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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보고서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정말 오랫만에 폴 오스터의 글을 읽었다. 우리에게 폴 오스터가 알려지기 전부터 나는 그의 작품들이 번역될때마다 서둘러 읽기 시작했고 전작주의자가 되다시피 그렇게 그의 글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그의 새로운 작품이 번역되어 나올때마다 읽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작품은 꾸준히 읽어왔는데 그것 역시 언젠가부터 뜸하게 되었다. 당치않게도 폴 오스터의 작품에 매너리즘이 생길리도 만무한데, 나 혼자 괜히 글을 제대로 읽지도 않으면서 잠시 폴 오스터와 거리를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말 꽤 오랫만에 읽은 폴 오스터의 [내면 보고서]는 다시 폴 오스터의 글을 마구 읽어보고 싶게 만들고 있다.

내 비루한 기억력은 분명 빵 굽는 타자기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폴 오스터가 그 작품을 언급할때마다 이런 글이 있었나? 하고 있을뿐 그의 작품에 대해 많은 것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의 작품을 십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면 보고서]는 폴 오스터의 유년기와 청년기의 회고록이라 할 수 있다. 그 자신의 이야기를 2인칭 시점으로 설명하듯이 이야기하고 있다. 크게 구분하자면 첫장은 유년기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두번째장은 그에게 영향을 주었던 영화 이야기, 세번째장은 그의 청년, 아니 갓 성인이 되어가던 시기인 십대의 마지막시기와 이십대초반의 청춘 시절 여자친구와 주고받은 편지글이 담겨있는 세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책의 뒷부분에는 앨범이 덧붙여져 있는데 그 앨범에는 흑백의 사진이 담겨 있고 그 사진을 넘겨보고 있으면 앞부분에서 읽은 폴 오스터의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지며 그의 이야기들을 다시 되돌아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느 한 부분을 딱히 집어내어 말한다는 것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책을 읽다가 폴 오스터가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부분은 괜히 한번 꺼내어보고 싶어진다.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 너무 혼란스러워져.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 이후로 어떻게 될지 감조차 잡지 못하겠어... (글쓰기로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할 게 틀림없어) 그냥 굶주리며 글을 쓸까?"(222)

그렇게 고민했던 폴 오스터는 위대한(적어도 내게는) 작가가 되었다. 그런데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폴 오스터의 젊은 시절이나 지금 우리의 문학 청년들이나 맘껏 글을 쓰며 살아가겠다는 꿈과 이상을 굶주림에 대한 현실적 불안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날마다 조금씩 읽어나가기 시작하다가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조금 서둘러 읽어버렸다. 책의 곳곳에 밑줄을 그어놓고 싶기도 하고 필사 노트에 옮겨놓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적어놓고 싶어지는 책이었지만 여유가 없어서 그냥 읽어버린 것이 아쉬움을 남기기는 하지만 다시 한번 폴 오스터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고 있어서 마냥 좋기도 하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문장들 사이에서 머뭇거림을 남기고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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