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