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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도시 -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 점령운동까지
데이비드 하비 지음, 한상연 옮김 / 에이도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신간평가단으로 선정된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투명사회>를 읽을 때였다. 읽고 있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였고 세월호에 대한 한병철의 진단이 궁금하기도 하여 관심있게 기사를 읽었다. 한병철은 세월호 살인자는 선장 아닌 신자유주의라는 기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이 빚어낸 세 가지(규제 완화, 국가기관 민영화, 노동유연화)를 지적한다.

첫째, 이명박 정부가 집중했던 신자유주의적인 규제 완화 선상으로 인하여 20년 선박의 생명이 30년으로 연장되었다. 비용을 낮추고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미명하에 낙선 직전에 있었던 18년 된 배의 수입은 이렇게 신자유주의 교리에 의한 것이었다,

둘째, 신자유주의에 이어 두 번째 지적한 것은 국가기관의 사유화이다. 해양사고 구조업무가 부분적으로 사유화되면서 불거진 구조문제는 바로 공유재의 사유화에 기인한 것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치 민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언딘해경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셋째, 세월호 승무원들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는 점이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다는 것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덜하다는 것을 뜻하고 결국 이러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으로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것이다.

 

, 그럼 위의 문제가 세월호에 국한 된 문제인지 한번 짚어보자.

재독 철학자 한병철이 지적한 위의 세 가지를 세월호가 아닌, ‘도시라고 바꾸어 생각해보면, 답은 더욱 간단명료해진다. 마르크스주의자 데이비드 하비는 《반란의 도시》에서 전통도시에서 신자유주의 도시로 모멘텀이 되는 세 가지를 세계 유수의 도시역사를 통해 비슷한 주장을 한다. 하비 역시도 신자유주의의 교리인  1,비용을 낮추고 효율적인 운영. 2, 국가기관의 사유화. 3,노동시장의 유연화라고 한다. 하비는 현재의 도시를 자본이 사회적, 환경적,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신경 쓰지 않고 도시의 성장을 끊임없이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전통적 도시는 자본의 과잉축적을 처리하려는 한없는 욕구의 희생물이라고 지적하며,  미친 듯 날뛰며 글로벌화되고 도시화하는 자본의 역겨운 혼란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유형의 도시를 상상하고 재구성해야 할 때라고 한다.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세우는 것을 혁명이라 한다면 바로 이러한 도시에서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제목이 <반란의 도시>이다. 신자유주의 위에 세워진 도시는 사상누각위에 세워진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적 도시를 만들 것인가?

 

저자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신자유주의가 세상을 휩쓴 결과 부유한 엘리트는 권력을 되찾았다(p44) 라고 하며 부와 권력의 분배가 양극화된 모습의 공간 형태가 도시에 아로새겨져 있다고 한다. 저자는 국가는 생산된 잉여의 일부를 세금으로 징수하고 신자유주의에서는 화폐권력과 국가기구를 동원해 도시 형성과정에서 잉여가 자본과 상층계급에게 유리하게 분배되도록 하기 위해서 잉여 관리를 민영화함으로 국가 이익과 기업이익을 통합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시스템의 도시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 자체가 개혁되어 민중의 민주적 관리 아래에 놓여야만 국가가 관리하는 잉여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은 다양한 방식의 도시화 과정을 관통하며 재생산된다. 이런 자본의 도시화는 자본가계급의 권력이 도시 형성 과정을 지배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자본의 도시화가 빚어낸 민영화, 공유재의 사유화, 공간 통제, 치안유지 및 감시의 물결은  도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계급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마이클 하트와 안토니오 네그리는 대도시는 공동적인 것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동적인 것을 반자본주의적 비판과 정치적 행동주의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렇기에 하비는 신자유주의라는 사상누각위에 세워진 도시의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도시 공유재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적 형태의 도시 공간 형성을 통해 공공재와 도시 공유재가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영유되기 때문에  공동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집단적 노동자의 힘을 이용하는 창조적 방법을 찾아내어야 하며 가치 생산의 주체인 집단적 노동자가 생산한 가치를 자신들 관리 아래에 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위의 세월호 살인자는 선장 아닌 신자유주의라 하였던 한병철의 지적처럼 규제 완화, 국가기관 민영화, 노동유연화는 자본주의적 도시화로 대표되는 파괴의 홍수를 불러왔다. 이러한 피해를 억제하고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잉여의 생산과 분배를 사회화하고 누구에게나 개방된 새로운 공동의 부를 확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비는 도시 공유재를 위해 투쟁해야 하며 공공심의 회복을 위해 도시로부터 반란을 시작하여야 한다고 한다. 

신자유주의는 위험하다.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는 인간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 개념의 고안자인 경제학자 알렉산더 뤼스토우가 '사회를 시장에 내맡기면 사회는 더 비인간적이고, 더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와의 연대와 인간성을 재생시킬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공공심이다. 하비는 신자유주의라는 사상누각이 아닌 현재의 자본주의 착취계급과 국가권력의 구조를 전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공공심의 '도시권'반란을 꿈꾼다. 그 꿈에 편승하는 자라면 언제든지 이 책을 읽어도 좋으리.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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