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밖의 모든 말들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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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기억을 버리거나 덮지 않고 꼭 쥔 채 어른이 되고 마흔이 된 날들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프다고 손에서 놓았다면 나는 결국 지금보다 스스로를 더 미워하는 사람이 되었을 테니까. 그리고 삶의 그늘과 그 밖을 구분할 힘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대게 현명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처를 앓는 사람들이지만 그래서 안전해지기도 한다고 믿는다. 삶에 대해 예민한 감각을 갖게 될 것이고, 느끼게 될 것이고, 마음먹게 될 것이며 결국 나가서 걸을 수 있을 것이다.

1%

소설이 이미 길의 지도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해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이들이 숨어서 읽고 쓰는 것이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에 틀어박혀 있는 나란 인간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게 느껴졌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책을 어쨌든 읽고 있고, 읽은 뒤에는 쓸 것이며, 그렇게 쓰고 나면 어떤 성장이 가능할 테니까.

6%

소설을 쓴다는 것은 아무리 놀라운 상상과 설정과 허구 뒤에 숨는다 해도 결국 자기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내면을 스스로 인화하는 과정이고 타인과 기꺼이 공유하는 것이다.

45%

용서해주는 것, 서툴렀던 어제의 나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 것. 우리는 그런 어제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잃고 고통을 겪었고 심지어 누군가는 여기에 없는 사람들이 되었지만 그건 우리의 체온이 어쩔 수 없이 조금 내려간, 하지만 완전히 얼지는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우리는 다시 돌아왔고 여전한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힘들다면 잠시 시선을 비껴서 서로를 견뎌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되돌릴 수가 있다.

세상은 형편없이 나빠지는데 좋은 사람들, 자꾸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아지는 것은 기쁘면서도 슬퍼지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했다가 괜히 마음으로 거리를 두었다가 여전한 호의를 숨기지 못해 돌아가는 것은 나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사랑하죠, 오늘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은 채 끝나지도 않았지,라고.

49%

어제는 눈이 온다고 하더니 비가 내렸다. 사실 오후에 일기예보를 들었을 때는 눈이 오지 않기를, 무언가가 낙하 - 하여야 한다면 차라리 비이기를 바랐다. 눈은 비보다 더 부피를 가져서 도시를 채울 때면 그것이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고 그래서 마음이 흩날린다. 눈이 도시를 채우고 채우는데 왜 마음은 흩날릴까. 그것이 강하게 도시를 덮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만드는 동안 도리어 내 마음이 풀풀 흩어진다는 건, 그렇게 어떤 부피를 상실해간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54%

어떤 불행은 나를 비켜 가리라는 기대보다는 내게도 예외란 없으리라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 위로받는다.

98%

김금희, <사랑 밖의 모든 말들> 中

+)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가 작가가 된 뒤 약 10년간 써온 산문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한 편 한 편 정성스럽게 풀어낸 글이니만큼 녹아있는 내용들이 마음을 울린다. 공감하기도 하면서 저자의 용기 있는 모습에 감동하기도 하면서 정성스럽게 한 권을 읽었다.

이 책에는 작가의 유년 시절 이야기, 엄마와 할머니에 관한 추억, 그리고 글을 쓰려고 애쓰던 순간들, 소설가로서 강단에 섰을 때의 심정,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간접적인 고백,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부당한 일들에 대한 용기 있는 의견과 소외받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위로와 응원 등을 실려 있다.

언젠가 이 소설가의 책 댓글에 '김금희 씨의 소설은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라는 문장을 보았다. 그 문장에 깊이 공감하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댓글을 써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제가 읽은 김금희 씨의 소설도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댓글을 다시 써보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제가 읽은 김금희 씨의 소설이나 산문도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어요.'

이 작가는 문장이 알차고 깔끔한 사람이다. 이런 표현이 옳을까 잘 모르겠지만 짤막한 산문에도 서사가 잘 구성되어 있고, 시적인 감수성이 풍부하며 군더더기 없는 서술이 프로답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 직언하지 않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감수성의 문체를 접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역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더 많이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저자의 탄탄한 작품만큼 그녀의 올곧은 주관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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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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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해질지도 모르지만 행복해질지도 몰라요. 수다쟁이 감상주의자가 될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책 속의 글자 하나하나를 활활 타오르게 할 그런 작가가 될지도 몰라요."

p.16

- 소설은 거미줄과 같아서 아주 가볍게 붙어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삶의 네 귀퉁이에 붙어 있습니다.

