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읽어온<닥터 지바고>에서 1차 대전에 군의관으로 참전한  유리 지바고가, 남편 찾아 전선에 나온 간호사 라리사(라라) 기사로바(안티포바)와 처음 만나는 소도시의 이름은 '멜류제예보'였다. 번역하는 내내 그랬다. 지난 달에 교정 보면서도 놓쳤다. 논문 한 편 읽다가 아차 싶어 다시 찾아 보니 이렇다. 이런 맹목이. 정녕 눈을 뜨고도 보지 못했다.

 

통상 지명(도시, 마을)은 '-o' 어미가 많아서('바르이키노', 이런 식) 이런 실수가 반복된 것 같다. 게다가 러시아어는 격이 변하기 때문에 통상 '멜-프'는 뒤에 다른 어미를 단 채 나온다. 주격(대격)으로 나오는 경우는 저 두툼한 책에서 딱 한 군데. 영역본도 마찬가지. 어찌 보면 '멜-보'나 '멜-프'나 뭐 그리 중요한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은 항상 성실하게, 까칠하게!^^;; 에효, 또 뭘 얼마나 많이 틀렸으려나. 어느 인터뷰에서, 혹시 다시 번역하고 싶은 책이 있느냐, 있다면 뭐냐, 라는 식의 물음에 "전부 다요!"라고 대답한 정영목 선생님의 이 책들, 사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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