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폴 오스터에 대한 관심이 부쩍 생겨나서,
그의 책을 몇권 구입하여 차례대로, 혹은 마구잡이로 읽고 있는
도중15분만에 후딱 읽어버린 책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타자기를 치켜세움>입니다.
폴 오스터가 자기가 쓰는 수동식 올림피아 타자기에 관하여 쓴
짧은 에세이와 메서가그린 타자기 그림으로 책은 만들어져 있습니다.
타자기에서 나는 소리라든지, 글씨 모양에 관한 이야기는
고악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것처럼 뭔지 모를 운치 같은 것도
연류되어 있는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양장본으로 만들어져 60여 페이지로밖에 되어 있지 않지만
7천 5백원이나 하는 책값이 그래도 아깝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한장 한장 올림피아 수동 타자기로 꼭꼭 힘주어 친것같은 글자에
손을 대고 있으면 물감이 뭍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수려한
그림이 이십몇편 삽입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스토리에 치중한 책읽기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꼭 빌려 읽으시라 권하고 싶고,
화보를 모으길 즐겨하시는 분들에게는 소장하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본드로 책을 엮는 방식이 아닌,
실로 꿰메어 책을 만들어 오랜동안 소장 가능하다는
책 설명이 왠일일지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낭만과 운치가 숨쉬는 70년대말 80년대초의 서정이 그리운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