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토요일이 지나고 한적한 일요일 오전...
숙소를 나와 중심가를 잠시 돌아다니다가 충동적으로 톨레도에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마드리드 근교에는 하루 코스로 방문할만한 여러 도시가 있어요.
옛 카스티야 지방의 중심지 톨레도, 새끼돼지구이 요리가 유명한;; 세고비아, 
그리고 돈키호테의 무대 풍차 마을, 대학도시 살라만카 등등...
그 중에서 톨레도와 살라만카가 마음에 들었는데 보다 가깝다는 이유로 톨레도가 낙점 -_-;;;

톨레도는 마드리드 남쪽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가량 가면 됩니다. 
전철역에 내렸는데 버스 터미널이 어딘지 몰라서 어리버리하다가 길거리에서 도너츠 굽는 청년에게 물어봤어요.
'나 버스 타고싶은데 버스 터미널이 어디니?'  
그랬더니 그 청년이 아무말도 없이 계속 도너츠를 휘젓고 있는겁니다 -_-;
내가 발음이 후져서 못 알아듣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뭘 물어보는데 대답이 없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청년이 갑자기 도너츠 휘젓던 국자(?)를 퉁 소리 나게 내려놓고 가판대 문을 덜컥 열고 나오더군요. 허걱;
뭐...뭐지? 바쁜데 그거 물어봤다고 화났니? ;;;
제 쪽으로 다가온 청년이 갑자기 제 팔을 잡고 옆으로 휙 끌고 가더라구요;; ㄷㄷㄷ
저를 한참 끌고 가더니 출구를 잘못 나왔다면서 저쪽 건너편에 있다고 친절하게 건널목까지 안내해주었어요 ^_^;; 십년감수;; 

어쨌든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버스를 타고 톨레도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은 시내 중심부에서 좀 떨어져있는데, 눈치껏 스페인 아이들을 쫄래쫄래 따라갔더니 관광 안내소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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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안내소 반대쪽에 있는 톨레도 무슨 문입니다.
안내원들이 뭐라고 했는데 까먹었어요 ^^;;;
저 문을 지나서 쭉 걸어가면 톨레도 중심가로 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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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역시 날씨가 참 좋았어요 ^^ 춥긴했지만;;;;;
사실 가기 전에 마드리드 주간 일기예보 보고 여행 기간 중에 비온다고 해서 좀 걱정했는데
晴れ女라는 제 별명답게 여행기간 내내 햇빛 쨍쨍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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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을 통과하면 이런 톨레도식 건물들이 등장합니다.
톨레도는 옛 카스티야 지방의 수도로 예전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도시에요.
그래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처럼 옛날로 돌아간 느낌을 주지요.
이 도시의 역사는 오히려 마드리드보다도 더욱 오래되고 깊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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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z Navidad (메리 크리스마스!)
밤이 되면 예쁘게 불이 켜지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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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톨레도 아니랄까봐 저렇게 대문짝만하게 TOLEDO라고 ㅋㅋㅋ 
아래 보이는 Mazapane 이라는 것은 톨레도 명물 과자(빵?)에요.
아몬드와 설탕으로 만들었다는데 속에 계란 노른자 크림이 들어있는 것도 있고,
여러가지 동물 모양으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저도 이걸 기념품으로 사와서 회사 동료들에게 나눠줬어요 ^^
맛은...음 제가 단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제 입맛에는 좀 달았어요.
그치만 한 번쯤 먹어볼만한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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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가로 걸어가는 길은 이렇게 오르막길로 되어있어요. 
좀 힘들기는 하지만 양쪽에 계속 가게랑 식당들이 있어서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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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세 기사 갑옷을 파는 기념품점도 있습니다 ^^
방패도 있고 칼도 있고 쇠사슬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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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쭉 걸어가다 보면 이런 문도 몇 개 나옵니다.
저 문을 통과하면 또 예쁜 집들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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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하면서 한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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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쪽은 이렇게 크리스마스 촛불 장식을 해놨어요.
밤에는 정말 예쁠 것 같은데 아쉽게도 마드리드로 돌아오느라 야경은 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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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으로 늘어선 집들...
건물이 모두 불그죽죽한 색이라서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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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리까지 찍어본 것 ㅎㅎ
그래봤자 별로 멀지도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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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중심가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일요일이라 벼룩 시장이 열리고 있더군요.
이것저것 구경했는데 빵집에서 우리나라 카스테라랑 똑같은걸 팔더라구요 ㅠㅠ
(미국에는 카스테라 없음 ㅠㅠ)  
너무 먹고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주문을 못하겠더군요 ㅎㄷㄷ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흑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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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각 지역에서 온 햄이랑 쏘세지 파는 아저씨~
저 지붕에 대롱대롱 매달린 돼지 뒷다리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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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광장에는 노천카페도 있더군요.
파에야를 파는 가게가 많았는데 뭐 굳이 여기서까지 파에야를 이러면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

