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부터 그냥 저냥 즐거울 것같은?
조금 울적할 것같은?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당일인 오늘,
예상대로 즐겁기도 했고,
또 울적하기도 했다.
집 밖과 집 안으로
봄이라고 꽃이 만발하다.
그저께 먼곳에서 찾아와
꽃놀이를 시켜준 친구들덕에
매화꽃이 많이 지는 바람에 기대한 풍경은 아녔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었다.
가지에 조금씩 달려 있는 매화 꽃잎이
이제 또 피어날 꽃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아픈발 덕에 이틀 걸러 물리치료 받고
돌아오는 저녁무렵의 길목에
목련꽃도 흐드러진다.
목련꽃도 지금 열심히 작별을 고하는 중이다.
어제 오후 멀리서 택배로 날아온
라넌큘러스꽃들은 나를 축하해주는 것같아
기특한 꽃들이다.
열심히 꽃병에 꽂아 바라보자니
꼭 화원에 있는 것같아 황홀하다.
그리고,
나를 낳아 준 당신이 키우셨던 서양란을
몇 주전에 꺾어 와 매일같이 바라보고 있었는데
오늘은 문득 서양란이 희뿌옇게 보일락말락하던차,
이른아침 아이들 학교 보낸 그시각
친구가 카톡을 전송하여 내마음을 다독여준다.
희뿌옇던 꽃들은 결국 젖은 꽃들이 될락말락!!
슬픈감상에 젖어 하루를 우울하게 보낼 수없어
좀 희극적이게 도라에몽컵에 커피를 한 잔 타먹었다.
정형외과 물리치료 받고 돌아오는길에
근처 사는 지인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말할까?말까?
고민하면서 설거지를 했다.
순간 벽쪽 타일에 얼룩이 묻어 닦다보니 오전시간이 다갔다.
아뿔싸 타이밍을 놓쳤다
나랑 같이 밥을 먹어줄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어째 좀 부끄럽게 느껴졌던 오늘!
일찍 다들 밥을 먹어주는 바람에 정작 오늘 나랑 밥 먹어줄 사람이 없어 혼자 밥을 먹은 오늘!
그리고 유난히 엄마가 보고 싶었던 오늘!
오늘은 그런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