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세이션展 - 세상을 뒤흔든 천재들
이명옥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표지만으로 망설임없이 선택했던 책이다.  존 레논과 그의 일본인 아내 오노가 제일 먼저 보였다.  오노 요코의 그녀의 수많은 기괴한 퍼포먼스들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녀를 한 번 파헤쳐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눈에 띄는 클림트의 그림까지....  사실 눈길은 잡아 끈 것들은 내가 아는 것이고 결론적으로 나는 아는게 이게 다였다.  예술적은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다닥다닥 붙은 조각사진들은 나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기대만큼 흥미로웠던 책이다. 

  '예술이라는 건 언제나 어려웠고 이해하기 힘들었어.  그렇지만 이렇게 꾸역꾸역 접하다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겠어?' 하는 심정으로 도서관 구석에 꽂힌 예술서적들을 펼친 것만 여러 권이다.  그러나 역시 내가 얻은 결론은 '예술이란 일반적이고 평범한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뭔가 아주 독특한 사람들만의 행위지.  역시 어려워' 라는 것이었다.  대개 그런 책들은 독자들의 손을 타지 못하고 그늘 진 책장에 꽂혀 눅눅한 습기 냄새를 뿜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에 반해 내가 좋아하는 제과점에서 방금 구워낸, 아직 온기가 머물러 있는 보드라운 빵조각 같은 책이었다.  신선했다.  마치 예술가들이 살다간 그 시대에 나를 데려다 둔 듯 했던 책이다.  실감났다.

  표지로 나를 사로잡았던 책, 그 안에서 만난 예술가들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너무나 궁금했던 화가들, 그리고 너무나 귀익은 이름의 예술가들 그리고 그들의 작품들.  그렇지만 그 밖에 아는 것 없는 나에게 이 책의 예술가들은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내가 이 책을 타임머신 삼아 그 시대로 이동해서인지, 예술가들이 책 속에서 살아있어서 그랬던 것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이 내가 예술가들을 만나는 수단이 되었건, 예술가들이 살고 있는 마을 그 자체이건, 그것은 그리 중요치 않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들에 대해, 아니 혐오하던 것들에 대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이를테면, 동성애, 사디즘 같은 것들이다.  역시 그것들을 아직도 공감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화가의 일화나 일대기는 그가 왜 그런 작품을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들에 대한 해답이 되어 주었고 예술이란 그저 고귀하고 경건하고 엄중하여 모든 이가 우러러 볼만한 높은 차원의 것이기 보다 예술가 그들의 속내와 정신적인 것을 유형으로 혹은 실존하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예술은 배워야 할 학문이 아니고 느껴야 할 학문이 아닐까?

  그러나 제 아무리 오늘 날 추앙받는 예술가라 할 지언정, 나 역시 그들에게 돌을 던진 무리들 중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작품들도 많았다.  역시 예술이라는 것은 '소통' 이라는 과정을 거쳐 관객들에게 도달하게 되는데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쉬운 예를 찾아 보자면 당신과 내가 대화를 하더라도 어딘가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며 와전되기 십상이다.  그처럼 예술가들은 언어가 아닌 그들 자신의 다양한 것들로 관객과 세상과 또는 자신과 대화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예술가들?  나는 이들에게서 4가지 특성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기발한 괴짜다, 용기있는 투사다,  오만한 자기애를 가진 자들이다, 열정적인 광인이다.  그들의 많은 작품들이 재기발랄 했다.  경탐과 경악과 감동과 탄성을 자아내는 작품들....  그리고 그들은 어떤 안티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고자 하는 투사들이었다.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누가 내 글을 놓고 '이걸 글이라고 쓰시오?  기본도 없는 글이요' 하고 질타했다면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울거나 평생 그 사람을 가슴에 품으며 나를 절망시킨 나쁜 사람이라며 개탄했으리라.  더불어 그들의 '당신들이 나의 예술을 알기나 해?' 하는 오만방자함.  그러면서 그들은 미치도록 열정적이었다.  이런 예술가적 근성이 내게는 과연 있을까?  

  끝으로 이 책은, 따분하지 않았고 쉬웠고 명쾌했다.  그리고 읽다가 눈으로 대충 훑고 덮어버려야 할 만큼 어렵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일일히 해석하고 나열함으로 감상을 돕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작가에 관한 일화등을 소개함으로써 더욱 더 예술에 한 걸음 다가가고 싶게끔 한 책이었다고나 할까?  그야말로, 명쾌발랄한 예술서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