-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별을 의식한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의식적인 편향을 두고 쓰는 글은 소멸하기 마련입니다.

p.32

- 당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한, 그것이 전부입니다.

p.36 [자기만의 방]

- 당신은 내가 어떤 말을 할 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에 대해 가장 희미하게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p.55 [출항]

- 날 믿어요, 캐서린, 당신은 이 시절을 돌아보게 될 거예요. 당신은 당신이 했던 모든 바보 같은 말들을 기억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당신의 삶이 그 말들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우리가 하는 말들 위에 세워집니다.

p.92 [밤과 낮]

- 하지만 마음이 얇아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배제되지 않는 순간이며, 우리가 아주 큰 거품을 불어낼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을 때, 해가 그 안에서 지고 떠오르고, 우리는 정오의 푸른색과 자정의 검은색을 삼켜버릴 수 있으며, 이곳과 지금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에 대한 무한한 열망을 의미)

p.164 [파도]

- 어떤 조각이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배열하세요.

- 그래요, 난 봄을 맞을 자격이 있어요. 아무에게도 빚진 게 없거든요.

p.191 [버지니아의 일기]

박예진 편역,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中

+) 이 책은 소설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13작품 중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모아 엮은 것이다. 우리가 흔히 어떤 작가의 문장에 매료되면 인상 깊은 구절들을 따로 기록해두듯, 이 책을 엮은 이도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에 매혹되어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을 따로 모아두었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을 경향 별로 묶어서 담백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영어 원문과 엮은 이의 번역본을 함께 수록하고 있기에 영어 문장과 번역문을 같이 읽으며 독자에게 다시 한번 그 문장들을 음미할 기회를 준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비롯하여 에세이, 그리고 타인과 주고받은 편지글까지 골고루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소설과 에세이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에서 만난 인상적인 구절들을 살펴보며 우선순위의 작품을 정할 수 있었다.

작가의 생애와 작품들에 대한 간단한 해설이 들어 있어서 버지니아 울프의 가치관과 작품 경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작가라 기존에 풍문으로만 들었던 내용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올곧은 성 평등의 관점도 의미 있게 다가왔지만,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확고한 마음가짐과 자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어떤 잣대를 가져야 하는지 명확히 정한 작가 같았고, 솔직하고 담대한 표현을 막힘없이 써내는 용기 있는 작가라고 느꼈다.

버지니아 울프의 다른 작품들을 완성본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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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 - 적당히 탐하고 오늘에 만족하는
요로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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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세상과의 교류.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쌓이고 마음도 상하죠.

그럴 때 마루의 눈으로 보면 "뭐가 트럼프람. 저 녀석, 또 뭐라고 중얼거리는구나. 흥" 하고는 끝입니다.

"관계있다고 생각하면 뭐든 관계있고, 관계없다고 생각하면 뭐든 관계없지. 그보다 내 아침밥 어쩔 거야." 마루라면 이렇게 말할 거예요.

나는 여든셋, 무슨 말을 하든 유언이 되고 사진을 찍으면 영정이 되는 나이입니다. 마루도 열여덟 살 넘게 살았고요. 둘 다 그야말로 노후로군요.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마음이 내키면 산책을 합니다. 졸리면 자버리면 됩니다. 그걸로 좋지 않나요.

6%

인간은 누구나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게 당연합니다. 사람은 존재 자체로 폐를 끼치니까요. 그걸 서로서로 허용하는 게 어른이고 사회겠지요. 그래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사회에서는 인간관계도 깊어지지 않아요.

아이에게 "남에게 폐 끼치면 안 돼"라고 가르치는 건, 아이가 아직 제멋대로 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 점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13%

어떤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고 있으면 됩니다.

28%

의식은 머릿속의 세계입니다. 그것을 바꾸는 건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바깥 세계'밖에 없어요. 공부도 일도, 하다 지치면 집 밖을 한 바퀴 돌고 오잖아요. 그거예요. 밖에서 들어오는 감각이 머리를 새롭게 환기시켜주거든요.

