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본 속임수와 자기기만의 메커니즘
로버트 트리버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살림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화론이 대세다.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등 인간의 모든 것을 진화론으로 해석하라는 경향의 최근에 더욱 강해졌다. 예술과 심리, 그리고 인간사회의 모든 것을 해석하는 툴(tool)이 바로 진화론이다. 이정도면 가히 진화론이 대세라고 할만하다. 진화론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서 모든 인간의 생물학적, 사회적 현상을 해석하는 툴로써 진화론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는 이미 종교적인 견해를 버린지 오래이다. 뜬구름 잡는 식의 관념적 해석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에 확실함을 부여할수 있는 진화론적 해석이 현대 모든 학문의 해석적 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미, 관념, 신비, 가치보다는 과학적 확실성을 통해서 손에 잡히는 이해를 가지고 있겠다는 현대적 사유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라 바로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다.

 

저자 로버트 트리버스는 진화생물학에 있어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학자이다. 이 책을 번역한 과학번역자로 유명한 이한흠 번역자도 이 책의 번역의뢰가 들어왔을 때 저자가 로버트 트리버스라는 하나의 사실만으로 수락했다고 했을 정도로 저자는 이 분야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진화론이 생물학의 범위안에서만 통용되는 시대는 지났다.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모든 현상을 진화론적 설명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저자 로버트 트리버스는 인간의 이타주의, 양육투자, 성비결정, 자기기만등의 주제를 진화론적 분석과 이론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이 책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의 주제는 바로 인간의 ‘기만과 자기기만’이다. 인간은 왜 남을 속이고 또한 자신까지 속이려고 할까. 나는 정직한 편이지만 가끔 내가 곤란한 상황이 되면 살짝 사실을 조금 비틀기도 한다. 그것을 매우 나쁜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사실을 살짝 비트는 것은 나에게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조금의 사실을 비틀고 그리고 그러한 자신을 합리화 시킴으로써 자기를 보호하기 위함이였다. 이러한 사실을 조금 확대시키면 사실을 살짝 비트는 것을 ‘기만’이라고 할 수 있고 이정도는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것을 ‘자기기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기만과 자기기만을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진화생물학적 답변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기만과 자기기만’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남자들은 자기가 군대에 다녀온 이야기를 할 때 살짝 과장을 섞는다. 자기가 있었던 부대가 가장 힘들었다는 둥, 자기가 훈련받은 특수 훈련은 상상을 초월했다는 둥의 이야기가 그러한 종류이다. 군대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좀더 과정하고 확장하므로써 상대방에게 자신을 크게 보이려고 하고 그러한 사실의 왜곡이 정확한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이야기를 스스로도 사실은 것처럼 이야기 함으로 자신에게도 기만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 이러한 ‘기만과 자기기만’에 매우 능한 사람이 있다. 좋게 말하면 언어를 도구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말로써 상대방의 생각을 기만함으로 지배권을 강화시키는 기만자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러한 사람을 과대방상증에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그 사람은 언제나 말로써 자기를 커다랗게 부불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기 과장을 끊임없이 말하므로 상대방이 그렇게 믿도록 했다. 그리고 또 스스로가 스스로를 기만하고 속이므로 자신까지고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기만과 자기기만’은 상대방을 조정하고 자기의 뜻대로 조종하기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선전 기술은 나치의 정치적 도구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이러한 ‘기만과 자기기만’의 도구를 사용하는가. 인간의 지각은 외부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사물과 세상의 움직임, 질서,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들, 소리와 냄새등 있는 그대로 우리의 지각은 인식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지각들을 뇌가 지각된 정보로 처리할 때 종종 왜곡되고 비튼다는 것이다. 즉 스스로 속이는 자기기만을 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스스로 합리화해서 그것을 사실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인간은 스스로도 속일까? 저자는 재밌는 진화론적 답을 제시한다. ‘기만과 자기기만’은 심리학적인 답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나 ‘자기 방어적’인 것 때문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공격적 본능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동물이 상대동물의 공격에 자신의 몸을 커보이게 함으로써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처럼 인간도 상대방에게 자신을 크게 보이게 하는 과다망상을 통해서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인신을 왜곡시킴으로써 상대방을 이기고 조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효과는 일시적으로 그에 대한 피해는 매우 파괴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주 재밌다. 아직 확실한 이론으로 정립되지 않았고 저자도 열려있는 부분이라 앞으로 수정해야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지만 저자의 탁월한 진화생물학적 지식과 솔직한 자신의 경험이 어울어져 한편의 이야기처럼 재밌게 읽힌다.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기만과 자기기만’이 어떠한 것인지 심리적 통찰을 뛰어넘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해석학적 툴(tool)을 제공해 준다.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데 유익한 책이다.

 

이 책은 이 반직관적인 배치가 남을 조작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가설을 펼친다. 우리는 구경꾼에게 더 잘 숨기기 위해 자신의 의식적인 마음이 모르게 현실을 숨긴다. 그 정보의 사본을 자아게 저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남이 그것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p.21)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