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의 여행 -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
산드라 잉거만 지음, 이경인 옮김 /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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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에서 펀딩으로 구매했던 책이다. 샤머니즘, 종교학에 관심이 많아 비슷한 종류의 책을 구매하기도하고 다수 가지고 있기도 하다. 샤먼의 여행은 얇은 굵기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심오하다. 흔히 샤먼, 무속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거부감을 일으키거나 거짓인것, 정신병, 나와 관계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책의 저자 산드라 잉거만은 샤먼 수행자 중 하나로 단순 신비주의가 아니라 현대인이 마주한 우울, 정신의 위기를 샤먼의 여행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샤먼의 북소리는 우리의 뇌파를 변화시키고 변화된 뇌파는 우리를 무의식의 상태로 데려간다. 그 속에서 내 안의 수호령, 내 안의 무언가와 만남이 가능하며 내 안의 문제를 치료할 기회를 얻는다고 보고있다.

읽다보면 애니미즘, 토테미즘이 생각나기도 하고 칼 융이 생각나기도 한다. 형식은 샤먼의 여행이라는 것을 빌려왔으나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 앞으로의 삶을 올바르고 풍족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 핵심인 것같다. 명상을 통해 내 안에 수호령을 만나는 법은 최면과도 비슷하지만 루시드드림과는 결이 다르다. 칼 융의 분석 심리학은 샤먼의 여행에 과학을 한 방울 첨가한 버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주제이다. 아직 책에 나온 방법대로 시도는 해보지 못했는데 마음을 편히하고 주말 어느 날 샤먼의 여행을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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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인 현대지성 클래식 52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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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을 읽으며 그의 날카롭고 아름다운 언어세계에 푹 빠지게 되었다. 차근차근 카뮈의 저서들을 읽어보려 맘 먹었는데 우연히 현대지성에서 반항인이 출간된 것을 보았다. 이방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그이지만, 카뮈가 가장 사랑했던 저서는 반항인이라는 광고에 더 읽어보고 싶었다.



표지부터가 강렬한 ‘반항인’

아직 그의 저서를 전부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그의 작품을 통과하는 주제가 하나 있다.’부조리‘. 그는 부조리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반항인‘을 통해 내놓는다.


머리말부터 버릴 게 하나도 없었다. 카뮈는 산다는 것은 가치판단이며 부조리는 모순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지금 이대로의 존재이기를 거부하는 유일한 피조물이다.

문제는 이 거부가 인간을 자신과 타인의 파괴로 몰고 가지 않을지,

모든 반항이 보편적 살인의 정당화로 귀결되지 않을지,

아니면 그 반대로 반항이 불가능한 무죄 주장을

포기하고 합리적인 유죄의 원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데 있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외치는 카뮈는 자유를 향한 몸짓은 반항인의 목표이자, 지향점으로 보았다. 부조리 속에서 반항하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며 자기 스스로를 지키는 행동이라고 보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반항’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데 반해 카뮈가 사용하는 반항은 그 의미가 다르다. 현재의 것을 뒤엎는 레볼루션이 아닌 그대로의 자기를 지키려는 것,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반항이다.

냉전시대, 양 끝단의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에 냉철함을 되찾고 중용을 말했던 그는 당시 많은 지식인들에게 비판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와서 읽어보면 시대를 넘나들며 요즘에도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을 잘 짚어주고 있다고 보인다. 카뮈가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사상이라면 헬레니즘이다. 정오의 사상. 관용, 대화, 타협을 강조하고 한계, 중용을 중시하며 현재를 중시하는 이 사상은 당시 혁명을 요구했던 세상에서 회색분자로 욕먹기 좋은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모든 것이 극으로 치닿는 세상에서 자유와 균형을 외친 카뮈는 그 누구도 쉽지 않은 고백을 한 것이다. 당시 세계에서는 공산주의, 자유주의 모 아니면 도가 강요되는 세상이었다. ‘절대’라는 것은 없지만 만약 그것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외쳐야 할 때 얼마나 많은 용기를 가져야 했을까,

반항인을 읽으면서 인격이 지닌 자유를 강조했던 니콜라스 베르댜예프가 생각났다. 두 사람이 꼭 같다고는 할 수없으나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비슷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요즘같이 어지러운 시기에 제대로 하는 반항이라는건 무엇인지, 무엇에 기준을 두어야하는지 다시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출판사 제공으로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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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괴지대
이토 준지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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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준지 단편집을 보다가 생각나서 다시 꺼내 읽은 21년도 이토준지 단편집. 최근 환괴지대 시즌2가 나왔다해서 구매하려고 다시 장바구니에 담았다. (지치지 않는 나의 물욕이여...)

