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 색인
허준 지음, 윤석희 외 옮김, 대한형상의학회 외 감수 / 동의보감출판사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몇 해 전 눈이 많이 내린 날 출판사 사무실 뒷 편 차 밭과 산의 모습입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아직 통독하지 못하였지만

이 책의 기획자와 인연이 있어 짧은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별 다섯 개는 독자들에게그렇게 평가되길 바라는 저의 바램입니다.^^)

상세설명란에 올려 달라고 알라딘에 보낸 자료였으나 사진들이어서 그런지 반영되지 않길래

리뷰라는 쉬운 방법을 쓰기로 하였습니다.^

    

남색과 갈색 두 가지 색상의 표지가 있습니다.

표제는 신영복 선생님께서 써 주셨는데 그 분의 <강의>를 읽으신 분이라면 낯익은 필체일 것입니다.

  




새롭게 인쇄할 때 마다 오자나 탈자 등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있습니다.

현재 3판을 판매 중인데 그 동안 발견한 잘못은 모두 고쳐놓은 상태입니다.

앞으로도 다음카페 보감나라에 올려주시면 계속 수정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동의보감 카페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

동의보감출판사의 《대역 동의보감》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정확한 번역으로 의미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 한문학을 전공한 한의사가 번역하여 의미가 정확합니다.

2. 민족문화추진회에서 윤문과 자문을 하였습니다

- 민족문화추진회 전문위원인 양기정님이 자문을 하고 남성우님이 윤문을 하였습니다.

3. 대한형상의학회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감수를 하여 임상과 합치하는 해석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4. 한의대 학생(동의보감 연구회)들의 교정을 수없이 거쳤습니다

5. 문헌고증을 통해 정확한 해석을 하였습니다

- 동의보감 초간본과 중간본을 대조하였고, 의학입문, 단계심법부여 등 원문을 찾아 비교하며 해석하여 오역을 줄였습니다.

6. 활용하기 쉽도록 편집하였습니다

- 모든 조문에 번호를 붙여 찾아보기 쉽게 하였습니다.

7. 임상활용이 쉽도록 색인을 만들었습니다

- 한의사가 색인을 만들어, 처방을 찾거나 본초를 찾을 때 어느 문에 있는지 구별하여 수록함으로써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이름은 같으나 구성이 다른 처방을 구별하여 수록)

8. 책의 제본과 편집에도 노력하였습니다

- 천연가죽양장과 단단한 제본으로 오래 쓸 수 있는 책이 되도록 하였고, 큰 글씨와 깔끔한 편집으로 글이 눈에 잘 들어오게 하였습니다. 표제는 신영복 선생님이 직접 써주신 글씨로 하였습니다.


참고가 되실까 하여 번역후기도 옮겨 봅니다. 

번역 후기

이 책은 동의보감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임인 동의보감연구회에서 기획되었는데, 한의사가 아닌 한학을 전공한 사람들에 의해 번역되어 있던 기존의 번역본을 한의학을 공부하기에 편리한 형태로 고치고 싶은 소박한 동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몇 명이 나누어 자기가 맡은 부분을 번역한 후 그것을 모아 다시 수정하였고, 매 학기 방학마다 동감 학생들이 몇 차례 교정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형상의학회 학술위원회와 여러 교수님들의 교정을 통해 틀린 것을 바로 잡는 한편, 임상에 잘 쓰일 수 있도록 용어를 고쳐 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성우 선생의 윤문을 통해 투박한 문장들을 세련되게 만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해석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양기정 선생에게 지도를 받았고, 본초의 어려움은 최철한 원장이 도맡아 해결해 주었습니다.

일러두기에서 밝힌 바대로 이 책은 본격적인 번역서라기보다는 교재 형식에 가깝게 꾸몄습니다. 편집에서 원문의 형식에 번호를 붙여서 강독하기 편리하도록 하였고, 따로 본초 서적을 뒤지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본초의 기원을 되도록 상세하게 밝혔으며, 본초색인과 처방색인에 동의보감의 문이름을 함께 밝혀 쓰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주석을 상세히 달지 못한 것은 학문의 엄밀함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편집의 어려움 때문에 배제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은 여러 모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면 동의보감을 공부하는 독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책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번역자의 한사람으로서

윤석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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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1-05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한 친구 남편이 서울에서 한의원 하는데 추천해야겠어요.

miony 2008-01-05 10:02   좋아요 0 | URL
^^

문양 2008-01-2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반인들도 쉽게 볼수있나요?
구입하려면 어디서해야하나욘?

miony 2012-02-2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리뷰에 쓴 것과 같이 저도 아직 완전히 통독하지 못한 책이라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생활에 관련한 내용이 씌어진 부분은 쉽게 읽을 수 있고 처방 같은 부분은 아무래도 일반인이 친숙하게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번역에 비해서 문장이 정확하고 매끄럽고 오자나 탈자는 판을 새로 찍을 때마다 수정하고 있습니다. 책 내용 중 궁금한 것은 책을 기획하신 분이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구입은 출판사로 직접 전화하셔도 되고(055-884-6534) 알라딘을 통해서 주문하셔도 됩니다.
 
