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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스타트업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36.5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사람,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에서 인지도가 높은 벤처 투자자다. 뭐, 투자자라면 돈, 자금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복권으로 대박을 터트린 건 아니다. 한때 쪽박 찰 뻔한 적은 있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책을 쓸 정도면 그만큼 독특한 이력이 있지 않겠나 싶다. 과연 그랬다. 그는 1999년 클라우드 컴퓨팅이 유망하다는 것을 알아채고 라우드클라우드를 설립했다. 기왕에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면 크고 시끄러워야(loud) 마땅하다는 생각에서 회사명을 ‘라우드클라우드(Loudcloud)'로 지었다. 물론 업계에서 ‘큰소리’치는 기업이 되겠다는 남다른 포부도 없잖아 있었을 것이다.

 

2002년 옵스웨어라는 소프트웨어 업체로 전환한 뒤 5년간 혼신을 다해 회사를 쭉쭉 성장시켰다. 그야말로 악천고투! 그는 2007년 휴렛팩커드에게 16억 5천만 달러에 회사를 팔아치웠다. 시장이 불안하기도 했고, 성장 동력이 딸렸다고 판단해서다. (핫 그러고 보니 유튜브도 구글에 16억 5천만 달러에 팔렸다.)

 

그는 8년간 라우드클라우드와 옵스웨스를 운영하면서 겪은 온갖 고초를 유연한 필체로 상세히 기술한다. 호로위츠에 따르면 우리가 겪고 있는 골치 아픈 (경영상의 유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작은 힌트 정도는 줄 수 있지 않나 해서다. 번역도 수려해서 읽는 맛도 좋다.

 

사실 고백하자면 이 책 펼쳐들 때 편견에 사로잡혔다. 뭐 그렇고 그런 얘기 아니면 자화자찬 이런 식이라 식상할 줄 알았다. 참나, 뻑 가게는 아니어도 쫑 나게 재미있었다.

 

호로위츠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하나라도 생생한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신이 회사를 창업하고 어떤 어려움에 처했는지, 어떤 판단을 잘하고 잘못했는지 그리고 자신만의 통찰력을 어떻게 살려나갔는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참 성실하다.

 

이는 교과서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실전 노하우들이지 싶다. 유사한 책을 보면 대개 이론적인 수준에서 그칠 뿐 자신만의 영업 비밀(?)은 잘 알려주지 않더라 이거지.

 

나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 교훈을 배웠다.

첫째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 그에게는 난관에 처했을 때 미처 생각지도 못한 조언을 들려준 멘토 빌 캠벨이 있었다. 항상 뜻을 함께 하면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준 동업자 마크 안드레센. 옵스웨어를 HP에 판 거금을 밑천으로 설립한 벤처 캐피탈도 두 사람의 성에서 딴 ‘안드레센 호로위츠’다.

 

둘째는 남다른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라우드클라우드를 EDS에 팔 때나 옵스웨어를 매각할 때 자신이 가장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다. 배짱도 두둑하고 결단력도 있다.

 

단연 돋보였던 것은 벤처 캐피탈을 설립할 때 기존 업계 현황을 분석해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틈새를 찾았던 점이다. 당시 800개가 넘는 벤처 캐피탈 회사 중 불과 6개 회사만이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수익을 안겨주고 있었다. 하드씽 경쟁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까? 

 

그는 벤처 캐피탈을 설립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존 업체들과 차별성을 두었다. 첫째는 기술전문가 창업자가 회사를 훌륭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사실 휴렛팩커드, 인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이 모두 창업가가 CEO를 겸했다.

다른 하나는 사업적 인맥을 창업가와 연결시켜 주고 관리하는 것이다. 벤처 창업자는 프로그래밍이나 기술에 대해서는 전문적 식견이 높지만, 개발실에 틀어박혀 지내다 보니 인맥은 고사하고 의사소통 스킬도 약하기 마련이다.

 

호로위츠의 판단은 적중했다! ‘안드레센 호로위츠’는 창업 4년 만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벤처 캐피탈 회사가 되었다. 나 같아도 호로위츠를 찾아가고 싶겠다.

 

이외에도 인재를 알아보고 영입하는 방법, 직원을 성장시키는 노하우 같은 알짜도 참고할만하다. 호로위츠라는 사람, 제법 한다. MBA 과정에서 교재로 활용해도 좋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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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9: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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