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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박정희 1
백무현 지음, 박순찬 그림, 민족문제연구소, 뉴스툰 기획 / 시대의창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 떠들썩하게 인기를 끌 때보다 조금 조용해졌을 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읽는 순간, 왜 그렇게 이슈를 불러일으켰는지 공감하면서 보다 빨리 찾지 못한 게으름을 반성했다.
많은 부분들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는데도, 그림과 함께 적절한 연출을 가미하여 내용의 진실성과 중대성을 더 강조한 책으로 보게 되니, 나의 이해의 폭과 감정의 응축을 더 폭발적으로 만든 느낌이었다.
서둘러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 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구할 수 있는 책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현재까지도 현역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혹은 이미 죽었을 지언정 한 시대에 굵게 이름을 남긴 사람들을 보면서 아찔한 현기증마저 느꼈다. (며칠전 5.18 다음 날인 19일에 전두환은 골프를 쳤다지.ㅡ.ㅡ;;;;;)
이 책이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여 독자들을 찾아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은가 싶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나이를 불문하고 보다 가깝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다가서야 하는 이유 말이다.
너무도 분명하고 선명한 친일을 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모셨고, 장기집권 독재자였고, 그가 저지른 만행이 무수하며,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인인데, 아직도 그를 그리워하고 영웅으로 떠받드는 사람이 너무 많으며, 그의 따님(ㅡ.ㅡ;;;;)이라는 사람이 정치판에서 버젓이 활동을 하고 있고, 그때에 망가뜨린 입시 제도 등은 여전히 수험생을 괴롭히고 있고 기타 등등...
너무 많아 열거를 다 할 수도 없는데, 그런 일들이 이곳 대한민국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기막히고 또 서러울 지경이다.
실미도나 효자동 이발사, 그때 그 사람들 등등... 여러 영화들이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환경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증명하지만, 그 영화들에서 보여주는 시각도 온전히 자유롭지 않은 것을 보면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고도 멀었다.
이 책이 베스트 셀러로 늘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또 모두가 이런 책이 필요 없을 만큼 진실을 꿰뚫고 있어 더 이상 이런 '고발서'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책을 읽다가 버릴 곳이 없어서 전부 형광펜으로 도배가 되고 말았다. 요약해서 정리해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를 못했다. 반성반성..ㅠ..ㅠ
어린 학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당장에 이해가 안 가도 좀 더 성장하면 머리로 가슴으로 다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민족의 이름으로 각인되지 않을까.
무분별한 증오심을 키우게 하고 싶지 않지만, 타당한(?) 증오/치죄는 아직도 반드시 필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