<나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서평단 알림
나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어린이작가정신 저학년문고 11
마저리 화이트 펠레그리노 글, 보니 매튜스 그림, 김수희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먹고 싶을 때 먹고, 놀고 싶을 때 놀고 - 어린 애들이 무슨 걱정이 있겠냐? 좋을 때다!"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다시 생각해 본다면 이런 말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그저 천진난만 순진무구 하루종일 웃고 뛰어노는 것이 전부인 듯 한 어린 아이들도

엄마,아빠,선생님,친구들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서

형제, 자매, 친구들과 알게 모르게 날마다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내게 화를 내지 않을까, 나를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순간들과 끊임없이 맞닥뜨리며...

 

그리하여 그들의 요구에만 부응하다 보면 이번엔 내가 슬프고 화나고 후회스럽고 피곤해진다.

" 아유, 착하기도 하지! 참 착한 아이로구나!"

때로는 이런 칭찬에 갇힌 자신을 깨닫고 짜증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너무 착해서 탈이라는 비아냥거림이나 한 숨에는

제 몫도 못 챙기고, 제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바보 멍청이라는 메아리가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런 메아리에 쫒기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는 너무 착한 자기를 함부로 대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이 옹이를 만들고

자존감, 자신감, 즐거움과 의욕이 흔적도 없이 가라앉은 자리에

답답하고 무능한 자신에 대한 불만이 끓어올라 순식간에 턱 밑까지 차 오른다.

 

다행스럽게도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을 용기를 낸 에이미는

지혜롭고 인자한 할아버지와 텃밭의 양상추를 포식한 토끼들 덕분에

딱 알맞게 착해지는 법을 배우고 딱 좋은 에이미로 거듭 날 기회를 얻었다.

새학년의 첫 주를 힘들게 보냈던 너무 착한 에이미가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3학년 생활을 기대하는 딱 좋은 에이미가 된 것이다.

 

" 안 그럴 것 같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할 때 더 우리를 좋아한단다.

  혹시 사람들이 화를 내더라도 그건 잠깐이고 곧 잊어버리지."

- 심리상담사로 일했던 작가가 너무 착해서 웅크리는 아이들에게 건네주는 마법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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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2-1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 시절 착한어린이상을 몇 번이나 탔던 저도 늘 그런 고민을 했더랍니다. 남들이 날 싫어할까 봐, 화를 낼까 봐 너무 착하게만 살았지요. 후회 막급! 그래도 착한 게 좋긴 해요. 에이미가 얼마나 착한지 궁금해지는 책인데요!

miony 2007-12-19 14:37   좋아요 0 | URL
착하다기 보다는 자긍심을 키우고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할 에이미랍니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 지음, 신창용 옮김 / 삼우반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예나 지금이나(아마도) 방학숙제라든가 교내 글짓기대회 용으로 억지로 써야하는 독후감이란 녀석이 있다.

그 녀석의 그림자가 얼마나 검고도 큰지

독후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원고지 몇 장 이상 - 이런 요구 조건이 있을 경우엔 더욱)

읽고 싶던 책도 정나미가 뚝 떨어지곤 하던 시절도 있었고,

아무도 나에게 독후감을 요구하지 않는 지금에도

왠지 책을 읽고나면 뭐라고 한 문장이라도 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여전히 남아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 덕분에 뒤적거리던 책도 있었으니 검기만 한 그림자는 아니려나?

 

중학생이 될 무렵 시내에 다녀오시는 아버지를 학수고대하였다가

한 두 권씩 사 오신 것을 우리 자매들이 줄을 서서 재미있게 읽었던 <소년생활칼라북스>도 있지만

똑같은 하드 장정을 하고 책꽂이 한 쪽을 차지하고 있던 <청소년 세계명작문고>

뭐 대충 그런 이름의 문고판 책 수십 권이 있었다.

커서 알고보니 짧은 지면에 대작을 싣느라

단편이 아니고서는 개략적인 줄거리를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아뭏든 나에게는 무작정 어렵고 지루한 것들이어서 그 절반도 채 읽지 않았던 책들이다.

그런데 중2 때였던가 방학 숙제로 독후감을 쓰느라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파리와 런던의 영락생활>이라는 단편(!)을 읽게 되었다.

