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부터 그냥 저냥 즐거울 것같은?
조금 울적할 것같은?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당일인 오늘,
예상대로 즐겁기도 했고,
또 울적하기도 했다.

집 밖과 집 안으로
봄이라고 꽃이 만발하다.

그저께 먼곳에서 찾아와
꽃놀이를 시켜준 친구들덕에
매화꽃이 많이 지는 바람에 기대한 풍경은 아녔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었다.
가지에 조금씩 달려 있는 매화 꽃잎이
이제 또 피어날 꽃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아픈발 덕에 이틀 걸러 물리치료 받고
돌아오는 저녁무렵의 길목에
목련꽃도 흐드러진다.
목련꽃도 지금 열심히 작별을 고하는 중이다.

어제 오후 멀리서 택배로 날아온
라넌큘러스꽃들은 나를 축하해주는 것같아
기특한 꽃들이다.
열심히 꽃병에 꽂아 바라보자니
꼭 화원에 있는 것같아 황홀하다.

그리고,
나를 낳아 준 당신이 키우셨던 서양란을
몇 주전에 꺾어 와 매일같이 바라보고 있었는데
오늘은 문득 서양란이 희뿌옇게 보일락말락하던차,
이른아침 아이들 학교 보낸 그시각
친구가 카톡을 전송하여 내마음을 다독여준다.
희뿌옇던 꽃들은 결국 젖은 꽃들이 될락말락!!
슬픈감상에 젖어 하루를 우울하게 보낼 수없어
좀 희극적이게 도라에몽컵에 커피를 한 잔 타먹었다.

정형외과 물리치료 받고 돌아오는길에
근처 사는 지인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말할까?말까?
고민하면서 설거지를 했다.
순간 벽쪽 타일에 얼룩이 묻어 닦다보니 오전시간이 다갔다.
아뿔싸 타이밍을 놓쳤다

나랑 같이 밥을 먹어줄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어째 좀 부끄럽게 느껴졌던 오늘!
일찍 다들 밥을 먹어주는 바람에 정작 오늘 나랑 밥 먹어줄 사람이 없어 혼자 밥을 먹은 오늘!
그리고 유난히 엄마가 보고 싶었던 오늘!

오늘은 그런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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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3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4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4 0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3-23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 ㅡ너무 바람직 하게 예뻐요!!!
그나저나 ㅡ이 무심이는 발이 아프신것도 몰랐네요..
좋아지셨길 ㅡ바랍니다.. (정말 미안하게...ㅠㅠ)
그래서 병원다녀오신건 알겠는데 ㅡ그래서 기분도 가벼워지신 거...맞죠?^^(그러길 ..)

책읽는나무 2016-03-24 06:56   좋아요 1 | URL
바람직하게 이쁘다!!!
모범적으로 읽히는 댓글입니다^^
병원은~~~~그냥 조심하면 낫고 또 무리하면 재발되고 이제 고질병이 된 듯하네요^^
봄바람 살랑살랑 불어줘서 걷고 싶은데 족막염 때문에 걸을 수 없다는 것이 좀 우울합니다ㅜㅜ
그래도 한 쪽 발만 심해서 절뚝이면서 열심히 야외꽃구경 중입니다
봄이 끝나면 집에 들어앉아야겠죠^^
그동안 발을 너무 등한시하면서 많이 걷는게 좋은건줄 알고 살아왔더니 발에겐 그게 또 아녔었나봐요
그장소님도 너무 오래 서있거나 많이 걷지 마세요^^

[그장소] 2016-03-24 10:03   좋아요 1 | URL
이 바람직한 마인드의 답글 ~!!^^
족막염 ㅡ?? 찾아봐얄까요...ㅠㅠ
병은 얼른 소문내세요...그래야
빨리 나아요! (허준이가 그러더냐..!~^^)
저는 봄꽃지는 현장도 모르고 사는 바보라서..
여긴아직 ㅡ꽃 만발은 ㅡ아녀서..ㅠㅠ
목련지는것도 몰랐다 는ㅡ (친구는 본 걸까)
저는 허리부터 비명질러서 어차피 오래는 ㅡ뭐든 어려워요 ㅡ
책읽는 나무님 ㅡ부디 쾌유하시고
오늘도 오늘만큼 주어진 행복들 찾아내는.하루 되세요~~^^


2016-03-23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4 0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넘 예쁘니 풍경은 그보다 백만배 예뻤겠지요! 글도 넘 예쁩니다 :)

책읽는나무 2016-03-29 15:13   좋아요 0 | URL
쑥님은 항상 예쁘게 보아주시고 예쁘다,예쁘다 해주시니 정말 요즘 갈수록 자꾸 예뻐지는 것같아 이 황홀한 미모를 어찌 감당해야할지^^
쑥님도 예쁜하루 되시어요^^

2016-03-24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9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16-03-25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과 찐하게 포옹하는 사진이네요. 정말 예뻐요!! 맛있는 점심 드세요^^

책읽는나무 2016-03-29 15:12   좋아요 0 | URL
찐하게 포옹하고 싶네요!!!
지금은 동네주변 가로수길 벚꽃이 오전,오후 시간대로 꽃잎이 벌어져 초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걷고 싶은데 발이 아파 걷진 못하고 그냥 집앞 놀이터에 있는 벚꽃만 바라보고 있어요
달려가 포옹하고 싶네요^^

서니데이 2016-03-30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2016-03-31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6-03-31 10:44   좋아요 1 | URL
동네 가로수길 여기저기 벚꽃이 흐드러졌어요
늘 이맘때면 벚나무꽃들 올려다보면서 진해 군항제 비슷한 벚꽃놀이 따로 찾아갈 필요가 없구나!하면서 산책하면서 혼자 좋아라~했었거든요
근데 진짜 발이 아파 못걸으니 그 꽃들이 죄다 그림의 떡이 되었어요ㅜ
요즘 발이 잘 안낫고 봄이라고 꽃은 만발하고 집에 틀어박혀 우울해서요ㅜㅜ
이게 죽을때까지 고질병이라고 생각하니 그저 우울하네요ㅜ
여튼 빨리 걸어다닐라고 요즘 열심히 물리치료 받고 집에서 숨 죽여 지내고 있어요
근데 집에 있어도 책은 안 읽고 계속 딴짓만^^

서니데이 2016-04-0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2016-04-03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4-04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2016-04-06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6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7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1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4-1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이웃님 글은 챙겨읽으려 하는데 이 예쁜 사진들은 오늘에서야 보네요. 총선 끝나고 가쁜한 마음으로요~
꽃이 너무 예뻐요~~*^^*
도라에몽도요~~ 내사랑 도라에몽
ㅋㅎㅎㅎㅎ

서니데이 2016-04-15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