톨레도 알카사르는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성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도 예쁜 가게가 많아서 막 구경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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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갑옷 파는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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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파는 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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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스페인판 짝퉁 러쉬인 것 같더군요 ㅎㅎ 
En Jabon Arte = Soap Art
스페인 지중해산 올리브 오일과 무슨 솔트로 만든 비누라서 뭐가 좋고 잔뜩 써있었는데
한참 구경하다가 괜찮아보여서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몇 조각 사야겠다 하고 그냥 나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시에스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문을 닫았더군요 ㅠㅠ 허탕치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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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찻집 ^^
일하는 언니가 넘넘 친절했어요 ^^ 영어도 잘하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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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 성당이 저 앞에 보입니다.
톨레도의 길은 다 이것보다 훨씬 좁아요. 꼭 미로찾기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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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본 톨레도 대성당.
뭐...성당스럽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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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탑까지 세워서 찍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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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으로 당겨서 한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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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입구에요.
이날이 일요일이었던지라 미사가 있더군요. 사람이 버글버글...ㄷㄷ
그런데 교인이 아니면 7 유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대요.
사실 나중에 더 유명한 세비야 성당도 갈 예정이고
예전에 엄마랑 유럽 성당 순례(?)도 한 적이 있는지라;;; 성당이라면 지겹게 보았기에;;
딱히 끌리지가 않아서 내부는 그냥 건너뛰었어요.
사실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 들어가는데 입장료 받는거 자체가 무척 맘에 안들기도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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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심통나서 하늘에다 대고 찍었더니 이렇게 시계탑이 찍혔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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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나가는 길에 있던 커다란 빵집인데
아까 지나왔던 문을 빵으로 만들어놓았어요 ㅎㅎ
핸젤과 그레텔도 아니고 ㅎㅎ 뜯어먹고 싶어라 ^^;;
크리스마스가 가까와서 그런지 요셉과 마리아, 아기 예수 인형이 놓여있네요 ^^

참참.. 스페인에 빵집이 너무 많아서 괴로웠습니다 (전 빵순이;)
미국에서는 잘 못보는 한국틱한 빵들이 잔뜩이라 침 질질 흘렸어요 ㅠㅠ
거의 아침 점심은 모두 빵으로 해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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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의 골목길이에요. 좁고 아기자기하게 생겼어요. 주변 건물도 굉장히 안티크틱(?) ㅋㅋ 
당시에는 건물 양식 뭐 이런거 생각 안하고 분위기만 보면 베니스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바르셀로나의 고딕 지구랑도 굉장히 비슷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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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보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엘 그레코의 걸작이 있는 산토 토메(Santo Tome) 성당입니다.
무려 입장료 2.3 유로!!!! 왜 자꾸 성당에 입장료를 받냐고요!!
그러나 이곳은 과감히 스킵할 수가 없었던 것이...바로 이 작품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ㅠㅠ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The Funeral of Count Orgaz) 
역시 여기도 사진을 못찍게 해서 -_- 이미지 검색으로 퍼왔습니다;
그런데 워낙 어두워서 사진을 찍었어도 이렇게 안나왔을 것 같아요(라고 자기위안 중얼중얼 ㅠㅠ)

엘 그레코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알려진 이 작품은 성당 벽에 그려놨기 때문에 옮길 수가 없습니다 -_-;;
프라도에서 엘 그레코 작품에 감동을 많이 받아서 입장료를 내더라도 꼭 보자 생각했는데
어둑어둑한 성당 입구를 지나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이 그림은 정말 감동적이에요.

오르가스 백작은 살아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했던 유명 인사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례식을 치를 때 저렇게 하늘에서 성인들이 내려와서 직접 백작의 시체를 무덤에 눕혀주었다고 해요.
얼굴이 파랗게 변한 죽은 백작을 두 사람의 성인이 안아내리고 있는데요,
뾰족한 모자를 쓴 할아버지는 성 아우구스틴, 발치를 잡고 있는 얼짱 오빠(?)는 성 스테파노입니다 ㅎㅎ
검은 상복을 입고 있는 장례식 참석객 중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정면을 보고 있는 것이
바로 화가 본인이구요, 왼쪽 아래에 막대기를 들고 서있는 아이는 엘 그레코의 아들입니다.
그림의 윗쪽으로 올라가면 더욱 멋진데요,
아름다운 옷을 입은 마리아가 일단 눈에 확 띄고 마리아 발치에 있는 천사도 너무 아름답죠.
그 천사가 뭔가 유령같은(?) 것을 안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아기의 모습을 한 백작의 영혼입니다.

실제로 볼 때에도 굉장히 크게 느껴졌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4.6미터 x 3.6미터네요.
저 거대한 캔버스에 정말 한치의 틈도 없이 빽빽하게 지상과 하늘의 거룩한 광경을 담아냈습니다.
한참 보고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데 출구에서 엽서를 팔더라구요. 0.7 유로.
그러니까 2.3유로(입장료) 내고 남은 잔돈을 여기서 쓰라 이거지? 이런 생각으로 엽서를 한 장 사왔어요.
지금 사무실 큐비클에 붙어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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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의 그림을 본 다음에는 다시 천천히 발길을 돌려서 버스정류장 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톨레도의 집들이 자꾸 눈에 밟혀서 사진 또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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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마드리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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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과 공간 모두 꽉 채운 멋진 여행이었군요. 창을 하나 건너 감상하는 저도 막 행복해져요.
저 촛불들이 다 켜지면 저 아름다운 도시는 얼마나 더 멋져질까요. 와우, 상상이 잘 안됩니다.

Kitty 2008-12-24 05:30   좋아요 0 | URL
^^ 특히 어른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도시같아요.
톨레도에서 배낭여행중인 한국인 중년 부부를 만났는데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하시더라구요.
일요일에 어디갈까 하다가 충동적으로 갔는데 너무 좋은 선택이었어요! ^^
마드리드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만 아니었으면 야경까지 보고왔을텐데 ㅠ_ㅠ

2008-12-26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7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12-29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쯤 머물면서 천천히 산책하고 느긋하게 차마시고 딱 그러고싶은 도시네요. 거기다 엘 그레코까지 볼 수 있다니 금상첨화!!

Kitty 2008-12-29 12:0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초콜렛차랑 츄로스 먹으면서 마냥 노닥거렸답니다.
그 덕분에 시에스타에 걸려서 가게들이 문 다 닫았지만 -_-;;
엘 그레코는 톨레도에서 거의 반평생 살았다고 하더라구요.
엘 그레코의 집도 있는데 공사중이라서 못들어갔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