68%

고양이를 기르는 분은 잘 아시겠지요. "그만둬"라고 말해도 반드시 합니다. 여행을 가려고 가방을 열어두면 꼭 그 안에 들어가 있죠. 꺼내도 다시 들어가요.

이런 식으로 먹고 자고 놀고, 가끔 일을 방해합니다. 그게 마루의 하루예요. 요컨대 필요한 행동이나 하고 싶은 행동만 자기가 좋을 때에 좋을 대로 하고 있지요. 부럽네요.

93%

요로 다케시, <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 中

+) 이 책의 저자는 80대 노년의 뇌과학자이자 해부학자이다. 그에게는 '마루'라는 노년의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마루, 즉 묘생의 이치와 인간과 사회, 자연, 언어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제목만 보고 고양이 이야기로 가득 차 있을 거라 예상했으나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 저자가 의학을 전공한 사람이기에 사람의 건강과 자연의 생물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부분도 있고, 의사가 권하는 건강검진이나 조언 등을 따르지 않는 고집스러운 부분도 있다.

또 언어의 가치와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기 생각을 펼치곤 한다.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어른으로서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고양이 마루처럼 자기 방식대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떤지 등에 대해 언급한다.

단상 형식의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읽힌다. 저자의 주관이 뚜렷하게 드러내는 글이 많아서 공감하는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다만 고양이 마루의 시선에서 우리 인간들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을 보는 장면이나, 고양이 마루가 자기 삶에 만족하며 편안하게 사는 장면에서는, 복잡하고 무겁게 사는 우리의 삶을 돌아볼 기회가 된 듯하여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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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은 없지만 부동산 투자는 하고 싶은 월급쟁이에게
안상구(구짱)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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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명하게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은 처음부터 안정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없다고 치부하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불안정한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문제는 미래가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아무 대책도 없이 살아가는 나태함에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미래를 잘 대비할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p.38

물론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갭투자는 도박이다. 갭투자는 담보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리스크 등을 고려하여 철저하게 준비한 다음에 시도해야 한다.

p.64

  • 도시를 알아야 미래를 알 수 있다.

1~2년의 단기예측은 주택거래량, 전세가, 미분양 물량, 인허가 물량, 착공 물량, 주택담보대출잔고 추이 등 선행지표법이 있다. 3~4년의 중기예측은 인구구조, 소득구조, 정책기조, 금리기조, 수급변동, 투자심리, 글로벌 부동산 동향, 환율이 중요한 요소다.

10년의 장기예측은 10년 주기설과 벌집순환모형으로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p.79

  • 쉽지만 간과하기 쉬운 8가지 시간 관리 방법

시간을 기록하라 / 시간을 계산하라 / 현실을 직시하고 계획을 세워라 / 큰 꿈을 가져라 / 목표별로 일정을 세워라 / 실행 가능한 단계로 나누어라 / 계획을 검토하라 / 스스로 책임을 지자

pp.132~134

공매는 경매와 달리 법원에 가지 않고도 전자입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조건에 따라 장기 할부 등이 가능해 대금 납부조건도 덜 까다롭다. 권리분석 역시 경매보다 간단하다. 다만 부동산 물건이 경매에 비해 적어서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만일 당신이 초보 투자자이거나 회사를 다니는 월급쟁이라면 경매보다는 공매를 적극 추천한다.

공매는 국유재산과 공공기관의 부동산을 다루기 때문에 권리분석과 명도의 걱정이 없다. 경매보다 편하게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

온비드 홈페이지를 통해 공매와 관련된 공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pp.149~151

갭투자를 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전세가율이 왜 높은지 꼼꼼하게 이유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입주 예정 물량이 많아서 매매가격이 하락해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축소된 것인지, 인프라는 좋으나 아파트 노후화가 심해 소유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 것인지, 단순히 집값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 심리가 작용했는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전세 선호 현상이 지속돼 전세가가 상승했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pp.182~183

필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 지역에 대한 기준이 있다.

첫 번째, 아무리 호재가 많아도 잘 알지 못하는 지역은 손대지 않는다.

두 번째, 거주지에서 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의 지역은 쳐다보지 않는다.

세 번째, 인구 유입이 적고 소멸위험지수가 높은 지역도 투자처로 고려하지 않는다.