그 때는 영락이라는 단어의 뜻도 제대로 알지 못하던 꼬맹이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열 몇 살 먹은 소녀의 감수성에 호소할 내용과는 거리가 먼 이 소설이

나의 가슴에 혹은 뇌리에? 꽂혔다.

독후감도 썼던가? (- 썼다면 책 뒤의 해설을 반쯤은 베꼈을 것이다.)

어쨌든 그리하여 이십 여년이 흐른 어느 날 어느 알라디너가 언급한 것을 계기로

당장에 무작정 주문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작가가 조지 오웰이라는 많이 들어 본 소설가라는 것은 그 때야 알았다.)

그러고선 역시 두 세 달 책꽂이에 방치한 끝에 어제와 오늘 다 읽었다.

 

누구나 모두들 감탄할 만한 근사하고 멋진 작품을 한 번은 쓸 수 있다고 한다.

- 바로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과연 모두가 정말로 그럴 수 있겠는가만은

우리 모두의 삶이 다른 어떤 드라마 못지 않은 소재가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은 나도 믿는다.

그리하여 조금은 쑥스럽고 수줍은 듯 그리고 서툰 듯 하면서도 솔직한,

가슴을 울리는 처녀작들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를 나는 드라마의 한 컷으로 먼저 보았는데

어떤 아낙이 옛날 부엌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열심히 양치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 한 컷에 울림이 있어 제목을 기억해 두었다가 소설집을 사서 읽었더랬다.

그 때는 결혼 전이었고 훨씬 어린(?) 시절이었지만

양치질을 하는 그 여자의 마음을 왠지 헤아릴 듯 했다.

(그런데 풍금이 있던 자리가 신경숙의 처녀작이 맞던가? 아님 말고^^;;)

 

제목이 파리와 런던의 영락생활이 아닌 밑바닥 생활이어서 어쩐지 서운했지만

글은 어린 내 마음에 남았던 그것이었다.

작가로 성공하기 전에 무명 시절의 어려움을 겪었다기보다는

식민지 버마(미얀마)에서 5년 동안 했던 경찰관 생활을 견딜 수 없어 반 쯤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생활이었고,

또 반 쯤은 잠입취재 성격의 생활이었다니 그만 별 하나를 빼게 된다.

그리고 군데군데 유태인을 멸시하는 시선 역시 좀 거북하다.

 

그렇지만 그 시절 같은 문고에 실려있어 읽고도 아무런 기억도 감흥도 없었던 <동물농장>이나 <1984년>처럼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 몇 편이라도 더 찾아 읽고싶다.

 

마르쿠스 카토(역주: 로마의 정치가)는 노예는 자지 않을 때에는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예가 하는 일이 필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일 자체가 노예에게 좋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서는 아직도 잔존하고, 그런 정서가 산더미 같은 무익한 고역을 쌓아오고 있다. 나는 무익한 노동을 영속시키려는 이런 본능이 근본적으로는 대중에 대한 공포일 뿐이라고 믿는다. 대중은 너무 하등한 동물이어서 여가가 생기면 위험할 것이다,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대중은 너무 바빠서 생각을 못하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지적이고 교양있는 사람들은 자연히 부자들의 편을 든다. 왜냐하면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자유는 자신들의 자유에 위협이 된다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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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2-1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저보다 훨씬 아래 세대 같은데
독후감에 관한 부분은 비슷하네요.
하긴 지금도 우리 애들 방학 숙제에도 독후감은 약방에 감초 같은 존재니까...

miony 2007-12-11 17:43   좋아요 0 | URL
조카들도 독후감 쓰기 싫어하더라구요^^;;

순오기 2007-12-11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을 즐긴게 아니라 항상 숙제라는 이름으로 했기에 생긴 병폐겠죠?
오늘도 여전히 교육현장은 그런 걸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18일 토론도서예요. 사놓고 아직 읽지 않아서...뭐라 말할 수 없네요 ^^
 
그 여름의 끝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3
로이스 로리 지음,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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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그은 것은 몰리언니였다.

 

첫 문장부터 마음에 들었다.

대학교수인 아버지는 안식년을 맞아 책을 집필하는데 몰두하려고 시골에 작은 집을 구한다.

도시에서와는 달리 언니와 같은 방을 쓰게 된 메그는  한 달도 되지 않아 이런 말을 듣게 된다.

" 자, 이제 마음껏 어질러도 좋아. 하지만 네 쪽에만 어질러. 이 쪽은 내 공간이니까."

두 여동생과 한 방을 쓰면서 서로 마음에 드는 잠자리를 차지하려고 실갱이를 벌이던 나날이 떠올랐다.

운 좋게 자매가 있다 하더라도 각자 자기 방에 갇히기 쉬운 요즘엔,

서로 싸우고 질투하고 공간을 다투면서도

불 꺼진 방 안에서 잠자리에 누워 조잘대며 쌓아가는 정은 자꾸 옅어져가는 것 같다.