'센서'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 커서 이번 작품을 구매할까말까 망설였다가 사지 않았으면 후회할뻔한 만화책이다. 다시금 ‘역시 이토준지지!’라고 생각하게 된 작품. 평범한 주제도 기괴하게 표현하는 이토준지만의 감각이 다시 돌아온 작품같다. 후기를 읽어보니 이토준지 역시 슬럼프에 빠졌다가, 심혈을 기울여 낸 것이 환괴지대. 총 4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장례식에서 울어주는 직업을 다룬 '곡녀고개', 마귀처럼 화내는 여자라는 마돈나와 성녀의 의미를 담은 마돈나를 표현한 '마돈나', 다소 기괴하고 변태적인 느낌의 아오키가하라의 영류, 그리고 '꿈결'.

개인적으로 '꿈결'이라는 에피소드가 신박했다.

매일밤 꿈을 꾸는 남자는 본인의 살인행위를 꿈으로 확인하게 되고 깨어나 잠든 사이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인다. 결론은 이웃집 싸이코살인마가 윗집 남자에게 최면 또는 암시를 걸어 본인이 살인자라고 믿게 만든 것. 이토준지만의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잘 표현된 단편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토준지가 쉬지 않고 신박하고 그로테스트한 호러만화를 내어주길 바라는 독자로써 그가 써내려갈 또 다른 호러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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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준지 단편집 Best Of Best
이토 준지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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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준지의 팬으로써 대형 판본으로 보는 호러만화는 또 느낌이 남다르다. 전부터 구매해야지 생각만하다가 대량으로 책을 구매하는김에 장바구니에 넣었다. 이전 작인 ‘센서’에 너무 실망해서 단편집도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재밌게 읽었다. 컬러페이지와 서비스컷이 있어 팬으로써 만족스러운 단행본이다. 

개인적으로 에도가와 란포의 인간의자를 만화화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소설을 만화나 영상화하는 것엔 위험이 따른다. 상상의 힘을 입은 소설을 시각화하는 것은 그만큼 실망감도 따라오기때문이다. 에도가와 란포 버전도 읽어보았지만 이토준지의 인간의자가 더 마음에 들었다. 그 기묘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이토준지 특유의 감각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어린시절부터 호러만화의 팬이었던 이토준지의 자전적 내용인 ’우메즈 선생님과 나‘라는 단편에서 인간 이토준지의 한 면을 엿볼 수있었다. 이토준지 호러만화 역사에 우메즈가 영향을 미치기도 힜겠지만, 그보다 호러만화를 좋아하고 공유하던 그의 누나들이 가장 큰 한 몫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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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 - 코펜하겐 삼부작 제3권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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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앞으로 활기찬 인생이 남아있을거라는 나의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1권부터 쭉 느꼈지만, 그녀의 인생에서 '남자' 와 '사랑'은 독이자 축복이었다. 자아가 강한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받으려하는 순간 인생이 망가진다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책의 영어 제목은 gift인데 왜 한글버전은 의존일까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그 의미가 이해된다. 디틀레우센에게 결혼, 남자, 사랑, 출산은 그녀를 이루는 요소였지만 날개를 달고 더 훨훨 날아갈 수 있었던 그녀를 잡은 족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네 번의 결혼, 그 중 카를이라는 의사 출신의 남자는 그녀에게 독같은 존재였다. 약물 중독이라는 것과 평생을 싸우게만들었던 사람. 마지막 남편인 빅토르와 드디어 행복한 삶을 사는가 싶었는데, 본문을 먼저 읽은 후 읽기를 권장한다는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그녀는 남편과 이혼하고 자살시도를 하다 결국 사망했다는 이야기. 그녀가 사랑하던 시를 쓰고 삶과 미래를 가꾸던 시기를 지나 사랑과 약에 의존하게 되는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밝고 희망찼던 문체의 1,2권을 지나 급격하게 어둡고 신랄해진 삶의 모습은 신선하게도, 충격적으로도 다가온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에 모자이크처리처럼 된 그녀의 사진과 가족사진, 밝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은 더 서글픈 기분을 갖게된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삶이 당연했던 그 시대상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좀 더 높은 곳으로 훨훨 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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