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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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에 이은 저자의 세번째 책이다. 앞의 두 권이 청와대 연설비서관과 대우 비서실에서 일했던 경험을 녹여낸 책이라면, 이 책은 글쓰기 강연자와 글쓰기 작가로서 생각하는 노하우가 담겼다. 물론 그 전제로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이유, 동기 유발, 글쓰는 자세 등이 담겨 있다.



여타의 글쓰기 책 몇 권과 저자의 위 두 책을 본 사람이라면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새로운 방법론이나 노하우는 없다. 글쓰기가 그렇다. 단번에 목적지를 향해 날아갈 수 없다. 다만 글쓰기를 위해 심리학이나 뇌과학이론을 차용하는 점, 글쓰기가 중도에 막혔을 때 책의 목차나 강의를 활용한다는 것, 장난감 블록처럼 여러 개의 문단을 만들어 놓고 이리저리 구성해보는 방법 등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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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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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사람



튜브에 바람을 가득 넣고 폴짝 뛰어, 바닷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파도는 수유 쿠션을 베고 잠든 아기를 깨우지 않을 만큼 잔잔하고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라면 좋겠습니다만, 튜브가 풍선이나 훌라우프 반지라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바람을 넣느라 머리가 쨍, 하거나 자꾸만 무너지는 후프를 끌어올리는 일, 반지를 밀어넣다가 손가락이 부르트는 일도 상상일 뿐이니까요 그렇다고 생각을 그만둘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은 '불꽃'을 생각합니다 '불꽃' 뒤엔 으레 '놀이'가 달라붙곤 하지요 하지만 나에겐 '놀이'가 애당초 없기에 '불꽃'이라는 낱말 뒤에 붙일 낱말을 생각합니다 그 낱말이 풍선이나 훌라후프 반지라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잠시 부풀었다가 힘이 빠지고 한 평도 안되는 허공의 울타리에 갇히고 동전보다 눈동자의 끈이 나를 묶는 일은 매한가지입니다 '상처' '흉터' 같은 낱말도 그럴싸 하겠네요 우리는 모두 사그라드는 운명을 타고 태어납니다 튜브나 풍선 훌라후프 반지라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언젠가는 쪼그라들고 바닥에 내던져지고 얇은 껍질이 벗겨지는 운명입니다 다만 흔적은 남기는, 불꽃이 사라진 뒤의 하늘을 사랑합니다 알몸으로 거울 앞에서 섰을 때 구겨진 몸과 허리를 두르는 검은 띠와 햇볕이 손가락에 남긴 환한 그림자를 사랑합니다 문득, 나의 전생은 매미였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 날이 있었습니다 허물을 벗고 유충이 되어 나무를 기어오르는 매미, 그 매미의 전생은 눈이 어둡고 지느러미가 긴 심해어였다는 확신이 든 날이 있었습니다 수 년을 물속에서 땅속에서 보이지 않는 불꽃을 상상하고 귀를 기울이다가 물밖에서 보름을 사는 물고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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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 문학동네시인선 100 기념 티저 시집 문학동네 시인선 100
황유원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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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1970년대부터 고독사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전담부서를 두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무연사(고독사의 한 종류로 시신을 인수할 사람조차 없는 죽음) 방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영국에서는 2018년 1월부터 체육시민사회부 장관이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를 겸하고 있다.



고독사와 외로움이 부재와 결핍의 문제라면 시인들은 이 고독과 외로움을 자양분으로 시를 쓴다. 바꿔 말하면 시인들은 고독과 외로움을 기다리는 '기다림' 장관이다. '기다림'은 부재와 결핍의 기다림이다. 내면을 고독과 외로움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책을 읽고, 여행을 가고, 사람을 만난다.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바라보고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고비용 저효율의 작업만을 골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나도 기다린다. 직업인으로서, 가장으로서, 자식으로서, 친구로서 나아가 이 이 우주를 이루는 작은 사물로서의 존재를 잊고 나의 존재 자체가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그 순간 한 줄 쓸 수 있다. 그 한 줄이 그리움으로, 기쁨으로, 슬픔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기다림은 매번 실패할 수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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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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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선생이 지난 8월 8일 오전 4시 20분에 돌아가셨다. 몽골인들에게

비는 오는 것이 아니라 '들어가는 것' 즉, 하늘에서 내려와 공중의 문을

열고 땅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선생은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나

2018년 한여름에 들어가셨다.



낭독회에서 선생을 본 적이 있다. 기억으로는 김혜순 시인의 시집

"피어라 돼지"의 낭독회였는데, 시인을 이 시대의 '명랑한 무당'으로 칭하면서

낮게 그리고 더 없이 강단있는 말투로 높게 말씀하셨다.



어린왕자, 아폴리네르를 알게 해주셨다.



황동규의 시 '즐거운 편지'처럼 선생의 부탁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

그 사소함은 쏟아지는 햇빛처럼 흘러가는 강물처럼

바라보고 듣고 만져볼수록 무한정 불어나는 시대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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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창비시선 421
임경섭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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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죄책감"이 내 안의 길을 찾는 여정이었다면, 두 번째 시집은 내면의 길을 돌아나와 외부에서 다른 길을 찾는 과정이다. 총 5부로 구성된 시집의, 각 부의 표제 문장을 나침반으로 이 시집을 읽는다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아내는 나에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나에게 아내는 얘기하고 있었다"(1부), "어머니가 죽으니 양복이 생겨서 그는 좋았다"(2부) 같은 문장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런데 이상한 것은 수많은 외국 지명과 인명이 난무하는 이 시집이 전혀 이국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국적인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자의 춤사위가 우리나라의 탈춤을 닮았다면 우리는 그 춤을 이국적이라 부르지 않는다. 가명과 필명, 예명으로도 가릴 수 없는 '나'의 필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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