 

올 여름이 끝나갈 무렵 주문해 놓은 책을 꽂아만 놓았다가

겨울이 시작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손에 잡았다.

그 동안 몇 번이나 읽으려고 꺼내어 놓고 얼마나 집 안에 굴렸던지

미니는 한 눈으로 표지를 힐끗 쳐다보고는 책 제목을 욀 정도였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첫 문장을 읽자마자

단숨에(하루 만에- 두 아이와 읽다보면 이것도 단숨에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읽어내렸다.

올 에이지 클래식이라는 문고 이름에 걸맞게

열 세살 메그의 이야기가 그 세 배를 살아온 나에게도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었다.

심지있는 삶을 지혜롭게 살아나온 것이 틀림없는 윌 할아버지,

남산 만한 배를 안고도

즐겁고 씩씩하게 아기 요람을 만들고 배내옷을 짓고 텃밭을 일구는 마리아아줌마,

미소가 저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여전히 마음은 소녀이고파서 같은 문고의 <바다 바다 바다>와 <병 속의 바다>도 읽고 싶어졌고,

언젠가 우연히 주말의 명화 시간에 보았던 <마르셀의 여름>이라는 소년의 여름도 기억났다.

 

마가렛, 너는 황금빛 숲에 잎이 지는 것을 슬퍼하느냐?

인간은 결국 시들어가고, 네가 슬퍼하는 것은 마가렛 너 자신이구나!

 - 홉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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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1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에이지 시리즈 참 좋지요. 바다바다바다, 병속의 바다는 있는데 이 책은 제가 없어요.
님의 리뷰를 읽으니 이 책도 보고 싶네요.
 
똥떡 국시꼬랭이 동네 1
박지훈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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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떡 속에는 옛 어른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마음 가짐이 깃들여 있다.

잘못한 일을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잘 먹이면서 자신감을 북돋우어 준다.

부끄러운 일을 숨기면서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알리면서 스스로 넘어서도록 한다.

어른들의 은근한 가르침으로 배운 자신감과 자립심은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에 나갔을 때 훌륭한 자산이 된다.

이 책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옛 어른들의 속 깊은 뜻을 옛 아이들의 삶을 그리면서 슬며시 내 보이고 있다. -

책 뒷표지에 실린 시인 안상학님의 서평 중 일부이다.

오늘 도착한 책을 세 번 읽어주면서 내 맘 속에 깃든 생각(유감스럽게도 절대로 스스로 언어화하지는 못하는) 인데

아무리 작가라지만 어쩜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글로 정리를 해주시는지 부럽고 감탄스럽다.

 

발을 헛디뎌 똥통에 빠진 일곱 살박이 준호는

뒷간 귀신의 심술도 풀고 복도 비는 똥떡을 <똥~떡!>외치며 이웃에 돌린다.

똥떡은 복떡이라 하여 이웃들이 반겨주었다고 한다.

잘못을 저질러 주눅 든 아이에게 좋은 음식으로 기력을 돋워주고

시인의 말처럼 부끄러워하며 숨기보다는 스스로 그것을 넘어설 수 있게 하고

또 주위 사람들의 따스한 정을 보태어 놀란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좋은 풍속을 처음 배웠다.

 

사소한 실수에도 도끼 눈을 뜨고 고함을 지르며 아이의 잘못을 닥달하고, 면박을 주고, 몰아세우는

모자란 엄마의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이름부터 정겨운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서너 권을 더 낙점하였다.

- 싸개싸개 오줌싸개, 야광귀신, 숯 달고 고추 달고, 눈 다래끼 팔아요.

 

똥통에 빠진 준호의 온 몸에 덕지덕지 묻은 것들을 지켜보기 조금 불편해서 별은 4개다.

이건 그러니까 책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 정도를 자연스럽게 못 받아들이는 나의 부족함이다.

 

운명철학을 공부하신 친척어른이 30여년 전에 식구들 모두의 사주를 큰 종이 한 장에 적어주셨는데

그 때 겨우 갓난쟁이던 막내 여동생에겐 좋은 말들만 늘어진 끝에 이런 구절이 덧붙어 있었다.

- 자식이 덕이 있다.

여고시절에 읽어보며 다른 좋은 말은 안 그런데 이 대목만은 무척 부러웠던 기억이 문득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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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0-1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도 이 책 좋아했는데 화장실 귀신 그림이 너무 무섭대요. 사실은 저도 약간 섬짓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miony 2007-10-1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신이 똥떡 먹을 때 똥무더기를 거꾸로 매달아놓은 듯 꼬리말린 턱 보셨어요? 저는 그게 재미있더라구요.^^

2007-10-19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