네 번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언급이 없는 지역도 제외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국가산업단지가 없는 지역 역시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

  • 임장노트에 기록해야 할 사항

기본 정보(세대수, 준공일, 용적률, 건설사, 주차대 수, 평면 타입, 학군 등) / 최근 실거래가(매매가, 전,월세가, 호가 비교 등) / 주변 환경(편의시설 및 유해시설 등) / 매수 물건 간 내부 상태 및 장단점 비교, 계약 조건(매도자의 재정 상태 및 매도 조건)

pp.258~261

결론적으로 '토지활용도(건물을 얼마나 넓고 높게 지을 수 있는 땅인가 아닌가), 경제성장률(경제 성장으로 인한 사용 지불가격의 상승),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금사용량(특정 지역의 인프라 사업에 세금을 사용 시 그 지역의 토지 가치는 올라간다)' 세 가지가 토지의 가치와 가격을 결정짓는 큰 요소다.

그 외에는 용도 지역, 지목, 형태, 도로 접합 여부, 방향, 주변 조건, 접근성 등의 요소도 땅의 가치에 영향을 준다.

pp.292~293

안상구, <큰돈은 없지만 부동산 투자는 하고 싶은 월급쟁이에게> 中

+) 이 책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급여를 활용하여,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부동산 투자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우선 저자는 종잣돈 마련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상세하게 제시한다.

저축, 절약, 투잡 등을 통해 소액의 종잣돈을 마련하고 그걸 활용하여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지방의 부동산에 투자한 경험을 설명하며, 소액의 종잣돈으로도 부동산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큰 금액으로 서울 수도권 지역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소액으로도 자투리 토지나 공매, 그리고 지방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지나친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자기만의 투자 기준을 세워 목표 수익금을 설정해 투자 사이클을 만들라고 이야기한다.

중반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동산 실전 투자 노하우에 대해 언급한다. 부동산 입지 분석 방법과 도시를 선별하는 기준, 신도시 투자 타이밍과 전철과 GTX 노선에 따른 투자 지역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아파트 매매 시 점검해야 할 사항들과 인테리어 보수를 통해 공실률을 줄이는 방법, 관심 지역 설정과 임장 방법, 토지 투자 시 필요한 검토 사항, 농지연금 활용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또한 종잣돈에 따른 단계별 투자 방법도 함께 제시했다.

이 책은 각 장별로 상당히 구체적으로 관련 내용을 수록했고, 자세한 설명과 전략 등을 덧붙이고 있기에 부동산에 투자하기 전 매물을 판단하는 눈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부동산을 취득 후 관리하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기록하고 있기에 대응 방법을 배우는데 유익하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점검 시 무리하게 셀프로 진행하기 보다 구체적인 견적서를 제시하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조언이 그런 점이다.

무엇보다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막막한데, 저자의 말처럼 지방의 부동산이나 자투리 토지들을 꼼꼼하게 분석한 뒤 투자를 시도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준 책이었다.

그리고 실패한 경험을 논하지 않는 투자 책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하며, 본인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며 조언하는 부분에서도 배운 점이 많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초보자들에게 배울 점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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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 역사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7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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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사건은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정권에 닥친 위기를 가장 간편하게 돌파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반공 이데올로기가 철저하게 학습된 국민에게 간첩 사건은 공포를 조장하고 위기를 인식케 하는 안성맞춤의 이벤트였다.

국민에게도 큰 액수의 간첩 신고 포상금을 내걸고 수상한 사람들을 신고하도록 권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걸 정당화했으며 간첩 신고를 일확천금의 기회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간첩의 시대, 국민 사이에 긴장과 공포는 이렇게 일상화되고 내면화됐다.

p.31 - 동백림 간첩사건(1967)

가난한 이들이 처음으로 큰 목소리를 내며 과감하게 저항에 나섰다는 점에서 광주대단지 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난을 주체화'하고 '빈곤을 사회화'한 역사적 기점으로 평가받는다.

