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 사랑과 희망의 인문학 강의
류동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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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유적 존재라는 마르크스의 명제는 결국 우리 개개인은 유전체, 즉 인간 전체와 관계를 맺음으로써만 자신과 관계한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인간 전체로부터 동떨어져서 나 홀로 규정될 수 있는 그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p43-44)

그러므로 이론이 대중을 사로잡아 물질적 힘이 되는 것은, 그것이 물질적 힘이 될 수 있는 현실의 물질적 변화가 먼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론이 비판의 무기를 넘어 실제 무기의 비판이 되기 위해서는 이론 자체의 논리적 일관성은 물론, 사회적 조건이 변해야 합니다. (p113)

그러므로 경쟁 시스템에 놓은 사람은 다른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여기에서 경쟁이란 다른 사람의 겨울에 비친 '나'의 모습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너'의 기대, 나아가 '사회'의 기대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것, 이것은 결국 '나'를 소외시킬 수 있습니다. 경쟁 시스템 안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므로, 결국 그것은 유적 존재로서의 인간 전체의 소외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경쟁이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p161)

권력은 또한 관계의 비대칭성으로부터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권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사람과 권력의 대상 사이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권력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힘이 배분되는가의 문제이지, 대상에 대한 절대적 힘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P203)

그러므로 "인간은 항상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을 제기한다"는 문장의 의미는 글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제기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해당 사회가 이미 일정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갖춘 수준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문제가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해결을 위한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P241)

즉, 공산주의는 단지 사적 소유(사유 재산)를 철폐하고 국가계획을 도입함으로써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적 본질이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지는 상태, 인간과 인간의 충돌이 진정으로 해결되는 상태여야 하는 것입니다. 숱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물신, 인간의 인간에 대한 지배로 특징지어지는 권력의 행사를 견제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마르크스가 말하는 공산주의를 이루어 나가기 위한 노력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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