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育兒育我 150129

 

* 아이의 고민

아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물어왔다. 이번이 세 번째다. 자기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세 가지를 이유를 말한다.

 

1) 생리 menstruation을 해야 한다는 것, 2)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 3) 출산을 해야 한다는 것.

 

2)와 3)은 선택 사항이다. 딸아이에게 2)와 3)에 대해 설명했지만, 납득한 것 같지는 않다. 1)은 3)을 위해 있는 것으로 사회적/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3)을 포기한다면 1)은 기술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 雜記

 

* 생리에 관하여

내가 여성의 생리에 대해 언제부터 인지하게 되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사회가 여성의 생리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놀랐다. 그러나 더욱 크게 놀라게 된 것은 기독교에서 생리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다.

 

만약 생리가 성경에 비춰 명확하게 부정적인 것이라면, 생리라는 생물학적 현상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지상의 육신은 썩어 없어질 것이고, 성경적인 것이 구현되는 것이다. 성경의 의미는 인류가 지상에서 종속되는 것보다 중요할 것이다. 만약 인류가 종속되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면 생리가 성경에서 부정적인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 어느 알라디너의 생리에 대한 글을 읽었다. 생리가 부정적인 이유를 남성주의 사회의 결과물로 해석했다. 남성이 생리를 한다고 가정하면, 남성은 여성을 생리조차 하지 않는 인간으로 비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도 이에 동감한다.

 

* 내가 다시 이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은 남성주의라는 것에 얼마나 선험적 요인이 관여했느냐 하는 것이다. 결혼과 출산이 축복인가 부담인가, 권리인가 의무인가? (생리는 출산의 종속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딸아이의 고민에 있어 환경적 원인이 크게 작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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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1-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딸아이가 몇살인데 벌써 생리를 아는 걸까요?
저는 초등학교 1, 2학년 무렵에 알았던 것 같아요.
오늘 아침 여성의 생리전 증후군에 대해서 나오는데
그런 거 생각하면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거면 귀찮다 못해
거의 왜 여자로 태어났나 싶기도 하죠.
하지만 생리에 대한 생각이 여러 가지일수 있을 것 같아요.
막 시작했다면 이제 유년시절은 끝났다고 생각할수도 있고,
완경을 앞두거나 되면 자유라고 생각할수도 있고, 여자로서 끝일 거란 생각도 들고.
요즘엔 환경오염 때문에 남자도 아기를 낳기도 한다더군요.
충분히 남자에 대한 그런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ㅋ

마립간 2015-01-29 13:35   좋아요 0 | URL
제 딸, 유치원 졸업반입니다. 3월이 되면 초등학생이 되지요.^^ 아이가 제게 생리에 대해 물었다고 해도 과학적인 이야기를 해 주었을 것입니다. 아이가 그런 지식을 어디서 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엄마에게 들었을 수도 있고, <Why>와 같은 책에 봤을 수도 있죠.

아이가 청소년 시절에 위와 같은 고민을 했다면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 클테지만 유치원생이 고민을 토로하였기 때문에 선험적 요인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 것입니다.

cyrus 2015-01-2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요. 사춘기도 빨리 옵니다. 이렇다 보니 성조숙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마이 리틀 레드북>이라는 책을 권합니다. 여자들의 생리에 관한 각종 경험담을 모은 책인데 남자들도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

마립간 2015-01-30 07:56   좋아요 0 | URL
<마이 리틀 레드북> 책 제목은 (아마 알라딘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 주제가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쳤는데, 한 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녀고양이 2015-02-0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아이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벌써 깨닫고,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축하드리고, 아이를 칭찬해주고 싶네요. 저라면 ˝네가 벌써 이런 고민들을 하다니, 성장하는 것 같아서 반갑고 기쁘다˝ 라고 해주었을 것 같아요. 월경을 하거나 결혼, 출산에 대한 고민을 제거하려고 해결책을 주시기 보다는, 왜 그런 면이 걱정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의견을 나누어본다면 좋을 듯 합니다. 무엇인가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그저 모호한 걱정을 가진 건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여자로서 태어나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도 한번 물어보면서 생각하게 하구요. 아직 통찰이나 어른스러운 대답이 안 나올 것이고 그게 당연하지만, 자신을 이해하고 정체성을 만들어가면서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도록 부모가 노력하는 면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나저나 참으로 사랑스러운 딸이네요.

마립간 2015-02-02 14:02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 님,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고민과 근심을 지나치게 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는 조금은 깊은 생각없이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저를 닮아 그런지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여성으로서의 장점도 많다고 했고 격려도 했지만, 여성으로서의 더 자세한 고민은 엄마와 이야기해 보라고 했습니다. 고민에 대해 구체적 이야기가 나와도 제가 공감을 못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저는 출산이 분명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 이상의 긍정적인 면이 축복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