광주대단지 사건 이후 가난과 빈곤은 더 이상 개인적이거나 해결 불가능한 난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 전체의 노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됐다. 그런 점에서 광주대단지 사건은 우리에게 '가난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다시 한 번 던져준 셈이다.

pp.48~49 - 광주대단지 사건(1971)

다만 분명한 건 국민서사화된 역사에 대한 새로운 감각이 공통의 기억과 부채 의식을 지닌 시민들로 하여금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잠재성과 가능성을 품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어느 세대의 경험과 기억이 더 윤리적이냐 올바른 것이냐에 대한 해묵은 논란은 더 이상 말싸움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이제 어느 지형의 힘과 의지가 더 강한지를 증명하는 일은 좀 더 문화적인 개입과 판단을 요구하게 됐다. 한국에서 역사 해석의 주도권은 이제 국민서사화의 가능성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78 - 5.18 광주민주화운동(1980)

또한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국민을 배부르게만 해주면 그만이라는 독재자들의 시혜적 관점이 우리 국민의 '몸'과 '정신'을 완전하게 장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했다. '밥'과 '자유' 중 무엇이 더 긴요하냐는 양자택일의 소모적 질문을 비로소 내동댕이칠 수 있게 됐다. 밥의 소중함 못지않게 자유의 목마름도 동시적으로 절실하다는 욕망이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p.94 - 6월 민주항쟁(1987)

나이 어린 천재들에게 지식의 공급은 이뤄졌을지언정 사회적 유대나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길러주는 일은 대개 소홀했다.

한편 인적 자원의 개발만이 공동체의 번영을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여기는 한국의 사회적 경향이 과도한 교육열과 천재의 낭비를 정당화했다. 천재성이 빛을 발할 수 있게 곁에서 기다려주기 보다 사회 전체가 빨리 천재성을 증명해 보라며 다그치고 감시했다.

천재의 비참한 말로는 퇴행적인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p.147 - 김웅용 천재 소동(1967)

1970년대 한국 사회는 '성장'과 '발전'만을 중히 여기고 '사고'와 '재난'을 대비하는 일에는 소홀했다. 만일의 위험에 대비하는 사회 시스템도 부재했으며 위기가 닥쳤을 대 사회 전반의 대응 능력 역시 취약했다.

p.163 - 대연각 화재 사건(1971)

별황자총통 발굴 조작 및 사기는 한국 사회 특유의 '조급한 성과주의'와 '비뚤어진 민족주의'가 결합되어 발생한 사건이었다. 문화재 발굴 및 국보 지정은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 하며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p.193 - 별황자총통 발굴 조작 사건(1992)

<자유부인>은 실상 전혀 자유롭지 않은 여성의 '일탈 미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 사회는 이런 정도의 여성 욕망마저 철저하게 단죄하거나 응징하려 했다. 근엄한 남성들은 여성의 욕망 표출을 '사회적 위험'과 '젠더적 도발'로 받아들였다.

<자유부인>은 역설적으로 여성이 자유를 얻기 위한 도전이 얼마나 험난한지 보여주는 '여성 억압의 서사'에 가깝다.

p.318 - 자유부인 논란(1954)

강부원,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 中

+) 이 책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약 40가지 사건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각 이야기의 말미에 조금씩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과 의견을 덧붙인 구성으로 되어 있다.

흔히 스쳐 들었던 일들이라 자세한 내막을 몰랐던 역사적 사건들을 저자의 쉽고 상세한 설명으로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그와 더불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그때의 언론, 국민, 정치인들의 반응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현대사의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기에 마음이 아프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그 사건들 이면에 깔린 정치적 농간도 알 수 있었고, 역사적 사건들을 어떤 시선에서 바라보아야 할지 스스로 고민할 수 있었다.

이 책에 실린 40가지 사건들 중에는 익숙한 사건들도 많지만, 처음 들어보는 낯선 사건들도 많았다. 그런 사건들을 접하면서 그 시대와 사회의 분위기를 탐색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응 방식이 어땠는지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국민서사화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언급했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공감했는데, 이제는 그만큼 역사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느낀다.

물론 이때 변하지 않아야 할 점은 역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비판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적 수용을 피하고 진위 여부를 고려하며, 한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두루 접해 바로 세운 기준으로 역사를 대해야 한다고 느낀다.

사건 하나하나 마음 아프고 그 부당함과 억울함에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속상해하며 읽었다. 그러면서 언론의 역할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올바른 가치를 지향하는 일이란 여러 사람 모두에게 필요하겠지만, 특히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보도,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보도, 그리고 권력에 굴하지 않는 언론, 그게 역사에서는 꼭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흥미롭게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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