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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모험 - 빌 게이츠가 극찬한 금세기 최고의 경영서
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동기 감수 / 쌤앤파커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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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초판이 나온 때는 1969년이었다. 1970년대 들어 절판되었다가 2014년 미국과 영국에서 재출간되었다. 초판이 나온 지 무려 43년이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열풍을 일으킨 연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빌 게이츠가 이 책을 금세기 최고의 경영서라고 격찬한 데 크게 힘입었다. 빌은 작년 워렌 버핏이 일독을 추천하며 빌려 주기에 읽었다고 한다. 빌이 특히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에 대해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저널저널리즘의 명예 전당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고 평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나는 우선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부분을 먼저 펼쳤다. 같은 내용이라도 읽는 독자가 처한 상황이나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법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제록스의 탄생과 성장 과정이 마치 빌이 PC 운영시스템 즉 도스와 윈도우를 개발하는 과정과 유사하지 않았나 생각되었다.

 

특히 저자가 윌슨 사장의 측근 리노위츠 변호사와 인터뷰 한 내용이 그랬다. 그는 제록스의 성공을 이끈 속성은 이상주의와 불굴의 정신, 위험을 감수하려는 용기, 정열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빌은 크게 공감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부분은 제록스에 관해 현지의 기업인이 전한 말이었다. “이곳의 현지 산업들은 대부분 19세기부터 이어져 왔는데, 이 산업들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풋내기를 항상 좋은 눈으로만 보진 않아요. 제록스가 혜성처럼 급부상하자, 어떤 사람들은 곧 거품이 터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거품이 터지길 바랐지요.”(275)

 

제록스(Xerox)의 윌슨 사장이 인정한 것처럼 상호명은 코닥(Kodak)’을 모방한 것이었다. 모방이란 엇비슷한 회문(回文, 앞에서부터 읽으나 뒤에서부터 읽으나 동일한 단어나 구) 방식을 말한다. 사실 윈도우도 애플의 UGI 체계를 모방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군다나 제록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세전 순이익의 1.5%를 교육과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빌과 워렌 역시 스스로 기부에 앞장서면서 부자들도 적극 기부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록스 정신은 빌의 이상과 거의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 존 브룩스는 압도적으로 뛰어난 글쓰기를 선보인 금융 부문 저널리스트였다. 1920년 뉴욕에서 태어나 1993년 뉴욕 주의 이스트햄튼에서 사망했다. 경험의 모험초판(1969)을 낸 것은 브룩스의 전성기 때였을 것이다.

 

책에는 모두 열두 개의 사례가 분석되고 있다. ‘감수의 글을 쓴 이동기 교수는 거의 반세기 전에 발생했던 사건들을 다룬 것이라고 하기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게 다가온다고 평한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소재가 철 지난 역사 속 사건들이 아니라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브룩스가 맨 먼저 포드 사의 신차 에드셀의 처참한 실패를 다룬 것에서 '실패에서 배우자'는 교훈을 읽을 수 있었다. 사실 멋들어진 성공 사례를 기술하는 것이 더 쉽고 독자에게도 환영받을 것이다. 브룩스는 이렇게 하지 않았다. 어쩌면 사가(史家)의 정신을 발휘하지 않았을까? 그는 객관적이고 치밀하게 사건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사례에서 배울 교훈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둔다.

 

역사는 비슷하게 반복되는 법이다. 브룩스가 든 열두 개의 사례는 근 반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미국 소득세법의 변천과 편법과 위선이 판치는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친 누구를 위한 세금인가?’는 부자 증세를 피하려고 서민들의 투명 지갑을 파헤치는 한국 정부의 고육지책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기꺼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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